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화, 믹스논쟁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효율화, 믹스논쟁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 김창섭
  • 승인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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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섭 가천대 교수ㆍ전기저널 편수위원장

최근 산업부 신임장관의 취임사에서 수요옵션 우선 선언이 있은 후 다양한 반응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호평에 가까운 듯 하다. 수요옵션 정책은 절약, 효율화, 합리화, 부하관리 등의 다양한 용어로 설명될 수 있는 포괄적인 의미이다. 이를 에너지전환 정책의 중심에 두려는 것은 현재 상황을 볼 때 매우 타당하다. 그 간의 에너지전환 정책은 그 넓은 에너지정책의 전선을 발전용 연료의 믹스전환으로 좁게 설정함으로서 정치적 갈등을 유발하는 우를 범한 것이 사실이다. 에너지믹스의 정책적 조정은 매우 민감한 정치적 이슈이기도 하고 워낙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는 사회적 이슈이기도하다. 동시에 전력망의 기술적 이슈이기도 하다. 동시에 지역별 에너지수급과 책임성의 문제를 내포한다. 에너지가 부족하고 인프라가 빈양한 시기에는 가스도입 때와 같이 인위적이고 정책적인 결단에 의하여 수월하게 믹스가 조정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때와 다르다. 정치적 결단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한편 전환의 대상을 볼 때 어떤 접근이 더 포괄적이고 더 혁신적이며 더 수용성이 높은가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의 에너지소비의 전반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 오히려 더 시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기업형의 바나나공장을 농업용 전기요금으로 지원하는 것이 타당한가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우리는 현재 제조업 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지에 대한 지극한 우려를 갖고 있다. 다른 대안이 없는 한 제조업 즉 공장을 운영해야 한다는 점에는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한계기업을 정부보조금과 낮은 전기요금으로 계속 좀비로 살려야 하는가는 또 다른 맥락의 이슈이다. 한편 금년 여름에 경험한 바와 같이 폭염은 이제 생명을 위협하는 수준이다. 에어컨 비용관련 누진제를 논할 상황이 아니라 에어컨이 없는 계측의 생존을 걱정하는 것이 우선이어야한다. 그것이 정상적인 나라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지난 시기에는 없던 새로운 걱정거리이다.

이러한 새로운 상황에서 우리가 택해야 하는 옵션은 단연코 에너지소비구조의 획기적인 전환이어야 한다. 여하히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여하히 에너지를 합리적으로 사용하여 전기 열의 균형을 바로 잡아야한다. 건물, 공장, 수송체계 전반을 효율성이 담보되는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갈등을 부추기는 발전설비 등 공급옵션의 증설을 가급적 억제하여야 하고, 공급측 옵션은 수출로 생존을 도모할 수 있게 유도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변화는 다소 비용이 추가되는 한이 있더라도 반드시 혁신적 기술에 기반하여야 한다. 수요옵션이 오히려 기술적 다양성과 혁신성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는 점을 잊지말아야 한다. 수요옵션을 통해 더 많은 일자리가 늘어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각자도생이 고착화된 우리 생태계를 인정하더라도 공생을 위하여 이러한 긍정적 방향으로의 태세전환을 수용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 시점에 에너지계가 추구해야 하는 커다란 숙제인 것이다. 물론 어떤 에너지전환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새로운 에너지전환에 대한 Ambitious and Concrete Plan이 제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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