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위한 노력…일본 전기 연구 시설을 가다
미래를 위한 노력…일본 전기 연구 시설을 가다
  • 이훈 기자
  • 승인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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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는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에 꼭 필요한 존재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전력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안정적인 전기 공급과 지구 환경 보전에 대한 대응책은 필수적이다. 해결책은 바로 끊임없는 연구·개발(R&D)이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일본의 전기 R&D 현장 2곳을 최근 다녀왔다.

◇현장의 조력자…관전공 R&D 센터

관전공은 건축 설비를 시작으로 정보 통신 및 전력 설비 분야에서 독자적인 기술과 노하우 공업을 이용해 전기·정보 통신 공사 등의 기획부터 설계, 시공, 유지 관리 및 후속 리뉴얼까지 일관된 엔지니어링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축적해 온 기술과 노하우를 활용해 태양광이나 풍력 등의 신재생 에너지 발전 사업과 철도 · 수도 등 사회 인프라 분야에 사업 영역의 확대에 노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로봇과 IOT를 활용한 기술 개발에도 노력하고 있다.

일본 도쿄 나리타 공항에서 차를 타고 약 1시간, 80km 거리를 달리자 이바라키 지역에 도차했다. 이바라키 지역은 일본을 대표하는 학술 연구, 첨단 산업의 거점 쓰쿠바 시가 있는 유명한 지역이다. 관전공도 1993 년 7 월 이 곳에 기술 연구소 문을 열었다.

기술연구소의 첫인상은 3층의 낮은 건물로 다소 허술한 느낌이 들었다. 관전공이 2014년 9월 창립 70주년을 맞아 새롭게 제시한 경영 비전 ‘사회를 지탱하는 100년 기업’ 달성 중심에 핵심 역할을 하는 곳답지 않았다.

관전공 기술연구소 1층에 전시된 개발품

하지만 실내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입구에 들어서자 가정용 로봇 시대 개막을 알린 ‘페퍼’가 반갑게 맞았다. 그 옆에는 관전공 R&D센터에서 개발된 제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수 많은 제품 중 지진이 많은 나라답게 대비할 수 있는 변압기 내진 장치가 눈에 들어왔다.

관전공 관계자는 “동일본 대지진 직후에 실시한 피해 전기 설비 조사 결과 정전을 일으킨 사례 대부분이 변압기의 흔들림이 원인이었다는 것을 알게됐다”며 “진도 7 상당한 무리 지진에도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 소개했다.

관전공에서 개발 성공한 1000kV 송전탑

관전공 기술연구소는 연구동, 실험동, 야외 실험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선 옥상에 올라서자 야외 실험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특히 관전공에서 기술 개발에 성공한 1000kv 송전탑이 설치되어 있었다. 현재 중국, 인도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에서 축척된 기술을 활용해 해외에 진출하고 있다”며 “기술 이전을 실시해 높은 평가를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계단을 내려와 연구동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서는 현장에 필요한 제품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실레로 기존에는 현장 데이터를 수집할 경우 손으로 직접 작성해 실수 등이 발생했지만 측정 기록 지원 시스템을 개발해 태블릿이나 PC로 바로 입력해 오류를 줄였다. 또한 FEP Cutter를 개발, 기존 톱으로 절단하는 작업을 깔끔하고 안전하게 할 수 있게 변화 시켰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수품인 드론, 로봇, 360도 카메라, VR 등을 현장에 적용될 수 있게 제작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천장 등 사람이 직접 배선공사가 어려운 공간에 작업을 펼치는 로봇. 전봇대에 전선을 연결해 주는 드론 등을 개발해 현장의 안전성 및 속도 향상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실험동에서는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고 원인을 CT 촬영, 현미경 등을 활용해 분석하는 실험이 이뤄졌다. 항온항습실도 설치되어 있어 추운 지역에서의 배터리 내구성 성능을 실험할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한 자세한 분석이 가능하다”며 “고객들의 이해도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는 기술과 미래를 위한 기반 기술의 연구 개발 및 시공 엔지니어링 부문에 대한 지원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1석 3조의 효과…도쿄 스카이트리

뇌(雷)에 의한 인간이나 건물에 피해는 매년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뇌연구에는 1970년대 스위스 산간부에서 관측된 데이터가 지금도 기초적인 데이터로 이용되고 있을 정도로 매우 열악하다.

2008년 7월 14일에 착공해 약 4년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12년 2월 29일 완공한 도쿄 스카이트리. 완공 3개월 후 시험 가동을 거쳐 5월 22일부터 정식 영업을 시작했다.

원래는 약 610m 규모로 만들 예정이었으나 2009년 10월 16일 도쿄 부근의 옛 국명인 무사시노쿠니와 발음을 비슷하게 위해 높이 634m로 건설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건축물로서의 높이는 470.97m이며 요코하마 랜드마크 타워가 가지고 있던, 일본 건축물 중에서는 최고 높이 기록이었던 296.33m을 경신했다.

도쿄 스카이트리의 기본 역할은 전파탑이다. 도쿄 중심부 지역에 새로 지어지고 있는 고층건물들의 수가 점점 늘어나면서 도쿄 타워에서 나오는 전파가 높은 건물들에 막혀 다른 지역으로 퍼지지 못해 수신 장애가 생기게 되자 해소하기 위해 만들어진 탑이다.

가장 높게 건설되다 보니 관광지 역할도 하고 있다. 실제 2017년 3월까지 누적 방문자는 약 2631만 명으로 복합상업 시설을 포함하면 1억 8353만 명에 이른다.

또한 일반인들에게는 낯설지만 뇌(雷)관측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평지에서 낙뢰지점의 예측은 어렵지만 고층 건축물을 활용한다면 뇌 관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과거에는 토론토CN타워(553m),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443m) 등에서 뇌 관측이 이뤄졌다.

직접 방문한 도쿄 스카이트리 1층에는 관광명소답게 KFC 등 레스토랑과 옷 가게가 입점해있었다. 입구로 들어서자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단체견학을 온 초등학생, 중학생들로 북적였다.

도쿄 스카이트리 정상에 설치된 피뢰침을 축소한 모형

조금 걸어가자 창문 밖으로 로고스키코일(Rogowskii Coil)이 놓여져 있었다.

동경전력 관계자는 “이 곳에 설치된 로고스키코일은 누구도 만들어 본적도 없고 참고할 만 사례도 없었다”며 “타워 구조물의 형상에 맞춰 육각형으로 되어 있다. 대각 길이가 10m로 길다보니 광역 주파수 특성을 확보하는 게 어려워 나눌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쿄 스카이트리에는 로고스키코일이 2개 설치되어 있다”며 “탑 꼭대기에 뇌가 떨어지면 철골을 통해 땅 속 깊이 전류가 흐른다. 그 뇌전류를 로고스키코일로 검출함으로써 전류의 파형 즉 전류의 크기, 전류가 흐르고 있는 시간 등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북적이는 관광객들을 지나 관계자만 들어갈 수 있는 문으로 들어갔다. 보안요원에게 가방 검사를 받은 후 임시출입증을 발급받아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층으로 표시되는 일반적인 엘리베이터와 달리 도쿄 스카이트리 엘리베이터는 m로 표시되어 있었다.

엘리베이터에 탑승 후 320m로 올라가 데이터를 수집하는 공간에서 안전모 등 안전장비를 착용했다. 이후 다시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385m로 올라갔다. 주 역할인 전파탑답게 방송장비들이 많이 있었다. 방송장비들을 지나 다른 엘리베이터에 탑승한 후 450m까지 올라갔다. 이후 계단 및 사다리를 이용해 500m까지 올라갔다. 도쿄돔부터 디즈니랜드까지 도쿄의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가운데에는 커다란 피뢰침으로 뇌 관측이 이뤄졌다. 동경전력 관계자는 “스카이트리에서는 연평균 10회 이상의 낙뢰가 발생한다”며 “도쿄에서는 기온, 기압, 강우량 등 여러 가지 기상데이터를 입수할 수 있다. 데이터와 우리의 관측 데이터를 조합해 개별 낙뢰의 상세한 분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뇌관측을 위한 조건에 탁월한 장소는 드물어 세계 연구자의 관심도 대단히 높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진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카운터 웨이트가 있어 전혀 걱정이 없다“며 ”일본 스카이트리에서의 데이터가 더욱 축적된다면 뇌연구에 새로운 시점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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