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풍스러운 옛멋을 간직한 곳, 안동
고풍스러운 옛멋을 간직한 곳, 안동
  • 최빈 기자
  • 승인 2017.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빈 기자 e-Topia기자단

우리나라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나라답게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도시들이 꽤나 있다. 학창시절 누구나 수학여행으로 한번쯤 가보았을 법한 경주, 남도 음식의 진수를 맛 볼 수 있고 최근 한옥마을로 인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는 전주, 조선시대의 고풍스러운 고궁과 근현대사의 상흔이 남아있는 서울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보다 우리의 옛 전통을 고스란히 이어받고 있는 곳으로 안동을 제일 먼저 꼽고 싶다. 멋진 고궁 이나 사찰도 없고, 화려한 유물도 없지만 우리 조상의 평범한 생활 모습과 문화를 후손들에게 담담히 이야기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하회마을이다.

낙동강이 마을 주변을 크게 감 고 있는데 이를 ‘물 하(河)’, ‘돌아올 회(回)’를 써 하회마을이라 지었다. 하회마을은 우리의 전통적인 유교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이다. 유교를 종교로 보아야 할지, 학문으로 보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아직까지도 우리의 일상생활에 가장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문 화이다. 하회마을에는 전통 건축물은 물론 유교문화의 생활상이 잘 보존되어 있다. 이러한 가치가 높게 평가되어 지난 2010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도 했다. 

하회마을은 임진왜란 때 활약한 류성룡 선생의 성 씨인 풍산 류 씨의 집성촌으로, 현재 주민들이 실제 거주하고 있는 거주지다. 마을지도를 따라 천천히 걷다보면 특별하고 화려한 건축물은 없지만 옛 조상의 숨결을 흠뻑 느낄 수 있다. 하회마을은 사진만 찍는 여행지가 아닌 온전히 지금 거닐고 있는 장면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하회마을에는 서원과 고택 등이 있는데, 서원은 조선시대 학문을 전수하기 위해 설립된 사설 교육기관인 동시에 마을 자치 운영기구였다. 현재 유명 사립학원과 주민센터의 결합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특히 병산서원은 류성룡 선생이 후학을 가르 쳤던 곳인데, 다른 시설에 비해 건축물이 크고 널찍하다. 찬찬히 둘러보고 있자니, 문득 한옥의 매력은 개방성에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툇마루에 누워 낮은 담벼락 넘어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는 것이 안빈낙도한 삶이 아닐까? 현대 아파트에서는 느껴보기 힘든 여유로움이다. 

마을 곳곳을 찬찬히 둘러보았다. 강가에 이르니 거대한 절벽이 보인다. 부용대라는 60여 미터의 절벽이다. 워낙 풍경이 좋아 사진촬영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부용대에 오르면 하회마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특히 가옥 사이를 굽 이굽이 따라 도는 길이 정리되지 않은 자연미를 느끼게 한다. 마을을 둘러본 후 탈춤 공연을 관람했다. 그저 탈춤이라고만 알고 있었던 하회마을 탈춤의 정확한 명칭은 ‘하회별신굿탈놀이’이다. 하회마을에는 탈놀이 전용 무대가 있다. 무대 앞에는 공연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이내 하회탈을 쓴 사람들이 우스꽝스런 몸짓으로 등장하며 연신 춤을 추기 시작한다. 공연은 양반, 각시, 백정, 파계승 등 각 계 각 층의 등장인물들로 구성되어 관객들과 소통하며 진행된다. 이제껏 보아왔던 공연 중 관객과의 소통 부분에서는 단연 최 고였다. 어찌나 재밌는지 한참을 웃기도 하고, 신이나 박수도 절로 쳐졌다. 풍자와 해학이 가득한 이 공연은 주로 양반을 대표하는 조선시대 지배계층의 허황된 모습을 풍자하고 있다. 관중들이 이 공연에 공감하는 것은 조선시대에 비추어 볼때 현 시대와 별반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 아닐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