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삶과 직결되는 에너지정책은 공감대 형성은 물론, 정확한 목표를 갖고 올바르게 나아가야 한다.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도 중요하지만 이 밖에도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많다. 전기저널에서는 500호 특집을 맞이하여 ‘원자력ㆍ화력ㆍ신재생에너지’ 산업을 대표하는 각 분야의 CEO를 만나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핵심인 ‘에너지전환’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골자로 하는 에너지전환 정책이 본 궤도에 올랐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친환경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도를 내면서 신재생에너지 업계는 그야말로 르네상스 시대를 맞았다. 하지만 환경훼손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하고, 각종 규제는 신재생에너지의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 이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들이다. 이에 국내 태양광 산업의 대표주자인 한화큐셀을 이끌고 있는 남성우 대표이사에게 에너지전환 정책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또 신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조건들은 무엇인지 직접 들어봤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3020 정책’을 통해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관련 분야를 이끌고 있는 기업의 CEO로서 정부의 정책에 대한 간단한 평가와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상당수 선진국은 기후변화와 안전을 위해 강력한 에너지전환 정책을 추진하고 있고, 글로벌 에너지시장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3020정책은 이와 같은 세계적 추세에 동참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입니다. 이와 같은 정책을 만들고 추진 중인 정부의 공적은 높이 인정받아야 마땅하며, 향후 추진 과정에서 관련 업계의 의견을 참고하여 규제 혁신, 제도 개선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한화큐셀은 태양광 기업으로서 정부 정책에 부응하고자 세계 최고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이를 위해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품질 관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신재생에너지의 확대와 탈원전은 서로 양립할 수 없는 상황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급격한 신재생에너지의 확대는 에너지공급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만큼 원자력을 화석연료에서 신재생에너지로 넘어가는 브릿지로 활용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 부탁드립니다.

정부의 소위 탈원전 정책은 독일과 달리 전면적 원전 중단이 아니라 현재 운영 중인 원전의 수명을 인위적으로 연장하지 않고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원전은 정부 정책상 2030년에도 20~30% 비중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며,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체제로의 전환과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재생에너지는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과 안전의 차원에서 전통에너지의 일부를 대체하게 될 것입니다

정부가 최근 신재생에너지에 부과했던 REC 가중치를 낮추는 등 정책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최근 임야 태양광 REC 가중치 하향 조정 등은 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의 원칙을 변경한 것은 아니고, 환경을 보호하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결정이라고 봅니다.

다만 우리나라 태양광의 30~40%가 임야에 설치되는 이유가 과도한 이격거리 제한(도로 또는 주거지로부터 100~1,000m내에 태양광 설치를 제한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조례) 등 규제에 있는 만큼 이 부분을 신속히 해결해야 합니다.

즉 이격거리 규제 혁신과 함께 대규모 프로젝트 및 농촌태양광 등 신속한 대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과도한 규제 폐지·계통 확충 시급
정부의 R&D 활동 투자·지원 필요

 

국내에서 신재생에너지 분야가 정부의 계획대로 확대되기 위해선 제일 먼저 해결해야할 현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태양광을 비롯한 국내 재생에너지가 확대되기 위해서는 입지규제를 비롯한 각종 과도한 규제의 폐지와 계통 확충이 가장 시급한 현안입니다.

그리고 KS 인증 강화를 통해 좋은 품질과 서비스의 재생에너지 제품이 공급되도록 함으로써 국내 소비자를 보호하고, RE100 등 세계적인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 추세에 대비하여 세제 지원 등의 제도 개선을 통해 일반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는 등의 강력한 정책 추진이 필요합니다.

또한, 중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재생에너지 기업들의 R&D활동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투자·지원한다면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대에 신재생에너지 산업을 새로운 성장 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계 1위 태양광 패널 제조 기업으로 한화큐셀이 중장기적으로 역점을 두고 개발할 기술과 또 세계시장에서 확고한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한화큐셀은 최근 기존 일반 태양전지보다 출력이 최대 20% 향상된 퀀텀듀오 기술을 론칭하며 업계 내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태양광 제품의 고효율화를 위한 지속적인 기술 혁신 노력을 이어갈 것입니다.

글로벌 경쟁사들과의 가격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신소재 또는 신규 제조공법을 도입하는 등 원가절감 노력도 함께 지속할 예정입니다.

또 한화큐셀은 중동, 남미 등 시장 다변화를 통해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폭넓은 제품 라인업을 구축해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계획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화큐셀이 극복해야할 경쟁상대는 누구이며, 한화큐셀의 장단점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규모 측면에서 경쟁사로는 글로벌 탑 티어에 위치한 Jinko Solar, Trina Solar, Canadian Solar, JA Solar 등 중국계 기업들이 있고, 기술 측면에서 경쟁사로는 Sunpower, LG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한화큐셀은 규모와 기술, 두 측면 모두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한화큐셀은 그룹계열사인 한화큐셀코리아와 더불어 연간 8GW의 태양광 셀, 모듈 생산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태양광 셀 제조사이며, 태양광 산업의 수직계열화를 실현해 강력한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또 태양광 제품의 출력과 장기적 성능을 높이는 퀀텀 및 퀀텀듀오 기술을 기반으로 태양광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준비해야할 것은 무엇인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과거 태양광 발전은 대형 발전소 위주로 시장이 형성되었으나, 최근 미국, 유럽,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을 중심으로 주택용, 상업용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주택용이나 상업용 태양광 시스템은 좁은 면적에서도 많은 전기를 생산해야 하므로 고출력 제품이 선호됩니다. 국내 태양광 기업들은 연구개발을 통한 기술력 확보로 고출력 프리미엄 제품을 생산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한 원가절감 노력을 지속해야 합니다.

 

주택·상업용 태양광 시장 급성장 중
고출력 제품 생산·원가절감 노력해야

 

끝으로, 에너지전환의 시기를 맞아 세계적인 태양광 기업 한화큐셀의 최고경영자로서 많은 고민이 있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나갈 경영철학과 경영원칙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최근 미국 세이프가드 발동과 중국 보조금 삭감 등 태양광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태양광 산업이 다소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태양광 시장은 여전히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태양광이 미래 주요 에너지원으로 활약할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단기 성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사업을 이어간다면, 다가오는 신재생에너지 사회에서 한화큐셀이 선도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화큐셀은 환경과 안전을 고려한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고도화를 이루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앞으로도 계속 도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