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검증은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 김창섭
  • 승인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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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섭 가천대 교수 전기저널 편수위원장
우리는 대선과정에서 그리고 인사청문회과정에서 검증이라는 가혹한 과정을 보게된다. 그러나 검증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과정이기도 하다. 일상감사라는 이름으로 절차와 과정의 투명성 등을 담보하기 위한 제도가 있다. 또한 KDI예비타당성 조사와 같이 매우 전문적인 영역에서의 검증도 있다. 그러나 예전의 경우를 보면 실무부서에서도 이러한 검증은 통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었다. 과거 수요관리 프로그램을 설계시 캘리포니아 테스트를 통하여 국가, 사업자 그리고 소비자 들의 후생에 대한 객관적인 계량화 작업이 반드시 선행되었다. 배출권거래 시장설계에서도 어떻게 그 성과를 검증할 것인지가 가장 핵심적 관건이다. 이와 같이 검증은 매우 다양하게 그리고 중첩적으로 이루어짐으로써 부당하거나 불합리한 선택이 이루 어지지 않도록 하는 절차와 시스템이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나 지난 기간 이러한 검증이 과연 충분했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많은 경우 이러한 검증이 없고 실무진의 검토 없 이 휘황찬란한 아이디어들이 우선적으로 채택되어 시행되는 것을 우리는 자주 보았다고 감히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탑 다운의 의사결정방식은 상당한 왜곡을 낳을 수 밖에 없다. 그 결과 지금과 같은 혼란이 야기된 것이 아닌가. 무엇보다 그 중요한 시간을 낭비한 것은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한편 검증이 없는 과정을 보안각서 작성이 대체한 것은 아닌지 비판적으 로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러한 이상한 기간이 지나면서 우리는 지금 왜곡된 믹스와 취약한 전력망 운영 그리고 비정상적인 수익률 등을 보게 된다. 그나마 전력부문은 천만다행으로 수급안정과 낮은 전기비용 등으로 표면상 태평성대를 맞고 있다.  
이 와중에 퇴출되어가는 가스발전과 답보상태인 신재생에너지 그리고 존재감 없는 절약노력 등이 우울하게 함께 존재하고 있다. 게다가 그 오랜 시간 우리가 추구하여온 새로운 성장동력 혹은 신산업에서는 기대와 달리 즐거운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 많은 혁신 아이디어에도 불구하고 밸류가 창출되거나 소비자가 만족해하는 서비스가 발생하였다는 소식도 없다. 그렇다면 그 많은 시간 호기롭게 홍보하던 그 많은 혁신 아이디어는 어디로 간 것인가. 현재 상태를 어찌 볼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고 또한 그 부족함의 원인이 무엇인지 다양한 진단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검증과정의 부실함은 무시할 수 없는 원인임에 분명하다.
앞으로는 예전과 같이 모든 아이디어들이 적정한 툴에 의하여 계량화되고 검증되어야 한다. 그 평가 툴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적어도 허황된 기대효과는 걸러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당연한 과정이고 그리고 우리가 수 십년간 행해왔던 일의 방 식이기도 하다. 이제 다시 그 당연한 절차와 평가기법의 적용 등을 통한 검증이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이러한 과정은 보다 개방적이고 투명한 절차를 통하여 더 많은 아이디어를 수용하기 위한 조치이다. 우리 전력산업은 수요와 망의 포화와 믹스 변화라는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다. 이제 수급안정을 책임지고 가치를 창출할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술과 제도 등을 채택해 서 다이나믹한 성장을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러나 이를 보다 강건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검증이라는 절차가 복원되어야 한다. 사실은 그냥 예전에 행하던 당연한 절차를 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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