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발전설비 고온부품 열화평가 기법
딥러닝(Deep Learning) 기반 발전설비 고온부품 열화평가 기법
  • 최우성
  • 승인 2018.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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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성
한전 전력연구원
선임연구원

 

1) 고온 발전설비 열화평가
사람들이 주기적인 건강진단과 정밀진단을 통해 건강을 관리함으로써 질병을 예방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것처럼 기계 설비도 주기적인 상태진단과 운전 중 감시 시스템을 이용해 이상이 있는지 점검하고 기계 설비의 상태를 평가한다. 예를 들어 그림 1과 같이 정상적인 수준을 기준으로 기공 비율에 따라 사람의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것처럼 고온에서 사용되는 기계설비도 조직에서 기공에 따라 열화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주요 발전설비들은 높은 온도의 조건에서 운전이 되며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기 때문에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고온 부품의 상태를 정확하게 평가하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보일러 튜브 및 배관의 경우 증기의 발생 및 이송이 목적이기 때문에 장시간 고온 환경에 노출되고 결과적으로 지속적인 재료의 손상, 특히 크리프 손상에 의해 열화 된다. 크리프 손상은 시간에 따른 고온에서의 영구적인 변형을 의미하며 실제 고온 환경에서 장시간 높은 응력이 발생하게 되면 해당 부품의 강도가 저하되는데 이는 부품 수명을 단축시킨다. 보일러 튜브 및 배관에서 크리프 손상이 발생하게 되면 미세조직에서 기공이 성장하여 균열을 만들고 탄화물의 크기가 증가해 탄화물 사이의 간격이 커져 경도가 감소하게 된다. 현재 발전소 현장에서 재질의 손상부위를 필름으로 표면복제하고 실험실에 가져와 현미경을 사용해 관찰하고 사람이 직접 육안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이러한 평가방법은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과 경험에 의해 판정결과가 좌우되며 현장에서 측정부터 실험실에서의 분석, 판정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그림 2에서와 같이 실질적으로는 평가기준에 활용되는 등급 간 명확한 구별이 불가하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보다 정량적이며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방법이 필요하다.

 

2) 딥러닝-CNN(Convolution Neural Network)
한전 전력연구원에서는 현장에서의 빠른 분석, 평가 등급 간 객관성 확보 및 정량적인 열화 평가를 목표로 딥러닝(CNN) 기반 열화평가기법을 개발하였다. 4차 산업혁명이란 시대적 화두 속에서 이세돌과의 승부로 화제가 된 알파고와 함께 알려진 딥러닝은 컴퓨터가 여러 데이터를 이용해 마치 사람처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을 기반으로 하는 기계학습 기술이다. 이 때 알파고는 바둑판의 가로 19줄, 세로 19줄 총 361개 교차점이 갖는 경우의 수 361(약 10의 800제곱) 연산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후 알파고 제로를 거쳐 범용 AI 알파제로로 진화하였다. 언제가 될지 정확한 예측이 어렵지만 구글 딥마인드를 중심으로 딥러닝 기술이 빠르게 발전해서 10의 11승개 뉴런이 10의 14승개로 연결된 분산병렬처리시스템(인간의 뇌)을 통한 인간의 복합적 연산 능력을 넘어서는 것이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막강한 것을 넘어 두려움도 갖게 하는 딥러닝 기술 중에서 CNN(Convoultion Neural Network, 컨벌루션 신경망)은 컴퓨터가 이미지를 이해하고 높은 수준의 추상화된 정보를 추출하며 새로운 특성의 이미지를 만드는 등 다양한 영상처리 및 컴퓨터 비전 분야에서 많이 연구하고 사용되고 있는 인공신경만의 한 종류이다. 특히 AI 기술의 침체기를 지나 딥러닝이 알려지기 시작한 2012년에 Image Net 대회에서 CNN이 기존의 모든 알고리즘을 압도하는 성능으로 1등을 차지하는 최고의 성능을 보여준 이후 2014년 페이스북의 딥페이스 서비스에 적용되는 등 많은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CNN은 컨벌루션층(Convolution Layer), 필터(Filter), 활성화함수(Activation function), 샘플링(Sampling) 또는 풀링(Pooling) 등으로 구성되어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컨벌루션 층에서는 필터를 통해 입력 데이터로부터 특징(Feature)을 추출하며 필터는 주요 특징이 데이터에 있는지 없는지를 검출해 주는 역할을 한다. 활성화함수는 결과 값을 참 또는 거짓으로 나타내지 않고 참에 가까워지면 0.5~1사이에서 1에 가까운 값을 부여하고, 거짓에 가까우면 0~0.5 사이의 값을 부여한다. CNN에서는 기본적으로 ReLu 함수를 활성화 함수로 사용한다. 샘플링 또는 풀링에서는 컨벌루션 층에서 어느 정도 추출된 특징을 기준으로 전체 데이터의 사이즈를 줄이고 오버피팅(Over Fitting)을 방지한다. 결과적으로 컨벌루션 필터와 활성화함수 (ReLU) 그리고 풀링 층을 반복적으로 조합하고 특징을 추출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결과 값에 대한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3) 딥러닝 기반 발전설비 고온부품 열화평가
통상적으로 열화판정을 위해 현장에서 설비의 미세조직을 레프리카 필름을 이용해 복제한다. 표면 연마 후 필름을 통해 복제한 이미지는 이후 실험실에서 200내외 배율의 현미경을 이용해 재가공 된 사진 이미지로 저장된다. 데이터 취득을 통해 얻은 이미지는 조명의 불균일한 반사, 표면의 불균일성, 명확하지 않은 패턴들 때문에 열화등급을 판별하는데 부적합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취득한 이미지를 구간별로 잘라 대비를 선명하게 하는 작업을 수행하고 조명, 반사, 패턴에 대해 강건하게 만드는 작업을 수행한다. 본 기술에서 사용하는 딥러닝 기법 CNN은 사전에 학습시킬 수 있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실제 현장에서 얻을 수 있는 금속조직 열화 이미지의 수만으로는 높은 분류 성능을 나타내기에는 충분치 못하기 때문에 부족한 데이터의 수를 보완할 수 있게 하여 적은 데이터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한다.
CNN 모델은 컨벌루션 층, 풀링층과 활성화 함수를 이용하여 열화 등급 판별에 적합한 구조를 설계하고 기 확보한 학습데이터를 활용해서 학습시킨다. 최종적으로 학습데이터 생성 과정에서 생성한 잘린 이미지를 이용해 열화등급을 판별하고자 하는 이미지의 정확도를 예측한다. 예측 결과는 알고리즘이 사전에 정의한 열화등급에 확률 값으로 나타낼 수 있으며 평가 대상 이미지의 등급별 예측 확률을 그래프로 나타낸다. 한편 동일 환경에서 운영된 고온 소재에 대한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분석할 경우 확률분포를 중첩시켜 학습모델을 업데이트 하지 않고도 평가결과의 신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에서 개발한 딥러닝 기반 열화평가 기법은 현재 특허로 출원되어있고 곧 프로그램으로 등록 될 예정이다. 본 기술을 통해 소재와 상관없이 운전시간 및 관련 이력정보와 해당 시점에서의 조직사진이 있을 경우 확률 분포를 나타나는 결과들을 종합하여 크리프 및 열화에 따른 수명 소비율을 추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고온 설비의 열화 상태를 평가하는데 여전히 대표적인 기술로 알려진 표면조직복제 기술은 딥러닝 기술을 통해 기존의 한계를 넘어 빠르면서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를 가능하게 했다. 이를 통해 정기적으로 수행되는 표면조직복제 등으로 인해 소요되는 설비 진단 비용을 감소하고 전문가가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기존 방법과 상관없이 정확한 열화 등급을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신규 소재에 대한 이미지 데이터 학습을 통해 발전소 보일러 튜브와 같은 고온 부품뿐만 아니라 고온에서 장시간 운전되는 전력설비 등에 확대 적용이 가능하다.

 

4) 결론
머신러닝의 한 분야인 딥러닝은 인간의 두뇌 신경망 구조를 모방한 인공 신경망을 바탕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2000년대 중반 컴퓨터의 연산 능력 향상으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최근 CNN에 기반 한 이미지 인식기술의 인식률(97.35%)은 사람의 평균 인식률(97.5%)과 거의 동일한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와 같은 기술의 진보로 인해 전통적으로 사람(전문가)의 숙련된 노하우와 경험이 중시되었던 산업 설비 상태 진단 분야에서의 혁신적인 변화를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물론 딥러닝 기술이 저절로 완성되는 완벽한 기술은 아니다. ‘Deep(깊이 있는) Learning(학습)’이란 문자 그대로 엄청난 양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층적인 학습이 이루어질 경우에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필요한 분석을 위한 양질의 빅데이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한전 전력연구원에서는 재질열화평가기법 개발에 그치지 않고 빅데이터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하여 가스터빈과 같은 발전소 핵심설비의 상태를 진단하고 조기에 이상 유무를 알려주는 시스템인 ‘Deep Think’ 시리즈를 개발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관련 분야의 기술 개발에 앞장서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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