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포천 여행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포천 여행
  • 최빈 기자
  • 승인 2018.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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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은 개천절과 한글날 등 공휴일이 많이 있어 가까운 교외로 놀러나가기 좋은 달이다. 특히 날씨도 무더운 여름을 지나 선선한 가을이라 활동하기 안성맞춤이다. 무더운 여름 야외 활동을 꺼렸지만 요즘처럼 좋은 날씨에 집에만 있기 너무나 아쉬워 주말에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경기도 포천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다.

포천은 집에서 한 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곳이라, 일찍 출발할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방문하고 싶은 곳들이 많아 아침 일찍 출발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포천 아트밸리였다. 포천 아트밸리는 처음 포천에서 어디를 갈까 알아보던 중에 가장 눈에 띈 곳이었다.

이곳은 폐채석장터였던 장소를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이번 방문으로 처음 알게 된 사실이지만 포천은 예로부터 돌이 유명해 청와대, 국회의사당, 대법원 등 많은 국가기관 건물의 건축자재로 쓰였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건물 외벽과 기둥이 모두 포천에서 생산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게 많은 건물에 재료로 쓰였으니 포천의 산들이 황폐해질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렇게 방치되어져버린 산들을 포천시에서 2003년부터 문화예술공간으로 탈바꿈하기 위해 노력했고 이는 오늘날의 아트밸리가 됐다.

아트밸리에는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어 가족단위 관람객이 참 많았다.

그 중에서 아트밸리의 대표 관광지 천주호에 가장 눈길이 갔다. 천주호는 화강암을 채석하며 파 들어갔던 웅덩이에 샘물과 빗물이 유입되어 형성된 호수이다. 마치 깎아내려지는 절벽아래 호수가 있는 것 같아 우리가 생각하는 호수는 아니었다. 호수 안을 빤히 쳐다보았다. 1급수 호수라 피라미, 도룡뇽 등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본 후 연신 탄성을 자아내었다.

호수 바로 옆에는 여기가 왜 아트밸리인지 알려주는 조각공원이 있었다. 넓은 잔디밭에 듬성듬성 아름다운 조각품이 있는 조각공원에 있으니, 평소 미술품 관람은 잘 하지 않지만 왠지 전시회에 온 것만 같았다.

이 외에도 전혀 생각하지도 못했던 시설이 하나 있었다. 바로 천문과학관이었는데, 지구, 수성, 목성 등 태양계의 행성들과 별자리 등 천문에 관한 흥미로운 볼거리가 있었다. 각 종 체험도구며, 글들을 하나씩 보면서 과학관을 관람을 마쳤다.

다음으로 간 곳은 비둘기낭 폭포였다. 비둘기낭 폭포 주변은 화산이 폭발하면서 생긴 주상절리가 계곡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 협곡 안에 침식을 받아 신비로운 폭포가 생겼는데 이것이 바로 비둘기낭 폭포이다. 이 폭포를 처음 보면 과연 여기가 2018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과거에 와 있는 느낌이 든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무술 실력을 갈고 닦기 위해 산에서 훈련을 하곤 하는데, 딱 거기에 부합하는 곳이었다. 실제로 많은 드라마에서도 촬영을 했다고 하니, 내가 잘못 본 것은 아닌 것 같다.

폭포가 이렇게 신비롭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물 색 때문이다. 파란색 에메랄드 빛 보다도 더 푸르른 빛을 띄는 물은 마치 물감을 풀어놓은 것처럼 한없이 푸르렀다. 이 푸르른 폭포 주변이 주상절리로 되어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한없이 이질적인 공간으로 느껴졌다.

그렇게 비둘기낭 폭포를 감상하며 사진을 찍은 후 차로 1분 거리에 있는 한탄강 하늘다리로 향했다. 비둘기낭 옆길을 따라 갈수도 있었지만, 나중에 차를 타러 가기 귀찮을 것 같아 차로 움직였다. 하지만 다리에 올라가고 보니 그냥 차를 놓고 걸어왔을 걸 하는 후회가 들었다. 다리 위에서 펼쳐지는 계곡 풍경이 자연스럽게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절경이었기 때문이다. 다리를 천천히 걷다 보니, 유리로 된 바닥이 나왔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다녀 그리 투명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발 밑 모습을 보니 퍽 이채로웠다. (사진3,4)

오후가 다되도록 돌아다니니 배가 고팠다. 어디서 점심을 먹을까 고민 끝에 이동갈비를 먹기로 했다. 이 포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인 이동갈비는 갈비에 양념 조미료를 재어 숯불에 구워먹는 고기이다. 모든 고기가 맛이 없을리는 없지만 양념갈비 보다 더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나와 특히나 맛있었다.

이동갈비를 배불리 먹고 산책도 할 겸 근처 고모호수공원으로 향했다. 특별히 볼거리가 있지는 않았지만, 고모리 호수 주변을 산책할 수 있게 길이 잘 조성되어 그것으로 충분했다. 중간에 낮은 언덕도 있어, 소화시키며 걷기엔 안성맞춤이었다.

소화가 다 된 후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산정호수였다. 산정호수는 포천의 대표적인 관광지이다. 그렇다보니 포천의 다른 어느 곳 보다 사람이 많았고 다양한 길거리 음식이 있어 볼거리가 많았다. 산정호수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둘레길을 걷다 보면 수변데크길이 나온다. 호수 너머로 명성산이 있어, 보는 이를 매료시킨다. 사람은 많았지만 호반길이 워낙에 길다 보니 사람들과 부대끼지 않고 여유 있게 걸을 수가 있었다.

길을 걸으며 왜 산정호수가 이토록 유명할까 생각해 보았다. 답은 간단했다. 어디서든 길을 걸을 수 있지만 산을 바라보며 호수를 아래 두고 그 위를 걷는 기분은 오직 포천 산정호수에서만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호반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건 호수 초입에 위치한 다양한 예술작품이었다. 앞서 아트밸리에서도 다양한 예술 작품을 보았지만 호수에서 보니 또 달리 보였다. 특히 호수 밑에서부터 위까지 나있는 사람 형상의 작품은 생동감 있게 잘 표현한 것 같아 웃음이 절로 나왔다.

처음 포천 여행을 생각했을 때 떠올렸던 것은 이동갈비와 산정호수로 대표되는 자연이었다. 그러나 막상 여행을 와보니 이 외에도 정말 다양한 볼거리가 많았다. 그리고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특이하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은 가슴 깊이 남을 것이다. 서울 근교 당일치기로 갈 수 있는 다양한 관광지들이 있다. 하지만 포천처럼 맛있는 음식과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예술작품을 맛 볼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 게다가 사람이 많지도 않아 부대낄 이유도 없다. 날씨가 더 쌀쌀해 지기 전에 포천 여행을 한 번 쯤은 가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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