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점 앞의 전력산업, 절차를 중시해야
변곡점 앞의 전력산업, 절차를 중시해야
  • 김창섭
  • 승인 2017.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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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섭 가천대 교수·전기저널 편수위원장
현재 전력계는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다. 미세먼지나 기후와 같은 환경규제가 본격적으로 작동하고 새로운 정부하에서 정 책우선순위도 크게 변동되는 등 급변하는 상황에 있다. 그러나 또 한편 더 근본적인 변화는 전력망의 포화와 함께 전기수 요 즉 전력시장은 포화될 가능성이 크고, 하지만 동시에 가스의 확대(정상화)와 신재생에너지 전환에 의한 에너지시장의 품목전환이 동시에 전개되고 있다. 이는 전력산업의 입장에서 위기와 기회가 동시에 나타나는 상황으로 평가할 수 있다.  매년 변화와 위기, 불확실성에 직면하지만 우리 전력계는 올해 완전히 판이한 변화의 지점에 서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예전과 달리 다극화된 의사결정체계를 가능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 의회, 엔지오, 산업계, 전 문가들 간의 보다 공개적이고 계량적인 논쟁이 불가피하다. 이러한 변화는 논의구조의 새로운 제도화가 필요하며 이미 녹 색법, 기후법 그리고 에너지법에 대한 개선이 공개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것이다. 환경정책과 에너지정책간의 연동 혹은 갈 등 역시 불가피하다. 자칫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와 같은 규제정책이 환경부 주도로 이루어진다면 에너지정책의 결정권이 옮겨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환경규제는 양면적인 기능으로서 전력산업에게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다. 여기서 약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규제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상황하에서 보다 더 실행가능하며 지속가능한 해법을 도출하기 위해 충분한 논의와 협의가 필요하다. 현재 에너지 이슈의 복잡성과 자주적 자원에 의한 선택권의 제약 등과 함께 우리의 전문성 및 갈등조정역량 수준 등을 감안해야 한다. 지금은 과거와 같이 소수의 엘리트가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이제는 다수의 견해와 다수의 이해관계자간의 논의와 협의가 불가피하다. 이를 통하여 현명하게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우리는 집단지성이라 칭할 수 있다. 집단지성은 기존의 위원회 운영과는 다른 차원의 이야기로서 유사한 입장을 갖는 다수의 논의가 아니라 입장이 다른 소수 간의 논쟁을 전제한다. 이를 통하여 각 쟁점들에 대한 명확한 장단점이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이해당사자간의 대화는 근본적으로 합의를 토출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논쟁은 그 자체로서 가치를 갖을 뿐아니라 법적인 결정권이 있는 단위가 공리주의적 입장에서 최대한의 정보에 근거하여 가장 최적의 결정을 도출할 수 있 도록 도와주는 기능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도 역시 절차가 필요하다. 이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입장이 다 른 전문가간의 공론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그 논의결과가 그 간의 제도적 절차로 수렴되는 새로운 관행이 필요하다. 에너지 분야에서의 제도적 절차는 전력수급기본계획과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이다. 향후 정부는 8차수급과 3차기본계획을 이러한 공론화를 촉발하고 수렴하는 거대한 논의구조로 인식해야 한다. 이런 변화기일수록 절차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변곡점을 통과하는 우리 전력계의 미래는 보다 솔직하고 합리적인 공론화와 절차를 통하여 보다 굳건하고 건설적으로 결정되어지 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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