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시대 돌방무덤에서 디지털 수족관까지, 판교 타임머신 여행
삼국시대 돌방무덤에서 디지털 수족관까지, 판교 타임머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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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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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판교는 그저 성남 변두리의 외진 곳, 혹은 경부고속도로가 통과하는 개발제한구역일 뿐이었다. 신도시 개발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판교테크노밸리에 숱한 IT 업체들이 둥지를 틀면서 지금은 가장 현대적인 도시 가 됐다. 발굴 유물을 살펴보면 구석기시대 이미 판교에 사람이 거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성백제시대에는 백제에 속 했다가 장수왕이 남하하면서 5세기 후반에는 고구려, 6세기 중반 이후로는 신라에 편입됐다. 고려시대부터 내내 광주의 일부였으며, 성남시에 속하게 된 것은 불과 40년 전이다. 삼국시대 고분을 시작으로 미래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디지털 수족관, 요즘 뜨는 쇼핑몰 아브뉴프랑까지 마치 타임머신을 탄 듯 다양한 시간대를 여행할 수 있는 판교로 하루 나들이를 떠난다.

백제·고구려 돌방무덤이 있는 판교박물관

판교박물관은 판교신도시를 건설하면서 발굴한 유물과 유적을 전시한 곳으로 판교의 오랜 역사를 보여준다. 택지 개발 에 앞서 실시된 문화재 조사 과정에 판교동에서 한성백제시대 고분 9기, 삼평동에서 고구려 고분 2기, 고려시대 절터와 청자, 조선시대 백자 등이 발굴됐다. 백제 고분이 주로 발굴된 지역에 박물관을 건립해 지난 2013년 겨울에 문을 열었다. 밖에서 보기에는 단층 건물인데 들어가 보면 지상으로는 1층이지만 지하가 몇 배나 깊어서 깜짝 놀란다. 고분을 주로 전 시한 박물관답게 건물 전체가 땅 아래에 집중한 모습이 인상 적이다. 1층에서는 발굴 유물을 시대별로 보여준다. 민무늬토기, 빗살무늬토기, 청자, 백자 등 다양한 토기와 도자류가 많고, 청동거울, 반지, 은팔찌 같은 장신구도 있다. 지하로 내려가기 전에 난간에서 지하 전시실 전체를 먼저 내려 다볼 것. 작은 방처럼 보이는 것들이 모두 고분들이고, 그 사이로 보행자 통로가 이어져 있어 1500여 년을 거슬러 올라가 삼국시대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이다.

고려시대 절터에서 출토된 청동보살상
백제 고분 9기 가운데 2기는 박물관 야외에 발굴하지 않은 채로 땅속 에 잠들어 있고, 7기만 발굴했을 때 원형을 통째로 전시실에 옮겨왔다. 고구려 고분은 바위가 커서 일일이 번호 를 매겨 옮긴 다음 원래대로 다시 쌓았다 고. 백제와 고구려 고분은 모두 돌을 다듬 어 만든 돌방무덤이다. 대부분 4세기 후 반에서 5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것들로 추정된다. 백제 고분은 작은 돌들을 견고 하게 쌓아올렸고, 고구려 고분은 큰 돌을 주로 이용했다.
백제 고분에서는 장신구, 토기, 항아리, 접시 등이 고루 출토된데 반해 고구려 고분에서는 아무런 유물도 발굴되지 않았다. 두 사람이 매장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고분, 돌방 2개가 붙어 있는 쌍실분, 바닥과 벽에 석회 흔적이 많이 남은 고분 등 여러 가지다. 고분들 사이에 체험 공간이 따 로 마련돼 있다. 도자 모양 퍼즐 맞추기, 주요 유물이 새겨진 도장 찍기, 무덤 내부를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카메라 들여 다보기, 터치스크린으로 유물 발굴하기, 퀴즈 풀기 같은 활동이 가능하다. 초등학생을 동반한다면 입구에서 주는 체험 활동지를 받아 활용할 것. 판교박물관은 규모가 큰 박물관에 비해 전시물이 많지는 않지만 삼국시대의 돌방무덤을 바로 코앞에서 생생하게 관찰 할 수 있다. 게다가 백제와 고구려 무덤의 차이를 바로 확인할 수 있어 유익하다.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는 수족관
아이큐아리움은 살아있는 물고기가 한 마리도 없는, 최첨단 디지털 수족관이다. 관람객은 스마트 기기인 아쿠아 킷을 이용해 해양생명체를 관찰하고, 어류에 관한 설명을 보고, 각 장소마다 주어지는 게임을 즐기면 된다. 대형 스크린 위에 섬세하게 구현한 바다는 물만 없 을 뿐 생생한 바다의 모습 그대로다. 게다가 터치할 때마다 반응하는 스마트 수족관이라니, 디지털의 힘이 새삼 놀랍다. 아이큐아리움에 입장하면 먼저 탐사활동기기 인 아쿠아 킷을 받아 자기 이름이나 별명을 입력 한다. 내부는 해양탐사선을 타고 바다를 여행하 며 각종 해양생명체를 만나는 식으로 꾸며져 있다. 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라 진화의 터널, 풍성한 바다, 광활한 바다, 고요한 바다, 미지의 바다를 여행하고 마지막에 4D영상을 관람하면 탐사가 완료된다. 각 장소마다 게임을 하듯 미션이 주어진다. 예 를 들면, 지금은 멸종된 고대 해양생물 화석이 아쿠아 킷에 나타나면 아쿠아 킷을 열심히 클릭해 살을 입혀 원형을 복원한다 든지, 얼음 속에 갇힌 해양생물을 구하기 위해 아쿠아 킷을 터치해 얼음을 깨준다는 식이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방식으로 진행돼 더 흥미로운데,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푹 빠져든다. 물고기를 직접 만질 수는 없지만 아쿠아 킷과 터치스크린으 로 마음껏 만지고 활동하다 보면 1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출처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글·사진 김숙현(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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