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력발전 산업화 현황, 그리고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풍력발전 산업화 현황, 그리고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 송승호
  • 승인 2017.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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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호 광운대학교 전기공학과 교수

석탄화력이나 원자력 대신 풍력발전인가?

이번 정부 들어 탈원전 정책을 펴면서 전원믹스에 대한 논란이 엄청나게 커졌고 자연스럽게 신재생에너지의 문제점이 각종 언론을 통해 국민들에게 홍보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이렇게 공격을 받고 국민적인 관심을 받는 것은 제대로 풍력발전을 이해하게 되는 아주 좋은 기회 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펀더멘탈(Fundamental)이 워낙 좋기 때문이다. 요즘 세상은 사실이 아닌 것을 아무리 사실이라고 주장하더 라도 충분히 걸러낼 수 있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고 있다. 변하지 않는 사실은 바로 풍력과 태양광 에너지는 깨끗하고 안전한 청정에너지이며 최근 5년간 세계에서 신규로 건설된 발전설비 중 가장 많은 비중 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석탄화력(40%)과 원 자력(30%)에 비해 태양광 및 풍력은 각각 1%, 0.4% 수준의 발전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것은 적절한 수치가 절대로 아니다. 풍력발전을 건설하는데 소음과 출력 간헐성의 문제가 있는 것도 모 두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제주도에 건설된 탐라 해상풍력발전소나 경주에 건설된 천북풍력발전소를 보면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 이유는 터빈 블레이드 기술의 발전과 주변 소음에 비해 풍력발전 소음이 그다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출력 간헐성의 문제도 전력계통 의 운영기술을 획기적으로 끌어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재생 에너지는 원래 간헐적인 특성을 가지는데 그것을 공격 포인 트로 삼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우리는 에너지가 필요하며 그 중에서도 깨끗한 에너지는 최대한 활용을 해야 한다. 사실 우리나라 의 전력계통은 지금까지 신재생과 같은 가변성 전원의 대량 보급에 대해 설마 하면서 적절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정 수준의 신 재생 출력 변동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더라도 전력 계통을 안정적 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개선 및 보완하는 것은 전력계통기술을 획기 적으로 향상시키며 시스템을 더욱 안정적으로 보강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필자가 최근 10년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전력공학부문회(Power Engineering Society)에 발표된 논문을 분석해 보니 풍력을 비롯한 신재생 발전원의 증가에 따른 영향 및 해결책에 관한 수 백편의 논문들이 매년 발표됐다. 전력시스템 분야의 연구 및 혁신 기 회가 그렇게 많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의 풍황 조건

이미 세계적으로 풍력발전단지는 경제성이 높은 고풍속 지역 위주로 건설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중간 및 저풍속 지역에 적합한 신형 풍력 발전기모델이 개발되어 보급되고 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2MW 풍 력발전기의 날개 직경이 80m이었지만 저풍속 용으로 개선 보완한 모델은 2.3MW 정격용량을 가지며 날개 직경이 113m에 이른다. 이것을 평균 풍속 6m/s 지역에 설치할 경우 연간 발전량을 약 34% 증 가시킬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풍력발전단지들의 평균 이용률은 23% 수준으로 세계적인 수준과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제주, 경북, 강원 등 일부 지역은 30%가 넘는 세계적으로도 우수한 풍력발전 여건을 갖추고 있다. 다만 국토가 좁고 여러 다양한 형태로 토지 이용이 제한되어 있으며 전력선 연계 거리에 따른 비용 부담의 증가 이유로 개발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지역주민의 수용성과 지자체 및 정부 의 허가 획득이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로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면 우리나라의 풍력발전량도 크게 증가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왜 우리나라의 풍력발전량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한가?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이행을 위한 온실가스저감 목표 달성을 위한 목적도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실감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온실가스저감과 깨끗한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자는 호소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풍력은 가장 매력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신산업이며 매년 세계적으로 126조원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국내성과를 바탕으로 투자와 혁신을 통해 당당히 세계시장에서 한 몫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이다. 풍력발전은 새로운 산업이며 모든 풍력발전산업이 발달한 나라는 자국의 시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한 동시에 세계적인 플레이어가 됐다.

덴마크의 Vestas, 독일의 Enercon, 미국의 GE사 등은 일찍부터 활성화된 자국의 시장을 바탕으로 크게 성장하여 현재는 세계 풍력발전시장에서 강자로 손꼽히는 회사들이 됐다.

 

중국의 풍력발전산업 추진 동향

가까운 중국의 사례는 우리를 두렵게 만들기도 한다. 세계 10위권 풍력 터빈 제조사의 4곳이 중국회사이며 2015년 Goldwind는 세계 최고의 설치량(약 7.8GW)으로 세계 1위의 풍력터빈 설치 회사가 됐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 정부의 풍력 육성책은 어떠했는가? 필자가 지난 2010년 한 신문사에 기고한 칼럼의 일부를 보면 7년이 넘게 지난 지금 이 글을 다시 읽어보아도 여전히 마음속에는 안타까움이 남는다. 풍력산업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산업이다. 중국의 사례가 반드시 모범사례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일에는 순서가 있으며 그 중 가장 먼저 이루 어져야 하는 것이 국내시장을 만드는 일이다. 중국은 거대한 시장을 기반으로 적극적으로 해외 기술 및 자본을 유치 했다. 하지만 결국 외국산 터빈은 큰 수익을 내지 못하게 하고 자국 터빈사를 육성시키는데 성공했다.

계통연계 측면에서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며 건설했으나 실제로 운전을 하지 못하는 풍력단지가 아직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중국의 풍력 터빈사들은 금융과 더불어 해외 시장으로 적극 진출하고 있다.


미국의 풍력발전산업 추진 동향

한편 미국은 어떻게 풍력산업을 일으키고 세계 2위의 풍력 선진국이 되었는가? 1980년대 캘리포니아에 대규모 풍력발 전기를 설치한 이후 별다른 추진이 없었다. 이후 덴마크와 독일 등 유럽의 풍력 선진국들이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 성공적인 모델 개발과 설치용량을 확대해 상대적으로 뒤처지게 됐다.

그러나 2002년 Enron을 인수합병한 GE 는 풍력발전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적으로는 특허를 앞세워 미국 내 시장에 진출했던 Enercon, Mitsubishi 등의 유력 기업을 쫓아냈으며 미국 내 입지를 공고히 했다. 2008년 오바마 정부는 Wind Vision 보고서를 통해 2030 년까지 전체 공급량의 20%를 풍력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Buy America 정책을 편 결과 해외 주요 터빈사들이 미국 내 생산시설을 짓고 투자를 크게 늘렸으며 자연스럽게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낙후되었던 일부 지역 경제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발생했다. 미국은 2016년 신규로 8.2GW의 풍력발전설비를 건설했고(신규 발 전 설비의 약 40%) 누적용량 82GW를 달성했다.

2016년 기준 풍력발전 에너지 생산량은 5.6%에 달하며 풍력발전에 관련된 일자리는 10만 개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모두 커다란 미국의 시장을 바탕으로 정책적인 드라이브와 투자를 통해 이루어진 일이다. 이제 미국은 2014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풍력발전의 새로운 시대를 연다는 비전아래 2050년까지 35%의 에너지를 풍력으로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국내 풍력터빈 현황과 전망

풍력터빈은 마치 자동차와 같아 다수의 요소부품이 결합된 모듈이 있고 그 모듈들이 모여서 시스템을 구성하게 되는데 부품 혹은 모듈의 개별 특성이 우수하더라도 서로 간의 특 성이 매칭 되지 않으면 성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이미 오랫동안 자동차를 타면서 어떤 모델이 신뢰할 만 하고 인기가 높은지 어떤 모델이 자주 고장이 나는지 경험한 바가 있다.

풍력터빈도 마찬가지로 시스템의 성능 효율 도 좋아야 하고 무엇보다 신뢰성이 높아서 장기간 운전에도 견뎌야 하며 무엇보다 가격이 저렴해야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 풍력터빈은 블레이드, 증속기, 발전기, 전력변환기 및 제어기 등이 주요 핵심부품이다.

특히 높은 타워 위에 설치 해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대응하면서 효과적으로 하중을 저감하고 효율적으로 발전량을 올리는 터빈 설계 및 제어 기술이 핵심기술에 해당한다. 블레이드와 증속기, 발 전기로 이어지는 축·구동계(Drive Train)의 하중을 저감시키고 신뢰성을 높일 수 있는 설계 및 제어 기술은 시스템 제조사가 갖추어야 할 핵심원천기술이다. 이러한 풍력터빈의 핵심부품을 비롯한 시스템 설계 및 제어 기술을 국산화 하였고 새로운 모델의 개발 주기가 단축되고 있다.

필자는 우리나라의 풍력터빈기술이 이제 막 성능 효율 분야 에서 세계 수준급 궤도에 올라섰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신 뢰성과 가격은 아직도 우리에게 남겨진 숙제인 것 같다. 초 기 프로토타입 모델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완 해 설계에 반영하고 수정된 모델을 공장 및 현장에서 시험 을 거친 후에 비로소 풍력터빈을 인증 받고 또한 판매도 하게 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풍력터빈 초기 모델은 RISK가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구매자는 해당 터빈이 상업용으로 장기간 운영한 실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초기 건설 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조달을 신청할 때에도 프로젝트에 사용할 풍력터빈의 운영실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 기당 30~40억 원 정도 하는 풍력터빈을 바람 좋은 필 드에 설치해 여러 가지 실질적인 악조건에서 운전하면서 시 험 및 평가하도록 하는 여건을 갖추는 것이 상당히 어렵고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미 정부에서 전남 영광, 제주 김녕 등 에 실증단지를 설치했고 많은 국내산 풍력터빈들이 이러한 현장 사이트에서 운전 실적을 쌓았지만 규모가 작고 협소하여 시험운전을 할 만한 충분한 여건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신규 터빈모델이 해외 프로젝트에 진출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가 되고 있다. 2016년 개발된 유니슨의 2.3MW U113 모델과 두산중공업 에서 2017년 개발된 DS3000/134 모델은 앞으로 활약이 크게 기대되는 모델이다. 유니슨은 약 20년, 두산은 약 15년 이 조금 못되게 풍력터빈 개발에 힘써 왔으며 그동안 여러 모델을 개발하고 시운전하면서 풍력터빈 국산화의 기술력 을 축적했다. 앞서 언급한 두 모델은 투자대비 효율성 측면 에서 국제 경쟁력을 갖춘 모델로 평가되며 이 모델들이 앞 으로 시장에서 2~3년간 어떠한 성과와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우리나라 풍력터빈 산업의 미래가 달라질 전망이다. 신뢰성과 실적을 쌓기 위해 연간 100대 규모의 기회와 시간 을 주어야 하며 또한 고급 기술 인력이 지속적으로 양성, 공급되어야 한다.

현재 국내 시장규모는 연간 200MW 정도의 신규 터빈이 설 치되고 있으며 대부분 경제성이 높은 육상풍력발전 단지로 개발되고 있다. 한편 2016년 9월부터 발전 운전을 개시한 탐라해상풍력(3MW 터빈 10대) 발전단지는 우리나라에 해상풍력발전의 본격적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고 터빈사 및 시공사들에게 자신감을 준 사례로 평가된다.

앞으로 2030년까지 신재생 발전량 20% 목표 달성을 추진하 면서 풍력발전의 설치 용량이 약 18GW에 도달해야 할 것 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육상과 해상을 포함하여 연 간 5~600MW정도의 그리고 중기적으로는 1GW이상의 규 모로 신규 풍력발전 설치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한 시장 확대 시점에서 국산 풍력터빈이 기회와 시간을 확보하고 세계 시장에서 호평받는 수출산업으로 육성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참고로 현재까지 국내에 설치 된 풍력발전기의 총 용량은 1GW를 돌파했으며 그 중에 약 48%가 국산 풍력터빈으로 공급됐다. 초창기에 Vestas 등 해외 터빈 위주로 풍력발전단지가 개발된 것을 회상하면 최근 들어 국산 풍력발전기가 개발되면서 국내 시장에 많은 비율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풍력터빈의 국산화는 단순히 국산 제품 애용이나 경제적인 전력생산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풍력발전을 글로벌하게 성 장하는 새로운 산업으로 보고 이 산업 생태계를 우리나라에 구축할 수 있느냐 하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풍력터빈은 수 백 가지의 모듈로 구성되고 세부 부품의 개수로 볼 때 수만 개가 넘는 복합 시스 템이며 기계공학, 항공공학, 전기공학, 토목공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의 첨단 기술력을 집약한 융합시스템이다. 이러한 시스템의 국산화는 자동차 산업의 육성으로 인한 부품 기업들의 생태계를 마련하고 수많은 우수한 일자리를 만들어 낸 경험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정말로 진지하게 고민하고 투자 육성해야할 산업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세계적으로 풍력발전의 시장 규모는 지난 15년간 연평균 15%가 넘는 성 장을 지속해왔으며 앞으로도 가격 하락과 기술발전으로 인 한 터빈 효율 향상,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개발 등 투자가 크 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산 풍력터빈의 장점

국산 풍력터빈이 가지는 상대적인 경쟁력은 무엇일까? 초기 단계부터 소통이 원활하며 단지 건설 소요시간이 단축되고 사고 및 이벤트 발생 시 빠른 시간 안에 대응이 가능하여 생 산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지역의 바람을 이해하는 것이 매 우 가치 있는 일인데 이러한 운전 데이터 및 기술 축적이 가능하며 특히 사용자에게 맞춤형 인터페이스를 제공(자동차 로 치면 부가장치들 즉 옵션이 좋아서 매력적이라는 뜻)함 으로써 초기 시장개척에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역시 기계는 기본(풍력 터빈에서는 블레이드-기어-발전기로 이어지는 드라이브 트레인 기술)이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국산 풍력터빈의 단점

현재 우리나라 국산 풍력터빈 중 아쉬운 점은 무엇인가? 첫째, 가격경쟁력이다. 기업에서는 항변하기를 연간 수십 대 만드는 것과 천 대 규모로 만드는 것 사이에 부품의 구매력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싸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공감은 하지만 가격 절감을 위한 노력과 함께 구매자 입장에서 매력을 느낄만한 포인트가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아직 초창기이다 보니 풍력터빈 모델이 한 두 기종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해외 터빈사의 경우 타깃시장에 맞게 용량 및 날개 직경, 기후변화대응 등의 다양한 모델을 개발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효율도 좋고 가능 한 고장도 잘 나지 않는 모델 즉, Legend 모델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GE 1.5MW, Enercon 1.8MW 등은 시장에서 오 랫동안 사랑받은 명품 모델이며 명불허전이다. 우리나라도 자동차에서 그런 경험을 많이 했다고 생각한다. 그 밖에도 국산 풍력터빈사가 아직 규모가 작고 경험이 많 지 않다보니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경험과 준비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최근 해외 프로젝트는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수백 대의 터빈을 설치하는 대규모 단지 개발이 늘어나고 있다. 국산 터빈의 경우 이렇게 대규모 단지를 효과적으로 설계하고 제어할 프로젝트 엔지니어링 기술이나 제어기 및 계통영향평가 대응 기술 등이 현실적으로 부 족하다. 그 밖에도 필자가 알지 못하는 세세한 여러 가지 부족한 면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서는 준비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실제 현장을 통해 검증되어야 한다.

현장에 건설한 후에도 운영상 나타나는 여러 문제점을 보완하고 다시 설계에 반영하여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서는 최우수 기술 인력이 필요하다. 앞서 언급한 두 회사는 모두 터빈의 설계 및 제어 기술에 대한 국산화를 이루었음을 확실히 알고 있다. 앞으로 이를 바탕으로 세계 시 장에 빠르게 도전하기 위해서는 인력과 시설에 획기적인 투 자가 이루어져야 하며 이러한 투자는 국내·외 시장의 전망 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다.

 

풍력산업과 일자리 창출

해외의 경우는 비교적 자세한 데이터가 많지만 유감스럽게 도 국내에는 아직까지 정확한 자료가 없다. 다만 터빈 시스템 뿐만 아니라 부품의 제조·시험, 그리고 운반, 설치, 단지 설계·운영, 유지 보수 등의 전 과정을 고려할 때 매우 노동 집약적이며 대규모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는 것은 분명하다고 보여진다. 자연이 주는 선물인 바람을 유용한 에너지 자원으로 만들어 내는 일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과 같아서 그 자체로도 매우 보람된 일이다.

풍력산업으로 인해 창출되는 일자리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기 위해 풍력 터빈의 구성요소 부품의 제조 과정이나 풍력단지 개발 과정을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해 보면 좋을 것 같다. 풍력터빈의 부품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단연 블레이드이다. 길이 50m가 넘는 (국내 최대는 직경 134m) 풍 력 블레이드는 보통 일체형으로 만들어지며 합성유리섬유 를 이용해 모양을 성형해서 여러 층으로 겹겹이 붙여서 만 들기 때문에 길고 넓은 공장과 많은 수작업을 포함한 인력이 필요하다.

블레이드의 단면 형상은 공기역학적인 흐름을 최적화 하도록 설계되며 이 과정에서 터빈의 효율이 좌우되 므로 매우 중요한 설계 요소이다. 또한 길이가 길고 무겁기 때문에 가능한 가벼운 소재를 사용하되 구조적인 안전성을 갖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최근에는 낙뢰 시 안전성을 높이거나 소음을 감소시키는 혹은 지능화된 센서 탑재 등을 통해 하중을 저감하려는 노력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풍력타워는 철판 혹은 콘크리트로 만들어 지며 상부 중량 물의 정하중뿐만 아니라 강풍이 불 때 동적 하중을 고려한 설계가 필수적이다. 전체 시스템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생각보다 높은 편이며 재료비와 인건비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발전기는 기계적 회전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핵심 장치로서 권선형 유도발전기(DFIG) 를 사용하거나 영구자석형 동기발전기가 널리 쓰이고 있으며 가변속도 운전을 위한 PWM방식 컨버터-인버터가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터빈제어를 담당하는 콘트롤러는 다양한 플랫폼에 건설되며 내장 프로그램에 의해 모든 상황에 맞춰서 터빈을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운전하는 책임을 맡게 된다. 그밖에도 풍력터빈의 주요 구성품별 단가 비중을 제시한 도표가 있어서 소개한다. 풍력터빈을 살펴보면 볼트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하며 많은 개수가 사용되고 있다. 하부의 콘크리트 기초물 체결부터 타워의 섹션과 섹션 사이를 연결하는 일, 그리고 너셀을 조립하거나 블레이드를 허브에 장착하는 모든 부분이 볼트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또한 터 빈에서 생산된 전력은 당초에 저압 690V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력계통에서 요구하는 전압에 맞추어 승압하고 변전소까지 수송되어야 다른 부하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도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변동성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늘어남에 따라 전력 계통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풍력발전기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지에 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최근 유럽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풍력발전 단지를 이용한 전력계통 보조서비스의 제공에 관한 다양한 실제 필드의 운전 경험을 쌓아 나가고 있다. 또한 대규모 풍력발전의 산업화 및 활성화를 위해 전력 송전망의 건설 및 보강이 이루어져야 하며 풍력 발전량 수요 예측과 더불어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여 추진 할 필요가 있다.

 

터빈의 운송 및 설치 그리고 건설 기술

오스트리아 알프스에 풍력발전 단지를 건설하는데 헬기를 동원한 것은 마치 군 수송작전을 방불케 했다. 해상풍력발전단지를 건설 시에는 전용 선박을 만들고 수십km 떨어진 현장까지 운송하며 특히 물속에 만들어지는 하부 지지구 조물의 건설 작업이나 해저 케이블 포설 및 연결 등의 수준 높은 기술력과 경험이 요구된다. 그에 비하면 육상의 트레 일러로 블레이드와 타워, 너셀을 운송하는 것은 쉬운 편이 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의 지형특성 을 고려할 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크레인은 풍력터빈의 건설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시에도 필요한 장비로 큰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작업일정과 시간을 효율적으로 계획할 필 요가 있다. 특히 해상풍력발전기의 유지보수에는 날씨가 커 다란 변수이기 때문에 가능한 유지보수 시간 및 비용이 적 게 들어가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해상풍력발전단 지를 건설하고 유지보수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접한 배후 항만에 조립 및 운송, 유지보수 등을 위 한 기본 시설을 갖출 필요가 있다.

 


풍력산업 활성화로 가는 길

풍력터빈 한 대를 제작해 발전소를 건설하고 운영하기까지 적어도 1,000명 이상의 전문가 손길을 거쳐야 한다. 이 전체 과정을 산업 생태계로 볼 때 커다란 그림과 더불어 강력한 정책적 드라이브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 이다. 저비용화를 이루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효율 적인 ‘Supply Chain’을 구축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이러한 공급체계가 만들어 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 장’이 형성 되어야만 한다. 터빈을 다량으로 제작해 판매 해야만 산업구조의 공급 및 협력체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대규모 보급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정책수립과 추진계획, 그 리고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여러 사람들의 의견과 지혜 를 모아 어떻게 풍력산업 활성화의 길로 갈 것인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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