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시대, 가스의 역할 마련 필요
에너지전환 시대, 가스의 역할 마련 필요
  • 원혜림 기자
  • 승인 2018.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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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가스 산업의 역할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천연가스산업연구회(회장 류지철)와 원광대 동북아시아 인문사회연구소는 지난달 28일 서울코엑스에서 ‘동북아 에너지환경 변화와 에너지전환’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가스공사의 후원으로 열린 이날 세미나는 최근 에너지업계의 최대 이슈인 동북아 에너지환경변화와 에너지전환 시대의 가스산업의 역할에 대해 논의했다.

고호준 한국가스공사 전략기획본부장은 인사말에서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에너지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천연가스는 석탄과 석유에 비해 환경적으로 우수한데다 신재생의 백업 전원으로서 중요성이 큰 만큼 앞으로 가스공사는 값싸고 안정적으로 가스를 공급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정부 에너지전환 정책의 방향과 속도에 대해 전문가들 간 다른 목소리가 나왔다.

양준모 연세대학교 교수는 “에너지 전문가들 중에서는 ‘석기시대가 돌이 부족해 오지 않았다’며 에너지전환도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것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하지만 전환 과정이 상당히 오랜 기간에 걸쳐 이뤄졌고, 독일의 에너지전환에서도 볼 수 있듯이 비용 증가라는 부작용이 있는데다 아직도 원자력과 석탄, 가스를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전환의 롤 모델로 손꼽히는 독일의 경우 2015년 원전 11개를 폐쇄하는 등 원전을 폐쇄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가스발전소의 이용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독일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온실가스 감축 측면에서 앞으로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가스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원전이나 석탄에 비해 가격이 비싸 실제 발전기 이용률은 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원전과 석탄 비중을 줄이는 대신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높일 계획이지만 지난 몇 년간 가스발전소의 이용률은 더 낮아지고 있다. 최신 발전기를 적용한 A발전소의 경우 2015년 이용률 70.90%에서 2016년 70.04%, 2017년 50.76%로 낮아졌고, 올해는 40%대로 추락했다.

양 교수는 또 “정부에서 내놓은 균등화 발전비용을 토대로 계산해보면 앞으로 60년 후에도 원전이 태양광보다 저렴하다”며 “에너지전환을 단순히 정치적인 구호로 내걸기보다는 면밀한 계산을 통해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김일중 환경정의 이사장은 “사용후 핵연료 처리 비용과 환경비용을 충분히 감안해 계산한 것인지 의문”이라며 “균등화 발전비용의 전제를 달리 했다면 계산도 달라질 수 있다”고 반박했다.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도 “균등화 발전비용 추산 과정에 참여한 바 있지만, 일부 전제가 현실과 다른 게 사실”이라며 “3차 에너지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균등화 발전비용을 다시 계산해 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희천 인하대학교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가스발전소의 이용률이 낮아지고 재생에너지 보급이 확대될수록 가스발전의 효용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 된다”며 “이로 인해 가스복합발전소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있어 최근 지멘스와 GE 등 가스복합발전기 메이커들도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설 정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도 환경급전이나 에너지세제 개편 등을 조속히 추진하지 않으면 가스발전기의 이용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며 “정부가 말로만 에너지전환을 외칠 게 아니라 구체적인 제도개선책을 내놔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는 양준모 연세대학교 교수를 비롯해 석광훈 녹색연합 전문위원, 박상철 산업기술대학교 교수, 김진오 블루이코노미 전략연구원장, 정성삼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 최재덕 원광대학교 교수, 문신 원광대학교 교수 등이 에너지전환 시대의 천연가스와 신재생에너지의 역할 등을 주제로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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