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생존 위한 혁신 시도할 시점 … 친환경ㆍ신재생으로 돌파구 찾을 것”
“지금은 생존 위한 혁신 시도할 시점 … 친환경ㆍ신재생으로 돌파구 찾을 것”
  • 원혜림 기자
  • 승인 201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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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

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에너지정책은 공감대 형성은 물론, 정확한 목표를 갖고 올바르게 나아가야 한다.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이 밖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많다. 전기저널에서는 500호 특집을 맞이하여 ‘원자력ㆍ화력ㆍ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대표하는 각 분야의 CEO를 만나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핵심인 ‘에너지전환’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정부의 에너지 전환 정책 추진에 따라 국가 에너지정책을 사업기반으로 하는 에너지 공기업들은 매우 분주하다.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및 투자 등으로 신재생 에너지 목표 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석탄화력을 핵심으로 하는 발전회사의 경우 생존을 위한 변화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국내 최초 영농형 태양광 발전, 해상풍력발전 확대 등 혁신사업으로 신재생에너지 목표실현에 속도를 내고 있는 한국남동발전 유향열 사장을 만나 추진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정부는 지난해 탈원전 선언과 함께 ‘에너지전환 로드맵’, ‘재생에너지3020’을 내놨습니다. 남동발전도 에너지전환을 적극 진행 중인 것으로 아는데, 에너지전환정책을 위한 사업들에 대해 설명해 주십시오.

우리 남동발전도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신산업 분야 정책 변화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전사역량을 결집하고 있습니다. 과거 석탄화력 발전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RPS 의무이행 수단으로 재생에너지 발전을 바라보는 것이 아닌 남동발전의 미래성장동력으로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5% 달성’이라는 비전을 세우고 사업개발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실로 지난해 국내 최초 국산해상풍력단지인 ‘탐라해상풍력’을 준공하였으며, 해상풍력 개발노하우를 활용해 서남해안 자자체와 협업을 통해 대규모 해상풍력사업의 입지선점과 사업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특히 600MW급의 완도해상풍력은 수산업 공존형 사업모델로써 완도군과 지역주민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곧 18.7MW급의 군산수상태양광이 준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군산수상태양광은 국가산단 유수지를 활용한 국내 최대규모 수상태양광 사업입니다. 순수 국산기술과 자재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국내 대단위 수상태양광 보급확대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연료전지 분야에 있어선 2006년 국내최초 상업용 연료전지 사업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복층형 시공방식을 국내 최초로 도입하는 등 국내 연료전지 보급확산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올해는 국내최초로 고효율 차세대 연료전지모델 SOFC를 도입해 10월 준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습니다.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5% 달성’이 어떤 정책인지,이를 실현시킬 구체적 방안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남동발전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과 연계하여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미래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에너지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여 ‘2030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5% 달성’ 이라는 도전적인 중장기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남동발전의 특화된 해상풍력과 수상태양광 사업모델을 적극 활용하고, 대단위 신재생에너지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등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 7,950MW를 확보하여 발전량 18,130GWh를 달성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자체건설사업과 SPC 투자사업 확대로 25조원 규모의 사업비를 조성하고, 이 중 민간자본을 적극 활용한 협업형 공동개발사업(SPC) 비중을 70%까지 확대하여 직접 투자비 6.2조원을 조달함으로써 투자비 확대에 따른 중 장기 재무부담을 최소화할 예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67,620명의 건설단계 고용유발효과와 함께 설비운영에 직접 필요한 인력만 1,500명 이상의 추가 인력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돼 에너지전환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 창출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영역 확대를 통한 중장기 비전 달성을 위해 지난 6월 기존의 실단위에서 처단위 조직으로 격상하여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조직체계를 보강하는 등 대내외적으로 전사 역량을 결집하고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지역주민들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인데, 이런 부분들을 어떻게 해소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지난 2월 취임 후 회사에서 진행 중인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수시로 돌아보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재생에너지사업에 대한 주민들의 높은 기대감이었습니다. 그동안 재생에너지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주민들의 반대와 민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때문에 남동발전은 지역주민이 소외되지 않고 재생에너지사업의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고민해 적용하고 있으며, 남동발전이 재생에너지사업의 혁신사례로 주민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수익 공유형 발전사업들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주민들은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새로운 소득원으로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우리는 주민들이 신재생에너지사업 유치를 통해 좀 더 높은 소득을 거둘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일례로 기존의 사업방식인 주식인수형은 지역주민에게 사업초기 일정지분을 무상 지급하고 발전수익에 비례하여 지역주민의 지분참여율만큼 배당을 하도록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모델에서는 사업초기 부채상환충당금으로 인해 배당 재원이 없어서 통상 6~7년차에 이르러서야 주민배당이 가능했습니다.

반대로 주민들은 민원협의와 동시에 일정금액을 정기적으로 제공받기를 원해 실제 주식형 모델이 아직까지 적용된 사례가 없었습니다.

이에 저희가 고민 중인 또 다른 주민참여형 모델은 채권투자형과 펀드투자형입니다. 채권투자형은 발전사업자에게 지역주민이 직접 채권을 구매하거나, 주민보상금으로 채권을 인수하면 이후 사업자가 채권액에 대하여 원리금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점을 가진 방식입니다. 펀드투자형은 간접투자 방식으로 지역주민이 출자하여 만든 지자체 개발펀드가 발전사업자에게 사업자금을 대출해주고 원리금을 상환받아 펀드참여주민에게 배당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의 즉각적인 소득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처럼 지역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방안들을 만들어나감으로써 남동발전이 추진하는 재생에너지지역의 주민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습니다.

에너지전환을 정체된 국내 경제성장의 새로운 모멘텀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협업을 통한 중소협력사와 벤처기업들의 성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는데, 재생에너지사업과 관련한 다양한 협업사례를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에너지전환의 긍정적인 요인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이 바로 국산기술 개발을 통한 새로운 산업의 육성이라는 점입니다. 남동발전과 국내 중소기업벤처기업들이 힘을 모아 재생에너지분야 국산기술력을 확보해 나간다면 정체된 국내경제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남동발전은 좁은 국토의 한계를 극복하고 환경친화적인 재생에너지원 개발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규모 해상풍력단지, 대규모 해상·수상 태양광, 영농형 태양광, 도로일체형 태양광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국내 최초 수식어가 붙는 사업들인 만큼 이에 필요한 기술들은 대부분 국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남동발전은 에너지공기업으로서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신산업을 선도한다는 각오로 다양한 중소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필요한 기술들을 하나하나 준비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해상풍력 분야에서 ‘10kW급 부유식 풍력터빈 시스템 개발 및 실증’ 사업과 ‘10kW급 강재 및 3MW급 복합 합성구조 풍력발전 타워 설계기술개발’ 사업을 중소기업과 협업해 기술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태양광 분야에서 ‘해상환경에서 적용가능한 태양광 모듈 및 시스템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고, 100kW급 농가보급형 농업 병행 태양광 발전 표준시스템 개발 및 실증’ 사업을 중소기업 국책기관 등과 협업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태양광 틈새시장 개척을 위해 ‘도로일체형 태양광 모듈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 중입니다. 2세대 태양전지인 CIGS를 활용하여 LED를 내장한 고기능성 도로일체형 태양광 모듈시스템을 개발 중인데, 올해 말이면 인도에 보도블럭처럼 깔수 있는 시제품이 나올 예정입니다. 내년에는 자동차 도로에 깔아 차가 다니는 길에서 태양광 발전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는 모듈개발을 목표로하고 있습니다. 에너지신산업 분야에서는 청년벤처 사업가와 ‘VPP(가상발전소)솔루션 기술 개발 및 실증’사업을 공동으로 진행 중입니다. 가상발전소의 경우 현재 독일 등 선진국에서만 상용화한 상태 입니다.

여기에 신재생에너지 보안관제를 위한 플랫폼 구축을 위해 지난해부터 중소기업과 공동개발을 진행해오고 있으며 오는 10월 정도 되면 기술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원격모니터링, 보안관제, 예측진단 등 4차산업시대에 걸맞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에너지전환 시대를 맞아 석탄화력을 핵심으로 하는 발전 회사의 경우 생존을 위한 ‘혁신’이 반드시 필요한 상황입니다. 새로운 개념의 ‘발전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혁신방안에 대한 견해를 말씀해 주신다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산업환경은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모습을 우리는 수없이 보아왔습니다. 공기업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닙니다. 최고의 공기업에서 추락의 길로 들어선 몇몇 기업들의 모습을 통해 에너지패러다임의 변화 흐름 속에서 매우 큰 위기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관성적으로 해왔던 화력중심의 투자와 인력구조를 유지하는데 급급하다면 더 이상 우리가 마주할 미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 남동발전이 생존을 위한 혁신을 시도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혁신은 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와 선도적인 대응입니다. 경쟁기업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고, 새로운 전략방향을 수립해 이행할 때 지속성장을 위한 혁신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저희는 최근 10개의 혁신성장 과제를 확정했고 이를 이행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나가고자 합니다.

좀 더 상세히 말씀드리면 우리가 추구하는 혁신성장은 신재생에너지시장선점, 친환경발전사업강화 및 사업다각화, 혁신성장인프라 강화 등 크게 세가지 전략방향 아래에서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이에 저희는 신재생에너지 시장선점을 위해 GW급 대규모 재생에너지 복합단지개발, 영농형태양광 기술선점 및 1GW개발, Usol 고도화를 통한 디지털 플랫폼 경쟁우위확보, KOEN(남동발전)형 신재생에너지 핵심기술 개발 등 혁신성 장과제를 이행해 나갈 것이고, 친환경 발전사업강화 및 사업다각화를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친환경 발전설비 운영역량 강화, 해외사업 확대를 위한 파트너쉽 구축 및 연계 사업개발, 화력발전 해외 노후·저성능 화력발전소 성능복구사업(ROMM) 확대, 적정 화력 포트폴리오 구축의 과제를 수행할 방침입니다. 그리고 혁신성장 인프라강화를 위해 행복한 일터 조성을 위한 일하는 방식 혁신, 지역·산학 협력 사회적 가치창출 프로그램 확대를 이뤄나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지난 7월 30일 노사합동 혁신성장 결의대회를 갖고, 우리가 발굴한 혁신성장과제에 대해 구체적인 방향성과 추진의지를 대내·외에 선포하기도 했습니다.

끝으로, 에너지전환의 시기를 맞아 남동발전의 최고경영자로서 많은 고민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갈 경영철학과 경영원칙이 있다면.

미래를 대비한 사업전환의 성공적 수행도 중요하겠습니다만, 미래대비 변화를 위한 핵심요소는 ‘의식전환’과 ‘몰입도 제고’입니다. 이러한 핵심요소가 조직구성원들에게서 자연스럽게 자라날 수 있도록 출근하고싶은 일터를 만드는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동료를 사랑하고 배려하는 기업문화를 조성하고 노사가 존중하고 신뢰하는 화합문화가 자리잡게 되면 일터를 사랑하고 회사에서 행복을 느끼는 직원들이 늘어날 겁니다. 이러한 직원들은 내가 나오고 싶은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진심으로 바라고 혁신을 위해 전력을 다하여 노력할 것입니다. 요컨대 직원의 행복은 업무몰입도를 제고하고 이를 통하여 성과가 창출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창출된 성과는 회사를 성장하게 하고 직원의 행복은 더욱 커지는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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