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계의 위기 그리고 책무
전력산업계의 위기 그리고 책무
  • 김창섭
  • 승인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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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섭 가천대 교수·전기저널 편수위원장

전력산업계의 기본적인 목표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전력수급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인프라 산업으로서의 역 할이며, 또 하나는 철강 산업과 같이 수출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장동력화를 지향하는 역할이다. 지난 정부에서는 녹색 성장에 이어 신산업이라는 무언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에 집중했다. 그 와중에 전력대란이 있었고 밀양의 고통과 누 진제의 진통 등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 새로운 정부에서는 원자력을 둘러싼 치열한 논쟁과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주변을 둘러보면 전력산업계는 희망과 갈등이 점철되면서 지쳐가고 있는 듯하다. 지금은 그 정책들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의아해 하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전력산업의 생태계는 정부를 비롯한 에너지공급자, 중전산업계, 소비자 그리고 시민사회계와 전문가그룹 등으로 구성되 어 있다. 이들이 지난 수십 년 간 상호 협력하고 다투기도 한 결과 현재 100GW의 설비를 넘어서고 있다. 전력산업에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철강, 반도체, 조선 산업 등이 위축되고 심지어 붕괴현상까지 발생하게 되며 전력산업계 관계자는 국민들이 혹한과 혹서의 날씨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집중한다. 전력산업계는 그 자체만으 로도 엄청나게 큰 생태계이다. 현재 전력산업에 종사하는 인원은 약 150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자면 150만 명의 가장들이 150만의 가정을 돌보기 위해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상당히 곤혹 스러운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우선 시장의 포화이다.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7차 대비 12.7GW의 설비가 불필요하다고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평소 50%대 의 예비율로 산업의 수익성은 대단히 저하되고 있는 문제가 있다. 치열한 에너지 믹스 논쟁은 정쟁으로 치달으며 커다란 불 확실성을 만들고 있다. 이러한 어지러운 상황 하에서 “과연 우리 전력산업계는 과거에 그러했던 것과 같이 앞으로도 중장 기적으로 국민경제를 지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수출과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어느 누가 자신 있 게 이야기할 수 있을까?
분명히 전력산업계는 안팎으로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다. 이후 전개될 상황에 대한 예측은 대단히 불확실하며 이러한 거대 생태계를 지도하는 정책은 혼선 그 자체이다. 정치가 너무 많은 것을 지배하고 환경단체는 너무 많은 것에 관여하고 있다. 모두 지치고 힘든 표정들이며 이러한 것들이 우리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전력산업계는 보다 더 능동 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우리의 임무와 생계가 걸려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위기의식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야만 경쟁력을 확보할 수가 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이 진정한 변곡점일 수 있다. 모두가 주인의식을 갖고 각자의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논쟁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안정적인 균형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임무는 국가를 지지하고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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