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밀면의 대표주자 ‘산방식당’
제주 밀면의 대표주자 ‘산방식당’
  • 양준환 기자
  • 승인 2018.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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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환 기자

제주도하면 떠오르는 대표 음식들이 있다. 흑돼지구이, 전복뚝배기, 갈치구이, 고등어조림 등과 같이 전통적으로 제주도를 대표하는 음식들이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그 자리를 위협하는 신흥강자가 있으니, 다름 아닌 ‘밀면’이다.

 

밀면하면 부산밀면을 떠올리어, 제주도 밀면은 다소 생소하게 느끼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이 집의 밀면은 부산밀면 못지않게 깊은 맛을 자랑하며, 고정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다. 필자 또한 그 매니아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 집은 상호 그대로 서귀포시 산방산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며, 식당의 크기는 크지 않다. 2~3층 규모의 여타 관광지 인기식당과 달리 다소 소박한 테이블을 유지하고 있는 편이다. 제주시에 분점이 있다고는 하지만 제주도까지 와서 분점을 갈 수 없기에 매 방문 때마다 본점을 꼭 들르곤 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본점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식사시간에 조금만 늦게 방문하면 대기표를 받아서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이집의 대표메뉴는 역시 밀면이다. 밀면은 비빔면과 물면으로 나뉘며, 새콤달콤한 양념장의 맛을 선호한다면 비빔면을, 개운하고 시원한 육수 맛을 선호한다면 물면을 드실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가장 좋은 것은 동행자와 함께 두 가지 밀면을 모두 시켜 나누어 먹는 것이 제일이다.

이 집 밀면은 적당히 탱글탱글하고 쫄깃쫄깃한 면발이 특징이다. 면발이 다소 굵은 편이라 삶는 시간을 잘 조절해야 하는데 최적의 맛을 낼 수 있는 시간을 잘 파악한 듯하다.

밀면 위에는 고명 고기가 푸짐하게 올려져 나오는데 밀면이 아니라 고기 국수를 먹으러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 하다. 비빔밀면은 보기와는 다르게 맵지 않고 새콤달콤하여 아이들도 먹기 좋을 만한 맛이며, 주로 여성분들이 많이 선호하는 편이다. 물밀면은 면발이 다소 두께가 있다 보니 면에서는 특별한 맛을 느끼기는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면발을 입에 가득 물고 육수를 한입 크게 들이키면 한여름 더위를 싹 가시게 할 정도로 가슴까지 뻥 뚫리는 시원하면서도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원한 육수의 중독성 때문인지 물밀면은 전날 과음을 하신 남성분들이 해장음식으로 선호하는 편이다.

 

마지막으로 수육 또한 이 집의 빼놓을 수 없는 대표메뉴이다. 밀면 위에 고기 고명이 잔뜩 올라가 있어 굳이 수육을 시켜야하나 갈등 하실 수 있으나, 반드시 맛보기를 바란다.

밀면 위에 올라가는 고명 고기는 살코기로 이루어져 다소 퍽퍽한 반면 수육크기는 지방과 살코기의 분배가 적절히 이루어져 있으며, 입에서 녹아내리는 듯한 부드러움을 자랑한다. 또한 별다른 첨가물을 섞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고기의 잡내가 없어 고기의 품질이 우수하다. 보통 밀면과 수육을 함께시키면 수육이 먼저 나오게 되는데, 수육 맛에 취해 정신없이 먹다보면 밀면이 나올 때 쯤 수육 한 접시를 추가하시는 분들도 여럿 볼 수 있다.

이 집 수육은 특제 양념장을 찍어서 배추김치에 싸먹으면 일품이다. 양념장은 수육의 모자란 간을 더해주며, 배추김치는 그리 짜지도 맵지도 않기 때문에 자칫 느끼할 수도 있는 수육의 맛을 적절히 보조해주는 조연의 역할을 충실히 한다. 수육은 너무 늦은 오후에 방문하게 되면 간혹 소진되어 주문을 못 할 수 있는 경우가 있으니 참고하시기를 바란다.

이 집의 밀면은 친절하게도 양을 대, 소 구분하여 판매하고 있으며 전체적인 가격 또한 최근 제주도의 살인적인 음식점 물가와는 반대로 착한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식당 인근에 산방산, 송악산 전망대 등과 같이 유명 관광지들이 많기 때문에 억지로 방문할 필요 없이 주변 관광을 겸하여 점심 식사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최근 기록적인 폭염이 계속되며, 올여름은 어느 때보다도 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데 시원한 밀면 한 그릇과 함께 더위를 나는 것도 좋은 피서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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