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품은 도시 통영과 거제
바다를 품은 도시 통영과 거제
  • 최빈 기자
  • 승인 2018.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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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opia기자단 최빈 기자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많은 국민들이 여름철 휴양지로 바다를 즐긴다. 필자 역시 서해와 동해로 여러 차례 다녀왔지만 남해는 서울과 거리가 먼 까닭에 한 번도 다녀오지 못 했다. 그러던 중 얼마 전 TV를 통해 통영에 대한 프로그램을 시청했는데 볼거리도 많고 자연 풍경 도 너무 좋아 보여 2박 3일 일정으로 통영과 거제를 다녀오기로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통영으로 출발하였다. 첫 목적지는 한려수도 케이블카이다. 케이블카 입장이 오전 9시부터라 그 전에 도착하기 위해 서울에서 5시 30분에 출발하였다. 고속도로며 시내 며 차가 전혀 막히지 않아 8시 50분쯤 케이블카 매표소에 도착하였다. 오픈 전에 도착했지만 사람들이 꽤나 있었다. 그래도 케이블카가 한 시간에 천 여 명이나 운송할 수 있어 얼마 기다 리지 않아 차례가 왔다. 미륵산까지 10여분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 내린 후 미륵산 정상 까지 20여분을 도보로 올라가니 통영과 한려해상국립공원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은 최초의 해상 국립공원으로 크고 작은 섬들이 모여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이렇게 산과 바다, 구름 그리고 수많은 섬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밑으로 내려다보고 있자니 마치 신선이 된 것만 같았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통영항 앞에 있는 충무김밥집에서 통영의 명물 충무김밥을 먹었다. 확실히 서울의 맛과는 다르다. 충무김밥을 그리 좋아하진 않지만 여기 충무김밥은 무척이나 맛있었다. 그렇게 밥을 먹고 비진도로 향하였다. 비진도는 통영에 있는 섬들 중 트래킹하기 좋은 섬이다. 섬도 크지 않고 산세도 험하지 않아 4시간 정도면 섬 한 바퀴와 산 정상까지 모두 돌 수 있다. 비진도는 선유도로 이어져있고 그 두 섬 사이가 해변으로 이어져 있다. 섬 설명에 브래지어를 닮았다고 되어있는데 정말 그러한 모양이 다. 참으로 멋진 바다와 산을 보며 트래킹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가장 큰 즐거움은 비진도 해수욕장에서 수영하는 것이었다. 국내의 많은 해수욕장을 다녀봤지만 비진도 만큼 물이 투명한 곳을 보진 못했다. 마치 동남아의 유명 해수욕장에 온 기분이었다. 아직 6월이라 물에 들어간 사 람이 없었지만 트래킹으로 인한 땀을 식히기 위해 과감히 바다에 뛰어 들었다. 오랜만의 수영이라 좀 서툴렀지만 그래도 기분은 마냥 좋았다.
트래킹과 수영을 하고나니 저녁 먹을 시간이 되었다. 숙소 인근에 위치 한 장승포항에서 막썰어회를 실컷 먹었다. 막썰어회는 거제의 특색 있 는 회 같은데 여러 회를 그야말로 막 썰어서 대접하는 식이었다. 좀 투박해보였지만 양도 많고 맛있었다.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 외도와 해금강 관광에 나섰다. 배를 타니 해금강을 먼저 들리고 외도로 향하는 코스였다. 해금강은 바다의 금강산이라고 불릴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배로 가까이 가서 보니 거대한 바위들이 절경 을 연출하고 있었다. 선장님이 섬을 돌며 사자바위, 쌍촛대바위, 곰바 위 등 다양한 바위들을 설명해 주었다. 설명을 듣고 보니 정말 사자를 닮은 것 같기도 하고 곰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리송하였지만 이렇게 바위 하나하나에 다 이름을 명명해준걸 보니 예로부터 많은 사람들로 부터 사랑을 받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해금강 관광을 마친 후 외 도로 향하였다. 외도는 참 독특한 섬이다. 개인이 소유한 섬이기 때문 이다. 이창호씨가 1960년대 낚시를 하던 중 큰 파도에 외도로 휩쓸려갔 고 이 섬에 반해 섬을 매입하고 40여년이 넘게 부부가 가꾼 섬이다. 외 도 자체가 우리나라 최남단에 위치해 있기에 기후가 온난하며, 물과 강우량이 많아 열대성 식물이 자라기 쉬운 환경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서 쉽게 볼 수 없는 선인장 같은 열대성 식물들이 꽤 보여 마치 국내가 아닌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한다. 섬 한 바퀴를 다 돌고나니 이 섬을 가꾼 부부에 대한 존경심이 우러나왔다. 이 큰 섬을 이렇게 아름답게 가꿀 수 있었을까.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충렬사다. 충렬사는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사당으로 선조 39년인 1609년에 건립되었다. 이순신 장군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존경하는 대표적인 위인으로 임진왜란 당시 혁혁한 공을 세워 우리나라를 일본의 침략 으로부터 구하였다. 이런 이순신 장군에 대한 감사함과 존 경스러운 마음을 조금이라도 표현하고자 충렬사에 방문하 였다. 충렬사의 규모는 크지 않다. 임진왜란과 관련된 유물 몇 점이 전시된 기념관과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모셔진 사 당이 전부이다. 하지만 사당의 크기보다도 이순신 장군의 영정이 주는 무게감과 울림이 컸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길을 나섰다. 마 지막 날 비가 온다는 예보를 봤기에 실내 관광 위주로 일정 을 계획했다. 통영은 우리나라 근현대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예술가를 배출하였다. 바다를 품은 도시라 감수성이 발달해서 일까. 대표적인 인물로 미술계의 전혁림, 문학계의 박경리, 음악계의 윤이상이 있다. 먼저 전혁림 미술관으로 향하였다. 하지만 정기휴일인 것을 몰라 건물만 구경하고 왔다. 한국의 피카소라 불릴 정도로 독특한 미술관을 표현 해내는 작가라 꽤나 기대가 있었는데 매우 아쉬웠다.
 

아쉬움을 뒤로 박경리 기념관을 방문하였다. 다행히 박경리 기념관은 문을 열었다. 박경리 작가는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총망라한 역작인 토지를 집필한 소설가로 유명하다. 교과서에서 나온 부분 토막토막만 보아 전체를 보지 못하 였지만 26년간이나 집필하였다고 하니 존경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박경리 기념관은 그녀의 작품에 대한 해설과 작 가 이력 등의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기념관을 나 오면 박경리 선생의 묘소까지 가는 길도 잘 조성되어 있다. 박경리 선생의 동상에 ‘버리고 갈 것만 남아서 참 홀가분하다’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나도 삶의 마지막을 정리할 때 이런 생각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박경리 기념관을 보고 이번 여행의 마지막 장소인 윤이상 기념관으로 향하였다. 윤이상 작곡가의 이름은 많이 들어 봤지만 부끄럽게도 그의 작품은 잘 알지 못하였다. 평소 클 래식에 그다지 조예가 깊지 못한 것도 한 몫 했겠지만 그것 과 더불어 윤이상이라는 이름이 우리나라에서 그간 금기 시되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유는 윤이상은 1967년 날조된 동백림사건으로 인해 간첩으로 오인 받아 투옥되었으며, 당시 주 활동무대였던 서독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1969년 풀려나 독일로 귀하 후 활동한 작곡가였다. 그의 작품에 대 해 잘 몰랐지만 기념관을 둘러보고 나니 평생 자신의 고향 인 통영을 잊지 못한 채 그리워하였고, 여러 작품에서도 한 국적인 요소를 다수 활용하였다. 워낙 윤이상 선생의 작품 을 잘 알지 못해 좀 더 공부를 하고 왔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은 마지막 방문지였다.
통영과 거제는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볼거리가 많은 곳이 었다. 동해와 서해와는 다른 색다른 매력이 넘치는 해변이 존재하고 여러 섬들이 환상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하였으 며, 많은 예술가들과 이순신의 정신이 서린 도시이기도 하 였다. 서울에서 조금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한 번 여행 가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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