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자락과 함께하는 막걸리 한 잔 '달빛소리'
국악자락과 함께하는 막걸리 한 잔 '달빛소리'
  • 송종규
  • 승인 2016.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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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규 한국전기안전공사 전력설비검사처 처장


흔히 사람들이 맛의 고장이라 부르는 전주. 한정식, 비빔밥, 떡갈비, 콩나물국밥 등 수많은 대표 먹거리가 존재하고 사람들을 열광시키는 맛의 중심에서 단연 으뜸은 쭉 들어선 골목에 옛 조상들의 향취를 느낄 수 있는 막걸리 촌이 아닐까 싶다. 언제부턴가 막걸리 한 잔에 서로의 일상을 교류하는게 전통주점에서만 가능한 일이 되어버려 어른들이 일하시다 쉼을 가지는 시간에 한 잔씩 마시던 그 정을 느끼는게 어려웠다. 하지만 정부의 지방이전 정책에 따라 전북혁신도시로 삶의 터전을 옮기고 나서 가본 막걸리 촌은 내 사라졌던 유년기의 설렘을 다시 느끼게 해준 고마운 존재다. 그 수많은 막걸리집 중에도 내가 생각하는 제일의 막걸리집은 우리의 전통소리가 섞여 있는 ‘달빛소리’가 아닐까 싶다. 국악자락과 함께 막걸리 한 잔을 들이키면 하루의 피로가 잊혀지고 중국 별천지 사상의 무릉도원에 와 있는 느낌이다. 달빛소리는 평범한 막걸리집이 아니다. 독특한 분위기가 먼저 나의 시각을 사로잡고, 이어 우리의 전통소리인 국악공연이 내 청각을 매료시킨다.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아 놓고 나오는 진수성찬의 음식과 막걸리에 취하지 않을 자가 어디 있으랴. 달빛소리는 시각, 청각, 미각이 즐거워지는 곳이라 단언한다. 이 곳에서 주문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먼저 예전에 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양은주전자를 기본으로 주문하면 그에 맞는 상차림이 등장한다. 막걸리를 주전자에서 따라 먹는 것 자체가 예전의 향수를 불러 일으켜 그 기분을 더욱 좋게 만든다. 처음 나온 음식은 은행알, 요즘 은행이 제철이라 그런지 구운 은행의 고소함이 입안을 감싼다. 이어 파전, 보쌈, 연어샐러드 등의 밑반찬이 셀 수 없이 쏟아져 나온다. 상다리가 부러질듯한 가짓수에 기분 좋은 당황함이 돌 이 타이밍에 옆에 있는 친구, 동료와 함께 막걸리를 사발에 따라 쭉 들이킨다. 시원한 막걸리와 그 특유의 향이 막혀있던 갈증을 다 풀어내는 것 같다. 이제 본인이 먹고 싶은 안주를 골라 먹으면 된다. 막걸리에 파전이라는 진리 속에 나는 파전에 먼저 젓가락을 올린다. 알싸한 파향이 입안을 감싸지만 곧 뜨거움과 함께 잘 말린 밀가루 반죽이 부드럽게 씹혀간다. 그리고 바로 두부김치로 손을 옮긴다. 두부의 부드러움과 김치의 매콤함 그리고 막걸리의 환상궁합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어 계란찜으로 속을 다시 든든히 해놓고 다
시 한 번 막걸리를 들이킨다. 처음의 맛과는 또 다른 막걸리의 향과 맛이 내 기분을 좋게 만든다. 이렇게 잔을 기울이다 보면 서두에 언급한 국악공연이 시작된다. 이곳의 자랑거리인 국악 공연은 매일 오후 7시에 시작되기 때문에 업무피로에 지친 몸을 풀기에는 안성맞춤이다. 막걸리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부러질 듯한 푸짐한 상에 쏟아져 나온 음식들은 한끼의 식사에도 부족함이 없기 때문이다. 밥을 한공기 시켜 반찬을 먹으려 하면 매콤달콤한 아귀가 들어있는 해물찜부터 시작하여 말캉말캉한 식감을 자랑하는 양념돼지껍데기, 열조기, 열굴비 부럽지 않은 짭짤한 뽈락찜생선도 놀라운데, 금상첨화로 밥도둑이라 할 수 있는 간장게장까지 일반 음식점에 가도 먹을 수 없는 고급 음식들이 진수성찬으로 나온다. 수많은 음식 중에 막걸리를 돋보이게 하는 별미는 콩나물찌개와 버섯탕수육이다. 단순한 김치찌개가 아닌 많은 콩나물을 넣어서 그 풍미를 더 깊게 만든다. 막걸리를 먹으며 바로 해장이 가능하기도 하고 기름기가 있는 음식을 중화시켜 느끼함을 없애주기도 한다. 튀김버섯의 쫄깃함과 바삭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버섯 탕수육은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가 좋아하는 이색 간식으로 손색이 없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2가에 위치한 달빛소리는 넓은 주차장을 비롯하여 홀과 방을 모두 갖추고 있어서
단체로 회식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오히려 맛과 분위기, 수많은 가짓수의 음식들을 비추어 본다면 단체 회식하기에 가장 적절한 곳이 아닐까 싶다. 막걸리는 혈관질환을 예방하고 항암작용과 노화방지, 피로회복 및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과도한 음주는 지양해야하지만 적당한 선을 지키는 음주는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고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오늘 옛 정취를 따라 국악을 들으며 친구들과 함께 달빛소리로 막걸리 한 잔 하러 가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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