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기대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대한 기대
  • 김창섭
  • 승인 201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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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섭
가천대 교수ㆍ전기저널 편수위원장

이제 드디어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기본)에 대한 워킹그룹의 보고서 작성이 마무리단계에 온 듯하다. 한 국가의 혈관과 혈액인 에너지시스템을 어디로 갖고 가야하는가에 대한 민간 그룹의 의견이 정리되는 것이다. ‘에너지전환의 정책기조 하에서 기후, 분산화, 신재생, 탈원전, 탈석탄 등 다양한 논쟁을 경험했다. 올해는 제3차 에기본을 수립하는 해이다. 노선과 가치를 두고 건설적인 논쟁을 통해 국가적인 선택을 합리적으로 처리해 우리나라 에너지정책의 지속가능성을 관철하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한다. 갈등과 논쟁으로 한 해가 흘렀다. 이제 마무리 지어야 하는 시점에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그 정점에 에기본이 있다.

 

현재, 에기본과 관련한 가장 첨예하게 진행 중인 논쟁은 믹스논쟁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발전용 연료를 둘러싼 논쟁이다. 그러나 그 보다 더 중요한 이슈는 수요관리 즉 효율화, 부하관리, 합리화 등의 이슈가 선행되어야 한다. 특히, 기후규제와 같은 국가적인 차원의 제약요인에 대한 불확실성도 제거해야 한다. 지난 시기 기후로드맵에서 3,400만 톤의 감축물량이 여전히 논쟁적 상황에 있다. 이러한 요소들에 대한 논의가 선행되어야만 정상적인 논의가 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산업부에 전달된 녹색성장위원회의 5개 심의기준을 보면 이번 에기본에는 목표설정뿐 아니라 실행방안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즉 요금, 세제, 규제 및 시장제도에 대한 패키지화된 실행방안이 반영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게다가 분산화와 분권화 기준은 더욱 실행력과 관련한 복잡한 내용도 심의기준에 포함되어 있다.

 

3차 에기본에서는 그 간의 전력중심의 논의에서 벗어나 전기, , 수송 전반에 걸친 미래상을 포함해야 한다. 그리고 기후는 금년 여름의 폭염이후 더욱 확장된 영향력으로 정책구조를 좌우할 것으로 판단된다. 화석연료에 대한 국제적인 관심과 우려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미국정부의 현재 입장과 무관하게 점점 강력한 압력으로 확장되고 있다. 마치 눈앞에는 보이지 않지만 마그마 방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상과 동일한 것이다. 3차 에기본에서는 이 이슈가 가장 중대하게 논의될 것으로 판단된다. , 3,400만 톤의 배출감축이 그 핵심에 있을 것이 분명하다.

 

특히, 비용문제에 대한 논의도 피하기 어렵다. 어떤 믹스를 선택한다면 그 믹스를 지탱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은 어느 정도이며, 누가 지불할 것인가의 이슈가 대두된다. 정부, 산업계, 발전사업자, 판매사업자, 소비자, 공장장 등의 경제주체들 중 누가 어느 정도로 비용을 감당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논쟁들이 발생할 것이다. 이는 아주 복잡다단한 이슈이다. 비용지불의 책임성은 다시 한번 믹스결정과 관련한 연립방정식의 문제로 회귀된다. ‘누가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 ‘어떤 배분이 가장 공정한 것인가?’, ‘갈등 관리가 가능한가?’ 등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해법이 필요하다. 이는 정의로움의 문제이기도 하다. 3차 에기본은 아주 어려운 과정을 앞두고 있다. 반드시 극복해야 하는 에너지계의 숙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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