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新 송전기술 개발에 ‘도전장’
세계 최초 新 송전기술 개발에 ‘도전장’
  • 김정태 기자
  • 승인 2017.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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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kV HVDC 가공송전 실증시험선로 준공식’ 현장을 가다

 

밀양 송전탑 사건은 우리나라에서 사회적인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이로 인해 시민의식이 변화함에 따라 전력업계에서도 조금씩 변화를 조성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 전력계통본부 신송전사업처와 신성장동력본부 전력연구원이 주관한 이번 ‘±500kV HVDC 가공송전 실증선로 준공식’은 이런 사회적 변화에 대한 수용성을 반영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가을이 왔는가 싶더니 어느덧 겨울바람이 매섭게 불던 지난달 14일 ±500kV HVDC 가공송전 실증선로 준공식이 있다는 말을 듣고 서울에서 고창까지 300km 정도 되는 거리를 쉼 없이 달려갔다. 한참을 달리고서야 도착한 고창은 가을 단풍 절경으로 유명한 선운산이 있는 곳이다. 선운산은 선운사라는 절이 유명해 산의 이름이 바뀐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가을 단풍 절경을 뒤로하고 취재의 본분을 다하기 위해 고창전력시험센터로 향했다.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주민 친화적 설비 구축

고창 전력시험센터는 시험장 활용성 및 연계성 극대화를 위해 기능별 3개의 ZONE으로 구성되어 있다. GREEN ZONE은 신재생 계통연계 기술실증의 장(신기술 전력기기 적합성 검증, 계통연계 표준화 확립), RED ZONE은 전력설비 신뢰성 기술 실증의 장(계통운영 고객만족, 전력산업 경제력 확보), YELLOW ZONE은 전력시험을 통한 전력 컨설팅의 장(전력설비 인증 및 실증시험을 이용한 국내외 컨설팅 역할)으로 구분되어 있다. 이 중에서도 이번 준공식은 YELLOW ZONE에서 진행 되었다.

문봉수 한전 전력계통본부장은 이번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통해 “한전은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해 66kV, 154kV, 345kV, 그리고 초고전압인 765kV 등 송전방식 기술혁신을 거듭해 왔지만 앞으로는 송전설비를 보다 주민 친화적으로 개선하고자 노력한다”고 밝혔다.

이에 HVDC를 전담하는 신송전사업처를 2014년 신설해 ±500kV급 HVDC 가공송전 기술 자립화를 도모해 왔다. 신송전사업처는 HVDC 및 FACTS 건설 사업 및 설비 운영, 신송전사업 정책 수립, 전기 환경 및 사업 관리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한전전력연구원의 송전 분야 연구는 지난해 국제대전력망기술회의(CIGRE)에서 세계적인 관심을 끌면서 세계 송전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전력연구원 관계자에 따르면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전력망은 국내에서 생산한 전력에너지를 국내에서 모두 소비하는 독립적 형태로 구성되었다”라고 밝혔다. 예를 들면 하나의 외딴섬과 같이 고립되어 있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매우 촘촘한 송전망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섬 안에서의 전력망은 변전소를 연계하는 거리 약 100km 가량의 765kV 2회선 송전망을 제외하고 대부분이 345kV 이하의 송전선로인 50km 단거리 송전선로로 구성되어 있다.
제주도, 완도, 진도를 연계하는 해저송전선로를 제외한 국내의 모든 송전선로는 교류송전방식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점차 동해안에서 생산해 주요 수요밀집지역인 수도권으로 전송하는 전력량이 증가함에 따라 200km 이상의 송전선로 수요가 발생하게 된 것이다. 이에 전력연구원은 장거리 대용량 전력전송에 적합한 송전방식으로 ±500kV 급의 직류가공선로 실증연구를 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국가 간 전력연계를 통해 보다 효율적이며 친환경적인 발전원을 공유하는 시대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유럽 및 북아프리카, 북미, 남미 등 모든 대륙에서 광범위한 국가 간 연계가 가시화 되고 있으며 이러한 전력망의 확대를 ‘슈퍼그리드’라고 한다. 지난 수년간 제안되었던 동북아권의 슈퍼그리드는 우리나라를 포함한 중국, 몽골, 러시아, 일본의 다자간 협상을 통하여 보다 가시화 되고 있다.

세계 최초 新 송전 기술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송전분야

±500kV HVDC Single Bipole 송전선로는 1980년대 이후 북미, 중국, 인도 등에서 상용화되어 운전 중이다. Double Bipole 방식은 2000년대 후반 이후 중국에서 개발해 세계 최초로 적용되고 있는 초창기 기술이며 대지귀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도체귀로형 ±500kV HVDC Double Bipole 기술은 우리나라의 인구밀도가 높은 계통 특성을 반영하여 세계 최초로 개발하는 신 송전기술이며, 사회적 수용성에 한계를 보이고 있는 기존 765kV 2회선 송전망을 대체하는 신기술이다.

세계 최초로 시도하는 8GW급 도체귀로(중성선) 방식의 ±500kV Bouble Bipole 가공선로를 실질적으로 적용하기 위해서는 철탑 설계를 비롯한 절연 설계와 환경설계 및 송전 기자재 개발 등 국내 환경에 적합성을 검증하여 사업화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력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준공식과 더불어 1년간 장기 실증연구를 통해 국내외 환경기준을 만족하는 것은 물론 사회적 수용성을 극대화한 친환경적인 송전설로를 구현하고 향후 직류송전선로의 활선운영기술 및 각종 송전설비의 진단기술 개발에 시험선로를 활용하여 동북아 ‘슈퍼그리드‘ 추진 시 국내 사업뿐만 아니라 해외연계사업에도 경쟁력을 높여 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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