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몸집은 현대로 올수록 점점 커졌으며 발가락 수는 점차 줄어 1개가 됐다. 어금니도 현대로 올수록 점차 커지고 있으며 모양도 복잡해졌다. 말의 이러한 변화는 말이 초원을 달리며 풀을 뜯어 먹는 환경에 맞게 진화 한 것이다. 자동차는 환경을 해치는 주범 중 하나로 분류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자동차 없는 불편함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이에 자동차도 최대한 친환경이 되고자 말처럼 진화하고 있다. 그 과정이 바로 PHEV, 전기자동차다. 이렇게 진화되는 가운데 세계 자동차 시장에 미국 전기차 회사 테슬라가 나타났다. 기존자동차 회사에서 나왔던 전기자동차는 작고, 느리고, 주행거리가 짧은 형태로 생산됐다면 테슬라는 전기차 만의 장점을 극대화한 고성능을 탑재한 한 단계 진화된 차량을 선보였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매장이 없어 테슬라 차량을 실제로 살펴보기는 어렵다. 최근 카셰어링 업체 ‘쏘카’를 통해 잠깐이나마 테슬라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쏘카가 연구개발용으로 테슬라 모델S 70를 직수입했기 때문이다. 현재 테슬라는 배터리 용량 등에 따라 신형 모델S 트림을 60, 60D, 75, 75D, 90D, P100D로 구분해 판매하고 있다. 모델S 70D는 테슬라 모델들 중 구형이지만 내연기관차 디자인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었다. 전체 길이는 4,979mm, 폭은 1,964mm로 넓었다. 실제 뒷좌석은 성인 남성이 편안하게 앉을 정도의 무릎 공간이 확보됐다, 생각보다 넓어 주차 시 약간 신경이 쓰이기도 했다. 차 문을 열기위해 기존 차들처럼 다가갔지만 손잡이가 보이지 않았다. 미니어처 모양의 키를 들고 차 가까이 다가서자 그제서야 숨어있던 차량 손잡이가 튀어나왔다.실내는 블랙 컬러로 통일된 가죽과 스웨이드 재질의 천이 데크를 감싸 고급스러웠다. 센터페시아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 17인치 대형 터치스크린은 생소했다. 주행 모드와 공조 시스템, 차량 제어, 인터넷 사용 등 모든 것이 이 곳에서 통제된다. 17인치 대형 스크린답게 후방 카메라는 대형 시원시원하게 보였다. 터치스크린이라 사용하기 쉬웠지만 아직 정식 수입품이 아니라 한글 지원이 안된다는 것도 단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기존 차들에 비해 부족한 수납공간은 아쉬웠다. 차 키를 들고 브레이크만 밟자 시동이 걸렸다. 너무 조용하다보니 시동이 걸린지도 몰랐다. 기어 변속기 메르세데스-벤츠처럼 핸들 뒤에 있었다. 모델S 70D를 타고 서울 성수동부터 내년 상반기 중 테슬라 매장이 들어오는 하남 스타필드까지 총 30km, 1시간 30분 동안을 운전했다. 배터리가 100% 완충되지 않았지만 약 300km 이상의 거리를 달릴 수 있다고 계기판에 표시됐다. 모델S 70D는 70kWh용량의 배터리가 탑재, 총 329마력으로 완충시 390km를 달릴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S의 경우 완속 충전기를 이용했을 때 완충까지 약 10시간이 걸린다. 테슬라의 급속 충전소인 슈퍼차저 스테이션을 이용하면 약 1시간 정도면 가능하다. 도로에 나서자 계기판에는 차선과 오토바이, 차량 등이 표시됐다. 앞 차와의 간격이 가까워지면 빨간색 등이 켜졌고 멈추라는 경고가 떴다. 고속 구간에 진입하면서 가속 페달을 힘줘 밟았다. 모델S 70D의 제로백은 5.2초로 내연기관 스포츠카와 견줘도 전혀 손색없었지만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속도가 확 줄어 다소 꿀렁 거렸다. 코너링은 큰 흔들림 없었고 브레이크응답성은 만족스럽다. 핸들은 크고 다소 무겁게 느껴졌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해 주행모드를 변환할 수 있지만 기능들이 익숙하지 않아 실 주행에서는 사용하지 못해 아쉬웠다. 모델S는 국내에서 아직 인증을 받지 못했지만 트림에 따라 미국에서 약 8,600만~1억1,10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현대차 아이오닉에 이어 테슬라 모델S를 통해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바로 눈앞에 왔음을 알 수 있었다. 이와 함께 테슬라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기대감도 충분히 높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