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바다 모두 만끽할 수 있는 신비의 섬, 장봉도
산과 바다 모두 만끽할 수 있는 신비의 섬, 장봉도
  • 최빈 기자
  • 승인 2017.0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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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빈 기자(e-Topia 기자단)

2017년의 5월은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달이었다. 노동절, 석가탄신일, 어린이날, 그리고 생각지도 못한 대선까지 휴일이었기 때문이다. 해외를 가볼까도 생각했었지만 준비가 늦어 국내로 눈길을 돌렸다. 여행지는 산악과 해안 트래킹 모두를 즐길 수 있는 장봉도이다. 요새 부쩍 산행에 취미를 붙인 탓에 평소 눈여겨 보던 곳이라 기대가 컸다.

 

장봉도는 영종도 위에 있는 섬으로 배로 이동하여야 한다. 평소였으면 배에 차를 실었겠지만, 장봉도에서 트래킹을 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삼목 선착장에 주차를 했다. 선착장에 오전 일찍 도착하였지만 주차장은 벌써 차로 가득 찼다. 연이은 연휴와 등산하기 좋은 포근한 날씨 탓에 관광객이 넘쳐난다. 겨우 남은 한 자리를 운 좋게 찾아 주차를 한 후 뱃삯을 끊었다. 장봉도는 삼목 선착장에서 신시모도를 거쳐 40여분 걸린다. 생각보다 긴 배 시간이지만 지루하지는 않다. 오랜만에 탄 배이지만 나를 잊지 않고 반겨주는 갈매기가 있어서이다. 사람들이 건네는 과자를 먹으러 모여 드는 갈매기들과 여행의 기대감과 설렘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니 시간은 금세 지나가고, 어느덧 장봉도에 도착한다.

장봉도는 섬 전체가 하나의 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봉우리가 길게 늘어져 있다하여 장봉도라 한다. 정상인 국사봉이 149미터로 높지 않은 산이다. 어찌 보면 산이라고 하기에 낮은 높이지만 낮다고 하여 만만하게 봤다가는 낭패 보기 쉽상이다. 정상을 기점으로 오르막과 내리막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산이기에 체력적인 소모가 예상외로 크다. 등산은 가장 산과 바다를 모두 만끽할 수 있는 코스인 ‘장봉선착장 → 등산로 입구 → 상산봉 → 말문고개 → 국사봉 → 봉화대 → 가막머리 전망대 → 해안길 → 윤옥골 → 건어장 버스정류장’으로 구성하였다. 많은 사람들이 가는 코스인 만큼 장봉도를 완연히 느낄 수 있다.

 

장봉도를 방문하여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건 인어상이다. 인어와 관련된 전설을 기념하여 만든 동상으로 만선을 기원하는 마을 사람들의 바램이다. 동상을 벗 삼아 사진을 찍은 후, 긴 등산을 해야 하니 배도 채울 겸 매운탕으로 아침을 먹는다. 바다가 보이는 길가에 앉아 따사로운 햇살을 맞으며 식사를 하자니, 맛도 맛이지만 세상 어느 유명 관광지가 부럽지 않은 풍경이 그야말로 압권이다.

 

아침도 든든히 먹었으니, 이제 등산을 시작한다. 장봉도는 산악 길과 해안 길 두 가지 등산로로 되어 있어 헤매거나 고민하지 않고 등산을 할 수 있다. 처음은 산악 길로 가고 돌아올 때 해안 길로 오기로 한다. 1시간 남짓 올라가니 사방이 트여있는 정상에 도착한다. 벌써 국사봉에 올라왔나 싶었지만 이정표는 아직 국사봉을 가리키고 있다. 정상과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여러 개 있어 착각을 하였다. 그래도 저 멀리 보이는 바다를 바라보니 마치 수 백 미터의 봉우리에 올라온 것 같다. 장봉도는 산세가 험하지 않고 좁은 길로 이어져 있어, 마치 동네 뒷산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사람들이 여기까지 배를 타고 와서 등산을 하는 이유는 동네 뒷산에서 볼 수 없는 풍경이 있어서이다. 바다와 산, 나무, 꽃, 바람이 한데 어우러져 있으니, 마치 잘 그51려진 풍경화 속을 거닐고 있는 나그네 같았다. 몇 번의 오르막 내리막을 반복하여 장봉도 정상인 국사봉에 도착하였다. 국사봉이라고 하여 크게 특별한 건 없었다. 엄청 높은 봉우리도 아닐 뿐더러 정상과 비슷한 높이의 봉우리가 여러 개 있으니 말이다.
장봉도 산행이 다른 산행과 다른 점은, 다른 봉우리로 가기 위해 마을을 지나고, 다리도 지나고, 일반 도로도 지나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산악 길은 하나로 되어 있지만 평지로 와서 자칫 잘못하면 길을 헤맬 수 있다. 처음엔 내리막 끝에 마을이 나와 벌써 산행이 끝났나 이런 생각이 들었지만, 이정표는 여전히 정상을 가리키고 있다. 봉우리가 낮다 보니, 중간 중간 평지에 마을이며 도로가 들어선 것이다.
마을을 거쳐 다른 봉우리로 향하던 중 해수욕장이 보여 잠깐 쉬기로 한다. 아직 물에 몸을 담그기엔 선선한 날씨라 피서객은 많지 않지만, 곳곳에 텐트를 쳐 캠핑을 즐기는 관광객들이 꽤나 있다. 잠시 바람을 맞으며 한 숨 돌린 후 산행을 이어간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다 보니,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더 심하다. 그래도 중간 중간에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다른 산들에 비해 월등히 많다. 그렇게 쉬다 걷다를 반복한 끝에 장봉도 산행의 최종 목적지인 가막머리 전망대에 도착하였다. 처음 전망대라 하여 높은 곳에 위치하여 섬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곳 인줄 알았지만, 섬 끝자락에 위치하여 섬 주변을 볼 수 있도록 해놓은 곳 이었다. 섬 전체적인 모습은 여기까지 오면서 수없이 많은 봉우리에서 보았기에, 이렇게 다른 풍경을 보는 것도 좋았다.

 

돌아오는 길은 해안길이다. 해안길을 가기 위해 장봉도를 택했던 만큼 기대가 크다. 시원한 바다 바람을 맞으며 산행을 즐긴다. 나무만 보며 걷는 산악 길보다 보는 즐거움이 더하다. 이래서 해안 트래킹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해안으로 향하다 보니, 큰 배낭을 멘 사람들이 꽤나 있다. ‘백패킹’ 이라 하여 배낭에 텐트 등을 챙겨 야영을 하는 무리이다. 장봉도가 산이 낮고 해안가와 근접해 있으니 이런 백패킹 족들이 눈에 많이 띈다. 또한 장봉도는 자전거 여행으로도 유명한 섬이다.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차량이 많지 않으며 섬이 크지도 않아 자전거 족들도 많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벌써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였다. 해안길이 끝나는 곳이라 더 이상의 산행은 무의미 하다고 생각하여 버스를 타고 선착장으로 향한다. 돌아오는 배 안에는 졸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고된 산행에 피곤했을 법도 하다. 잠깐의 꿀잠에 피로를 녹이며 장봉도 산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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