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주파수조정용 ESS 사업 추진효과와 산업계에 미친 영향
한전의 주파수조정용 ESS 사업 추진효과와 산업계에 미친 영향
  • 전기저널
  • 승인 2017.0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백남길 한전 신사업추진처 ESS사업부장
1. 개 황
최근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1차 산업혁명은 기계화 혁명, 2차는 대량생산 혁명, 3차는 지식정보 혁명 그리고 4차 는 여러 첨단기술이 융합하는 융합혁명이라고 한다. 혹자 는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nergy Storage System, 이하 ‘ESS’) 기술 개발을 전기산업계의 혁명이라고 한다. 전기의 효율적 사용이 가능해졌고, ICT와 전력계통 운영기술의 융 합으로 계통운영자나 발송배전사업자는 전력계통과 설비 운영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대표 적인 것이 바로 주파수조정용 ESS이다. 주파수조정이란 전 력수급의 균형을 마쳐 전기주파수를 60㎐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으로 ESS를 이용하여 발전량이 많을 때는 충전하 고 적을 때는 방전하여 균형을 맞추는 일을 한다. 전통적인 발전기가 출력을 증·감발하여 하던 것인데 ESS는 반응속도가 수초에서 수분 걸리는 발전기와 달리 0.2초 이내의 빠 른 속도로 제어할 수 있다. 한전은 2017년까지 500MW의 주파수조정용 ESS를 구축할 계획이다. 


2. 현 황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 DOE)에 등록된 ESS 프로젝트들을 기준으로 글로벌 ESS 설치현황은 약 6.59GW이며 축열방식이 보편적인 비배터리 방식이 74% 를 점유하고 있고 리튬이온, 플로우, NaS 등 배터리방식이 26%를 차지하고 있다. 응용분야별로는 신재생연계용, 발전 기기동(Black start)용, 피크저감용, 주파수조정용 등 다양 하게 송배전망과 수용가측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세계적 으로 주파수조정용으로 사용되고 있는 ESS는 약 881MW 로 전체의 약 13.3%를 점유하고 있다.

가. 주요 국가의 주파수조정용 ESS 적용 현황

ESS는 안정적인 계통운영을 목적으로 하는 속응성 전력 공급자원으로서의 기능에 매우 적합하다. 미국은 순간적 으로 응동(0.2초 이내 정격방전)이 가능한 자원에 대한 전 력시장 내 적정보상체계를 수립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미국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 Order 755는 RTO 및 ISO 에게 주파수조정서비스 공급실적을 기반으로 ESS 등과 같은 속응성이 매우 우수한 자원의 Benefit Factor를 기존 발전기보다 최대 3배 더 높게 적용할 수 있게 하는 근거규 정을 제공함으로써 ESS의 도입 촉진과 경쟁력 제고를 도 모하고 있다. 주파수조정용 ESS 도입으로 美 동북부전력 시장인 PJM은 현재 계통안정도 저하 없이 주파수조정예비 력 확보량을 최대수요의 1%에서 0.7%로 감축시키는 긍정적 인 효과를 확인하였다. 미국 내 다른 전력시장에서도 이러 한 실적기반 주파수조정예비력 시장으로의 변화를 진행 중 에 있다. 대표적 예로 NYISO는 주파수조정예비력 공급용 으로만 활용되는 ESS를 LESR(Limited Energy Storage Resource)로 구분하여 해당 자원의 용량 및 응동 속도를 반영하여 보상함으로써 ESS의 주파수조정예비력 시장참 여를 유도하고 있으며, ERCOT는 속응형 주파수조성서비스(Fast Responding Regulation Service)로 알려진 새로 운 보조서비스 프로그램 설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독일의 경우는 자국 내 태양광, 육상 및 해상풍력 등 신재 생에너지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발전출력 불안정성에 대한 국가 송전망을 보호하기 위해 주파수조정 등 실시간 대응능력을 갖추도록 규제를 신설했다. 이에 따 라 독일의 대형 발전사들은 이러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발전단지에 ESS를 구축하는 대형 프로젝트들을 추진 하고 있다. 이 ESS는 주파수조정(Frequency Regulation)용으로 순간적인 전력수요 변화에 대응해 실시간으로 전력 을 저장, 공급하며 발전기의 주파수를 일정한 기준으로 유 지하는 역할을 하며 대규모 풍력 또는 태양광 발전단지가 계통에 원활히 접속하고 수급균형을 맞추는데 점차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반으로 한 유럽 최초의 상업용 주파수조정용 ESS는 독일 WEMAG 프로젝트(5MW/5MWh)로 2014년 9월에 상업운전을 시작 하였다.

나. 전력계통 안정적 운영 기여하고 있는 한전의 주파 수조정용 ESS

2015년 7월 한전이 서안성변전소와 신용인변전소에 최초 로 설치한 52MW 주파수조정용 ESS가 상업운전을 시작 한 이후 대용량 발전기의 계통탈락으로 인한 갑작스런 주파 수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ESS가 동작한 사례는 현재까지 7회 이었고 모두 정상적으로 0.2초 이내에 정격 방전하여 계 통주파수 회복이 중요한 기여를 하였다. <그림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자력발전기의 계통탈락으로 인한 주파수의 갑작스런 하락 이후 서안성#1 ESS는 즉각적으로 정격용량 16MW를 모두 내보낸 반면, 기존 화력발전기는 주파수조정 예비력(약 40MW)을 서서히 증발하여 정격출력까지 약 3분 정도 소요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SS는 전력거래소 EMS 의 출력제어명령신호(AGC Target)와 거의 동시에 출력을 증·감발하는 반면 전통적 발전기는 다소 시지연이 발생되 고 있어 ESS의 제어 우수성을 <그림 4>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 국내 산업계에 미친 영향

한전의 주파수조정용 ESS 사업은 불모지와 같았던 에너지 신산업의 마중물 역할을 하였고, 국내 ESS산업생태계를 조성한 사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국내 PCS, 배터리업체는 본 사업의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해외진출이 한참이다. 2014년 시범사업이후 변화된 국내 ESS 기술향상도, 수출 실적, 주자재 단가하락 등 산업계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PCS 및 배터리 단가 하락

빠른 충·방전 성능을 요구하는 주파수조정용 리튬이온 배 터리와 PCS의 가격은 襮년 시범사업 이후 매년 사업을 거듭할수록 평균단가가 하락하고 있다. 이는 단가하락으로 인한 비용 절감이 에너지신사업의 경제성에도 긍정적 효과 를 미치고 그로 인해 신산업이 활성화되는 선순환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국내 ESS 기술향상 기여
국내 ESS 기술적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014년 당 시 단위용량 1MW 이상의 PCS를 제작하는 회사는 드물 었다. 2016년까지 3년간 한전의 사업에 참여한 10개 PCS 제작사는 kW급에서 1MW급으로 그리고 2MW급으로 용 량을 개선하는 기술적 성숙을 이루었다. 배터리의 경우 셀 C-rate와 에너지밀도를 지속적으로 향상시켜 1MW용량 으로 1MWh의 배터리를 충전하는데 최대 15분에서 12분 으로, 방전은 최대 15분에서 6분으로 충·방전 속도를 향상시켰다. 에너지밀도는 약 2.1배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두었 다. 쉽게 말해, 시범사업 당시 주파수조정용으로 사용되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40ft 컨테이너에 1MWh의 에너지용량 이 수용되었으나 최근에는 2MWh까지 수용이 가능하게 되었다.

□ 해외 수출효과
독일의 WEMAG 주파수조정용 ESS 프로젝트(5MW/ 5MWh)와 에너퀠레 프로젝트(10MW/10.8MWh)에는 한국의 S사와 L사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납품되었다. 이 외에 도 미국, 유럽, 중국, 아프리카 등 해외 프로젝트에 국내의 배터리, PCS 제작사들이 참여하는 등 글로벌 시장진출이 활발해 지고 있다. 한전의 주파수조정용 ESS에 참여한 회 사를 대상으로 직접 파악해 본 결과 PCS는 6개 회사가 약 2,570억원, 배터리는 3개 회사가 약 9,585억원 규모의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였고 그 외 많은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노력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중소기업 동반성장 기여
지난 3년간 한전의 주파수조정용 ESS 사업에 직접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한 회사는 모두 46개(중복 참여 포함)로 ESS 프로젝트가 거의 없었던 당시 국내시장 상황에서 이 들 회사는 기술적 성장과 인력양성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PCS의 경우 국내입찰로 인해 중소기업 참여율이 56.3% 이고, 국제입찰로 진행되는 배터리의 경우 중소기업 참여율이 28.6%로 상대적으로 작았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전체 참여 사 중 약 63%가 중견·중소기업으로 대기업과의 동반성장의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이다.
3. 향후 계획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대용량 ESS를 전력계통에 적용하여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미국의 신재생연구소 (National Renewable Energy Laboratory)가 발행한 ‘ESS 계통 적용 가치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주파수조정용 ESS 100MW 적용 시 기존 발전기 주파수조정예비력 자원 을 140MW에서 100MW로 감소하는 효과를 확인하였다고 기술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다소 공격적으로 단시간 내에 대단위 ESS를 주파수조정 예비력으로 활용 추진하고 있 다. 지난 2015년 7월부터 상업운전 중인 ESS의 주파수조 정 성능은 속응성이나 정확성 등은 매우 우수한 반면 출력 이 지속적이지 않는 에너지 용량의 한계성으로 인해 계통운 영자의 입장에서는 불안감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주파수조정예비력 자원으로 새롭게 등장한 ESS를 활용하여 효율적인 계통운영을 위해 해결해 야 할 선결 과제를 제안해 본다. 첫째, ESS와 전통적인 발전기 간의 적절한 역할분담이 필 요하다. ESS는 주파수 변화에 따른 대응속도와 정확도가 매우 우수한 반면 출력의 지속성이 한정되고, 전통적 발전 기는 출력의 증·감발과 제어신호 반응에 시지연이 존재하는 반면 출력의 지속성이 좋다. 서로의 장단점을 살리는 운영 예비력 체계 개편이 필요하다. 둘째, ESS의 주파수조정예비력 활용을 위한 기술적 기준 정립이 필요하다. 미국이나 유럽 등은 ESS를 주파수조정예 비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Regulation 논의와 기준 정립 활 동이 활발하다. 예컨대, 배터리 용량, 기술적 조건 등 ESS로 주파수조정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하는 사업자에게 투자 결정을 할 수 있는 신호를 주어야 이 분야의 산업이 활성화 된다. 셋째, 주파수조정서비스 비용의 현실화가 필요하다. 주파 수조정서비스를 제공한 사업자에게 지급되는 비용은 미국이나 유럽에 비해 우리나라는 대략 10분의 1 수준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파수조정용 ESS의 투자비에 대한 회수는 저원가발전기의 이용률을 높여 전력구입비를 감소함으로써 사업비를 회수하는 구조이다. 그렇기 때문에 한전 외에 는 투자할 수 없다. 외국의 사례와 같이 보조서비스비용으 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구조로의 보조서비스 시장 창출 등 전력시장 개편이 필요하다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