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공학과 전공생 ‘한숨’
‘탈원전 정책’으로 원자력공학과 전공생 ‘한숨’
  • 원혜림 기자
  • 승인 2017.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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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의 탈원전 정책 추진으로 원자력계의 불안감이 더 해가는 가운데 특히 원자력 관련 학과생들은 당장의 학업과 취업문제로 한숨짓고 있다. 한 포털사이트 취업카페에는 ‘원자력계 취업을 포기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다른 분야로 전향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취업준비생들의 고민 섞인 게시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4학년 이왕현 씨는 “과거 정부에 서 많은 대학들이 원자력 관련 학과를 개설해 전공자가 급격히 늘었는데 정부가 바뀌면서 정책이 손바닥 뒤집히 듯이 변경돼 원자력 학문의 가치가 떨어졌다”며 “원자력이라는 에너지원이 정치적 이념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호소했다.

실제 원자력공학과는 2009년 한국형 원전의 UAE 수출이 성사되면서 국내 학계에서 열풍이었다. 2011년 부산대를 시작으로 세종대, 중앙대 등 6개 대학이 관련 학과·전공을 신설했으며, 매년 정원도 늘어났다. 그러나 탈원전 정책의 시행으로 많은 인재 배출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 씨는 “주로 학과생들은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환 경공단, 발전회사 등 원자력 관련 공기업으로 취업을 선호 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입장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4학년생의 경우 이미 모든 학과 과정을 이수했기 때문에 원자력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갓 입학한 1,2학년 후배들은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며 몇몇은 전과를 고민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경희대학교 원자력공학과 2학년 전가현 씨는 “꿈을 안고 입학했지만 현재는 취업에 대한 걱정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전과를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밝은 길이 열릴 것이라는 믿음으로 현 학업을 지속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난 6월 정부의 신고리 5·6호기 폐로 결 정 후 전국 원자력 관련 학과가 설립된 13개 학교, 총 20여명의 대학생들은 ‘전국원자력대학교연합’을 만들었다. 이들은 지난 8월 국회에서 정부의 졸속적인 탈원전 정책 에 대해 호소문을 발표한 이후 SNS를 통해 원자력에 대한 인식 개선활동을 추진 중에 있으며, 추후 원자력 홍보영상 제작과 에너지정책토론회 개최를 위한 계획도 준비하고 있다.

각 대학들도 진로 관련 상담과 설명회 개최 등을 통해 학생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경희대학교 홍석의 학과장은 “학생들이 언론에서 비춰지 는 원자력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는데 이를 학과 차원의 설명회 자리를 통해 잘못 비춰진 부분을 바로 잡고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확한 사실에 기반하지 않고 탈원전을 결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원자력은 잠재성이 충분한 에너지원으로서 우리나라에서는 신재생 에너지만으로 이를 대체할 수 없기 때문에 원자력은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너지 공공기관 하반기 공채 채용이 시작된 가운데 한수원의 채용인원은 미정인 상태다. 한수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논의 중에 있어 내달 초 확정될 예정이며 채용인원이 상반기 대비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중부발전은 상반기 대졸 60명 채용에서 하반기에는 고졸을 포함해 50여명 을 채용할 계획이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노후 발전소 폐지에 따라 해당 인력들을 재배치해야 하는 상황으로 정원을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여력이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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