巽與之言(손여지언)과 過則勿憚改(과즉물탄개)
巽與之言(손여지언)과 過則勿憚改(과즉물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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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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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생활을 함께 하다보면 서로 충고해야 할 때도 있고, 고객을 비롯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어떤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요? 사실 직원이나 고객의 입장에서뿐 아니라, 우리 모두는 각종 표지판에서 해야 할 행동을 안내받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쓰레기를 버리지 마시오’, ‘무단횡단 하지 마시오’, ‘반찬을 먹을 만큼만 가져가시오.’ 같은 것들입니다. 하지만 전달 받는 입장에서는 이런 글들을 자주 보면서 익숙해 지다보니,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떻게 전달하면 더 확실하게 전달 할 수 있을까요? 공자는 손여지언(巽與之言)이라고 답해주실 것 같습니다.
<논어(論語)> 자한편(子罕篇)에 나오는 이 말은, 귀에 거슬리지 않도록 완곡(婉曲)한 말로 사람을 깨우친다는 뜻합니다. 즉, 유순(柔順)하여 남을 거스르지 않는 말을 의미합니다.
미국의 한 병원에서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에게 감염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손을 규칙적으로 씻는 것’을 강조하는 표지판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에 관해 조직
심리학을 연구하는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데이비드 호프먼 교수와 와튼스쿨의 애덤 그랜트 교수가 그 병원에서 실험을 했습니다. 교수들은 2주 동안 병원 내 66개소의 비누와 손세정제 용기 옆에 표지판을 붙여놓았습니다.
첫째는 짧고 간결한 문구였습니다.
“세정제로 손을 씻고 나가세요.”
둘째는, 의료진 개개인의 이익에 호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청결한 손은 당신의 질병 감염을 예방합니다.”
마지막은 병원이 하는 일의 목적인 환자에게 돌아갈 결과를 강조하는 표지판이었습니다.
“청결한 손은 환자들의 질병 감염을 예방합니다.”
어떤 표지판이 가장 효과적이었을까요? 마지막, 세 번째 표지판이 단연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손여지언(巽與之言)을 한 것이지요. 이렇게 표지판에도 감성을 입혀야 합니다. 안내나 규칙의 이유를 먼저 상기시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하면 더 많은 사람들이 따르고 실천할 것입니다. 당연히 조직구성원간의 충고도 마찬가지겠지요. 귀에 거슬리지 않도록 완곡(婉曲)한 말로 사람을 깨우친다는 손여지언(巽與之言)의 지혜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면 전달 하고자 하는 말을 바로 전할 수도 있지만 듣는 이를 한 번 더 생각한다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마음을 전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충고를 받아들이는 사람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해야 합니다.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에 나오는 이 말은 허물은 바로 고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허물이 없을 수 없는데, 이에 대해 변명하거나 핑계를 대면 허물은 더 커지고 신뢰마저 잃습니다. 즉, 공자는 사람은 잘못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고 잘못을 고치지 않는 것이 더 큰 허물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허물을 고치는 데 꺼리지 말라고 말한 것입니다. 잘못이 있는데 고치기를 주저하면 같은 잘못을 다시 범할 위험이 있고 잘못은 또 다른 잘못을 낳을 수 있으므로 잘못을 고치는 데 꺼리지 말고 즉시 고치도록 최선을 다하라는 것입니다. 충고를 함에도 지혜롭게 좋은 말로 마음을 전달하는 손여지언(巽與之言)과 그 충고를 듣고 잘못을 알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뜻의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를 보며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잘못을 알고 고치는 것이 군자의 길임을 생각해봅니다.

서진영
서울대학교 경영학 박사, 성균관대 유학과 철학박사.
자의누리 경영연구원 원장(Since 1997), 경영학 교수
서평가(600여권 CEO 임원 서평), 전략·인사평가 컨설턴트,
CEO 서평 발행인, CEO 독서모임 진행
CEO 카운슬러/칼럼리스트/저술가/학자.
대표저서 : KBS 시사고전 I, 하늘을 품어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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