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점심은 짜장면?!
비오는 날 점심은 짜장면?!
  • 진혜수 기자
  • 승인 2017.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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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혜수 기자(e-Topia 기자단)
비가 추적추적 오는 날이면 출퇴근길도 문제지만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바로 코앞에 나가는 것도 귀찮아지곤 한다. 그럴때마다 공식처럼 뇌리를 스치는 것은 중국음식이다. 배달을 통해 한걸음 움직이지 않아도 점심을 해결할 수 있고, 더불어 메뉴 통일까지 되기 때문이다. 비가 올 때 배달음식을 시키는 일은 어찌보면 당연한 통념이지만, 사실 이 속에도 통계가 숨어있다.
기상청, 신한카드 빅데이터 센터가 공동으로 2014년 1월부터 8월까지의 서울 요식업 매출을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중국음식의 매출은 맑은날 하루 평균 11만 2,000건인 반면 비나 눈이 오는 흐린 날에는 평균 12만 9,000건으로 1만 7,000여건이 늘어난다고 한다.
아울러 2016년 기상청에서 공표한 ‘날씨에 따른 배달음식 주문 건수 예측 분석자료’ 역시 날씨가 춥거나 무더울 때 밖으로 나가지 않고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패턴이 증명되었고, 비가 내리거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도 동일한 패턴을 보였다.
이처럼 우리가 모호하게 가지고 있던 통념도 통계라는 도구를 이용하면 간단하게 그 현상에 대한 설명이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통계를 복잡하게 생각하지만, 실상 그 생각이 무색할만큼 우리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없다.
앞서 증명된 사례와 같이 날씨와 소비패턴의 관계는 ‘날씨경영’이라는 주제 아래 다양한 마케팅 방안을 도출하는 근거 자료가 된다. 일례를 살펴보면, A 편의점 회사는 각 매장지역의 예상날씨에 맞춰 상품주문과 판매량을 분석하고, 개점일자를 결정하는 일에 활용하기도 한다. 또한 B 프랜차이즈 빵집의 한 지점의 경우 기온이 27도를 넘으면 샌드위치를, 20도 내외면 피자빵을 더 많이 만든다. 반대로 기온이 12도 이하로 서늘해지면 찹쌀도넛의 주문량을 늘려 재고를 줄이고 매출을 높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단순히 알고있던 통념이 사실이 되는 그 순간, 기회는 열리게 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마케팅 전략수립, 금융산업의 투자예측 등 전 산업에 걸쳐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말이 거창해보이지만 사실 빅데이터는 어느 형태의 자료든 한곳에 모아놓은 집합소에 불과하다. 따라서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잘 모아두는 것이 선제적이라 할 수 있다. 많은 기업과 기관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이 점이다. 빅데이터 분석은 단순히 전문가를 영입한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이루어질 수 없으며, 바래서도 안되는 일이다. 분석할 자료가 없는데 전문가가 있으면 뭐하겠는가? 자료는 어떤 것이든 좋다. 직원들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직무와 직업병에 대한 관계성을 찾아 사원 복지를 개선시킬 수도 있고, 고객으로부터의 문의전화 패턴을 분석해 직원 응대교육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대두되는 4차산업은 빅데이터를 동반한 혁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이는 거시적으로는 우리사회의 경제, 산업부터 개인의 생활패턴 변화까지 전 부문에 걸쳐 큰 영향력을 미칠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다만 빅데이터라는 막연한 환상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 당장 주어진 자료를 활용해 분석하는 것이 진정한 4차산업을 준비하는 바람직한 태도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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