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1호기 해체사업 추진 계획
고리1호기 해체사업 추진 계획
  • 최영기
  • 승인 2018.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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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기 한국수력원자력 원전사후관리처 해체사업팀장

1. 고리1호기 영구정지

우리나라 최초 원전으로 원자력시대를 열었던 고리1호기가 약 40년 간의 발전을 멈추고 지난해 6월 18일 영구정지 되었다. 건설 당시 건 국 이래 최대의 프로젝트였던 고리1호기는 1971년 착공되어 1977년 6월 19일 최초 원자로 임계에 성공했고, 1978년 4월부터 상업운전을 개시했다. 발전용량은 587MW로 40년간 1억5,358만MWh의 전력을 공급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발판이 되었고, 원전 운영기술 국산화 에 이바지했다. 고리1호기는 최초 운영허가 만료시점인 2007년에 10년간의 계속운전을 승인받아 운영된 후 2017년 6월, 40년 간의 안정적인 전력공급을 마치고 영구적으로 가동이 정지 됐다. 이제 고리 1호기는 국내 최초로 상용원전 해체를 앞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는 원전 설계부터 건설, 운 영, 해체까지 전주기의 완성으로 원전사의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될 것이다.

2. 세계 원전해체 전망

전 세계적으로 운영 중인 상업용 원전은 약 448기이며, 이 중 30년 이상 운전된 것이 약 300기이다. 국가별 원전의 계 속운전 정책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원전의 설계수명 을 40년으로 가정했을 때 2020년 이후 해체에 착수할 원전 이 크게 증가할 것을 예상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원전해체 에 소요되는 비용은 총 440조원(2014년 기준가) 규모로 예 상된다. 원전해체는 방사선 안전관리, 기계, 전기, 화학, 토 건 등 여러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복합된 엔지니어링사업이 다. 해외 원전해체시장의 진출을 위해서는 수행실적(Track Record)이 필수이다. 하지만 원전해체를 수행한 나라는 많 지 않다. 미국, 독일 등 일부 국가만이 원전해체를 완료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러한 접근에서 정부는 고리1호기 의 해체를 통해 원전해체 기술 및 수행경험을 축적하고 전문 인력을 확보해 향후 국내 산업체의 세계 원전 해체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3. 고리1호기 해체사업 개요
가. 추진경위
고리 1호기 해체사업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해체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국가정책 비전을 반영하여 결정됐다. 이 에 따라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소재하고 있는 587MW(웨 스팅하우스 노형) 국내 최초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 를 2032년 12월까지 안전하게 해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5년 6월 고리 1호기의 영구정지 결정 이후, 동년 10월에 는 원전 해체산업 육성을 위한 정부정책이 발표됐다. 정부 정책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 해체 기본계획 과 해체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했다. 2016년에는 영구정 지 운영변경허가를 신청하였으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변 경허가 승인에 따라 지난해 6월 18일 24시부로 고리 1호기 를 영구정지했다.

나. 사업여건
고리 1호기 해체는 국내에서 최초로 수행되는 상업원전 해 체사업으로 다음과 같은 사업여건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해체산업 인프라가 부족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로 해체 및 운영원전의 대형기기(증기발생기) 교체 등 을 통해 일부 해체경험을 축적하고 있으나 아직 국내 해체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체공급망이 부족한 상태 이다. 둘째, 고리1호기와 동일부지 내에 있는 고리2호기가 정상운영 중이다. 고리 1호기의 해체 시 2호기의 안전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셋째, 원전해체에 관한 규제기준 및 세부 지침이 추가로 개발 중이고 해체승인 심사 지침 등이 개발 될 예정이며, 해체관련 세부사항에 대한 규제기관과 사업 자간의 지속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넷째, 해체비용도 고려 되어야 한다. 정부의 고시된 금액 범위 내에서 해체를 완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4. 고리1호기 해체사업 계획
가. 사업전략
고리 1호기 해체사업은 정부정책에 따라 해체기술과 실적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고리1호기 단독 즉시해체 방식으 로 추진한다. 원전을 안전하게 해체하기 위해서는 발전소 내에 저장되어 있는 사용후핵연료가 모두 제거되어야하기 때문에 정부의 사용후핵연료 정책과 연계하여 사용후핵연 료 반출 후 방사성 구역을 철거할 예정이다.
또한 최초사업인 만큼 불확실성과 사업영향요소를 사전에 검토해 해체공정을 최적화하도록 준비 중이다. 이와 함께 방사성폐기물 발생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효율적인 제염·감 용 방안도 모색 중이다. 해체 사업역량 제고를 위해 해체 상 용화기술을 개발하고, 고리 1호기 해체경험을 통해 고도화 시킬 계획이다. 해체 과정에서 최고수준의 안전관리 또한 중요하게 고려된다. 영구정지 된 원전이라 가동원전에 비해 발생할 수 있는 사고의 위험도는 현저히 낮지만 위해요소의 철저한 사전검토 및 관리를 통해 최고수준의 방사선안전관 리 및 산업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나. 사업추진 체계
한수원은 정부정책, 사업의 효율성, 해체전문기업의 시장참여 확대를 위한 최선의 방안을 고려해 사업추진체계를 수립했다. 한수원이 고리 1호기 해체사업을 총괄하며 사업 기획, 인허가, 영구정지 안전관리를 담당한다. 나머지 엔지 니어링, 폐기물 관리, 제염·철거 등의 역무는 6개의 계약단 위로 구분해 전문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6개의 계 약단위는 ① 해체종합설계 및 해체 전 특성평가 등 엔지니 어링 전문분야 ② 영구정지 원전의 방사선 안전관리를 위한 계통제염 ③ 해체처리시설 구축·운영 및 철거공사를 담당 하는 해체 주공사 ④ 특수전문기술이 요구되는 원자로설비 절단 철거 ⑤ 해체 중 방사선 측정결과를 독립적으로 검증 하기 위한 방사선 측정 독립평가 역무 ⑥ 내부설비와 구조 물이 철거되고 제염이 완료된 건물의 철거와 부지를 복원하 는 공사로 구분해 수행 할 예정이다. 사업추진체계에서의 각 계약은 관련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경쟁입찰을 추진한다. 정부정책에 따라 해체기업의 시장참 여를 확대하고, 책임경계가 불명확하고 서로 연계된 현장업 무는 주계약사의 책임 하에 수행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다. 단계별 역무
고리 1호기의 해체는 인허가에 5년, 계통 및 구조물 철거에 8.5년, 부지복원에 2년 등 총 1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 되며 2032년 12월 해체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 기관의 해체계획서 승인,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 구축 등의 변수에 대비해 공정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고리 1호기의 해체사업은 총 4단계로 이루어진다. 1단계는 원자로에서 인출한 사용후핵연료를 사용후연료저장조에서 안전하게 냉각·유지 관리하는 단계이고 원자력안전법령에 따라 최종해체계획서(Final Decommissioning Plan) 작 성 등 인허가 준비와 해체사업 사전준비를 수행한다. 2단계 는 해체 승인을 받은 후 진행되는 단계이다. 비방사성 계통 에 대한 설비와 구조물을 철거하고, 폐기물처리시설을 구축 하게 된다. 사용후핵연료가 발전소 밖으로 모두 반출되면 3단계에 진입해 방사성 관련 계통의 설비와 구조물을 철거한다. 4단계는 부지복원을 완료하고 규제기관의 해체완료검 사를 통해 고리1호기 운영허가를 종료하는 단계이다.


라. 준비현황
한수원은 고리1호기의 영구정지가 결정되기 전부터 전담 조직을 구성하여 해체를 준비하고 있다. 2015년 정부의 원전 해체산업 육성정책이 수립되었고, 원전해체와 관련된 원자력법령과 고시가 제정됐다. 한수원에서는 CEO를 중 심으로 전사적 TF를 운영해 고리 1호기 운영변경허가 문서개발, 해체 기본계획, 원전해체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 했다. 2016년도에는 해체사업 여건을 조성했다. 정부는 해체 정책방향 개선과제를 발표하고, 해체관련 고시를 추가로 제정 하였으며 영구정지 운영변경허가 심사를 수행했다. 한수원 은 해체준비 현장조직을 신설하고, 최종해체계획서 개발 연구과제를 착수했다. 지난해에는 정부의 고리1호기 해체 로드맵이 발표되었으며, 해체계획서 심사지침 개발 등 해체관련 규제기준을 준비 중이다. 한수원은 사업추진체계 수립 및 종합설계용역 준비 등 사업계획을 구체화하고 해체사업 기반구축을 위한 업무를 진행 중이다.

마. 기술개발
고리1호기의 본격 해체작업이 예상되는 2022년 전까지 미 확보된 기술을 개발완료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미확 보된 핵심기반기술과 실용화기술을 2021년까지 확보하도록 기술개발 로드맵을 수립했다. 원전해체에 필요한 상용화기술 58개 중 국내 미확보 기술은 17개로 도출되었으며, 해체 기술개발 로드맵에 따라 기술개발이 추진 중이다. 또한, 해체에 필요한 11개 장비 개발도 필요시점(그림 4)에 따라 순차적으로 개발할 예정이다.

바. 해체비용
원전 1기의 해체비용은 약 7,515억원(2016년 말 기준)이다. 원전해체 소요비용은 방사성폐기물관리법에 따라 주기적 으로 산정된다. 원전 해체비용은 영구정지 후 밀폐관리, 철거 및 해체폐기물 처분에 소용되는 비용을 포함한다. 한수 원은 고시로 공포된 원전해체비용을 원전해체충당부채의 형태로 적립한다. 고리1호기의 해체는 원칙적으로 원전해 체충당부채 범위 내에서 사업을 완료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 사업역량 강화
한수원은 해체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국내외 협력 네트워 크 구축 및 전문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2016년부터 원전 해체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해 국내 산업계와 원전해체 추진 현황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미국전력연구원(EPRI) 워크 숍 및  경제협력 개발기구·원자력기관(OECD·NEA)와 해 체협력 프로그램 가입을 통해 원전해체분야 해외기술정보 를 취득하고 있다. 그리고 영국의 원전해체청(NDA), 스페 인의 방사성폐기물 처리 및 해체 전담기관(ENRESA), 프랑 스의 전력공사(EDF), 원자력그룹(AREVA), 독일의 제3자 검증기관(TUV-SUD) 등 해외 해체 유관기관과의 MOU를 통해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최초 사업에 대한 불확 실성에 대비하고 있다. 해체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국 내 산업체를 대상으로 2016년부터 4회에 걸쳐 원전해체 교 육을 시행하고 있으며, 사내교육 및 국내외 위탁요육 등을 통해 한수원 자체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국내 해 체산업의 공급망 현황관리를 위해 2016년 해체관련 산업 체 현황조사를 수행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였으며 주기 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5. 맺음말
고리1호기는 국내 최초 상업용 원전으로써 저렴한 전기를 생산, 공급해 국가 경제발전을 위한 견인차 역할을 훌륭히 수행했다. 지난 40여년 동안 전기를 생산해온 고리 1호기는 이제 새로운 무대를 앞두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영구 정지 되어 원전해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려 한다. 고리1호기 해체사업으로 우리나라는 원전 설계부터 건설, 운 영, 해체에 이르는 원전산업 전(全)주기 사업 역량을 확보하 게 된다. 또한 고리1호기의 해체사업은 우리나라 원전 해체 산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 교두보가 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소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한수원은 정부정책에 따라 안전하고 경제적인 고리1호기의 해 체를 위해 철저한 계획수립 및 사업추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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