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태국의 맛에 취하다, 드렁킨 타이
진정한 태국의 맛에 취하다, 드렁킨 타이
  • 최빈 기자
  • 승인 2018.12.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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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우리나라에서 태국 음식은 베트남 음식에 비해 대중화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바로 특유의 향 때문일 것이다. 태국 음식하면 '세계  3대 스프'라 하는 똠양꿍이라는 국물 요리를 떠올리나, 이와 동시에 고수의 시큼한 향도 생각이 나기 때문에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게 호불호가 굉장히 많이 갈리는 요리이다. 나 역시 똠양꿍을 태국 여행 중 먹어 본 적이 있다. 세계  3대 스프가 과연 어떤 맛일지 궁금해서였다. 진정한 똠양꿍 맛을 느끼기 위해 현지인들이 먹는 비싸지 않은 대중적인 음식점에 갔다. 하지만 나 역시 고수향을 이기지 못해 몇 숟가락 먹지 못했다. 하지만 똠양꿍에 실패했다고 해서 태국 음식을 저버릴 순 없다. 우리나라에도 청국장 말고도 수많은 요리가 존재 하듯이 태국도 마찬가지이다. 오늘 소개할 ‘드렁킨 타이’라는 곳은 단연컨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맛있는 태국 음식점이다. 태국 여행을 재밌게 다녀온 이후 태국 음식에 대한 추억 때문에 국내의 많은 태국 음식점을 다녔다. 대부분 홍대나 강남 같은 번화가였지만 가격만 비싸지 특별한 맛을 느끼진 못했다. 그러던 중 혹시나 집 근처에 태국 음식 전문점이 없나 검색하다 찾은 것이 바로 드렁킨 타이이다. 이 음식점은 ‘나 태국 음식점이요’라고 뽐내는 화려한 외관 대신, 흡사 태국에 온 것으로 착각할 만큼 태국 현지 느낌이 물씬 나는 간단한 인테리어로 꾸며졌다. 부천 내에선 유명한 맛 집인지라 약간의 대기시간을 거쳐 자리에 앉았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태국 요리가 보급화 되지 않아 태국 요리가 조금 비싼 편이다. 메뉴 하나에 만원을 넘기가 십상인데 드렁킨 타이는  8 천 원대의 상당히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한다. 게다가 수많은 메뉴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 있는 소수 정예의 메뉴만 있어 태국 음식에 생소한 사람이라도 많은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 똠양꿍의 고수향에 대한 겁 때문에 팟타이와 팟카파오무쌈을 시켰다. 팟타이는 태국의 볶음면 요리로 똠양꿍과 함께 대표적인 태국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 팟타이의 면은 일반 국수면에 비해 굵고 납작한 편이며 매콤한 맛이 강하지 않은 동남아 태국 볶음 요리이다. ‘팟’이 ‘볶음’이란 뜻이고, ‘타이’가 ‘태국’을 뜻하는 단어이니 가히 태국을 대표하는 요리라 할 수 있다. 드렁킨 타이의 팟타이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팟타이에 비해 구수하고 향토적인 맛이 난다. 매콤한 면도 없지 않지만 고소한 맛이 강해 태국 현지 맛을 재현한 것 같았다. 거기에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추어 태국에서 먹어본 팟타이에 비하면 훨씬 맛있었다. 동남아 요리는 강한 향신료를 쓰기에 호불호가 갈리는데 팟타이를 비롯해 이 음식점의 모든 메뉴는 현지화 하였기에 우리 입맛에 잘 맞았다. 그렇다고 태국의 느낌을 버리진 않고 국내 사람들의 입맛과 조화를 잘 이루었다. 팟카파오무쌈은 잘게 다진 돼지고기와 바질을 매콤하게 볶은 덮밥이다. 바질은 약간 매운 향이 나는 향신료로 주로 이탈리아나 프랑스 요리에 쓰인다. 나는 파스타 위에 바질은 봤어도 밥 위에 바질은 처음 봤다. 그리고 그 선택은 옳았다. 이제까지 먹어본 각종 덮밥들 중 드렁킨 타이의 팟카파오무쌈이 가장 맛있었다. 돼지고기의 아삭한 식감에 바질과 고추의 매콤한 향이 버무려지니 밥 한 그릇 정도는 뚝딱 비울 수 있다. 이 간단한 조합을 이리도 훌륭히 구현해 내는 것에 감탄을 금할 수 없다. 밥 한공기로 식사가 모자라다면 밥과 면은 무한리필이니 조금 더 보충할 수 있다.

 

드렁킨 타이는 태국 현지 분위기를 느끼며 저렴하지만 질 높은 태국 음식을 맛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홍대, 강남과 같은 번화가는 아니지만 그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 맛을 보고 싶다면 드렁킨 타이를 방문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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