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정주영 공법’ 성공한 충남 서산서 태양광 도전장
현대건설, ‘정주영 공법’ 성공한 충남 서산서 태양광 도전장
  • 이훈 기자
  • 승인 2019.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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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은 1984년 초 충남 서산에서 방조제를 쌓아 올려 바다를 육지로 만드는 간척사업을 펼쳤다. 하지만 아무리 큰 돌을 퍼부어 둑을 쌓아도 초당 8m가 넘는 물살을 이겨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때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이 23만 톤 짜리 초대형 유조선을 물막이 공사 구간 근처에 가라앉혀 유속을 늦췄다. 전 세계 건설업계에서 ‘정주영 공법’으로 불린 이 아이디어 덕분에 45개월로 예정된 공사가 9개월 만에 마무리됐으며 서울 여의도 면적의 50배에 달하는 새로운 땅을 얻었다. 이로인해 서산 간척지는 현대건설의 도전정신을 상징하는 곳이 됐다. 현대건설은 이 곳에서 국내 최대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하며 또 한 번의 도전을 시작했다.

발전규모 65MW에 모듈 18만5724장이 설치되어 있는 서산 태양광발전소 전경

현대건설이 새롭게 건설하고 있는 서산 태양광발전소의 설치 면적은 99만 3480㎡(약 30만 평)에 이른다. 발전 규모는 태양광 65MW로 모듈 18만 5724장이 설치된다. 이와 함께 130㎿h급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갖출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가 태양광 모듈, 인버터 등 주요 기자재 공급을 맡았고 현대일렉트릭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공급, 설치한다. 현대건설은 최초의 태양광발전소를 짓기 위해 지난해 사업본부 내 에너지사업부에 에너지신성장팀을 신설하고 인프라투자개발실과 협조했다.

총 공사비 1000억 원이 소요되는 이 발전소는 인근 2만 2000여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태양광 발전은 원자력, 화력 등과 비교해 공해가 없으며 고갈되지 않는 무한 태양광 에너지원을 원료로 사용하는 친환경 신재생에너지”라며 “간척사업 완료 후 염분이 많아 약 20년 동안 방치됐던 유휴지를 활용해 현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에 발맞추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화력 및 원자력 발전소는 7~20년의 장기 공사기간이 필요한 반면 태양광 발전은 1~2년 이내로 공사기간이 짧고 운영기간 내 별도의 시설투자 비용이 전무한 발전소”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서산 태양광발전소는 22.9kW의 전압으로 한국전력에 송전하는 기존 태양광발전소와 달리 설비 내 154kV 변전소를 설치하고 초고압 지중선로 케이블을 통해 한국전력 안면 변전소에 직접 송전하는 방식을 국내 최초로 시도, 업계에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서산 태양광발전소는 송전선로 전 구간을 지중화할 계획이기 때문에 민원 및 경관 피해를 최소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17일 기준 88.23%공정율을 달성하고 있는 현장은 막바지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서산현대농장 사옥에서 차를 타고 비포장도로 300m를 달리자 관리동과 ESS 설비동 등 2개의 건물이 나왔다.

관리동은 건물만 지어진 상태였으며 ESS 설비동은 70% 정도 공사가 완료된 상태였다. ESS 설비동 2층에 올라서자 1만 8000개의 배터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최근 문제가 되는 ESS센터 화재 예방을 위해 청정소화가스로 소방설비를 갖췄으며 퓨즈 부분 차단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1층으로 내려와 차를 타고 발전소 현장을 한 바퀴 돌기 시작했다. 길 가운데 양옆으로 태양광 모듈이 연결돼 장관을 이뤄냈다. 차로 발전소 현장을 한 바퀴 도는데에만 약 30분의 시간이 소요됐다.

서산 태양광발전소는 20년간 92만 5000MW를 발전하고 ESS는 15년간 충전전력량 44만 3000MW 송전해 사업 기간에 3,800억 원 발전 수입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상업 운전 이후 약 20년간 운영수익 확보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따른 탄소 배출권도 확보할 수 있어 탄소배출권 거래를 통한 수익 창출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산 태양광발전소 현장은 인접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협력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현대건설 자체 공사이며 향후 20년 동안 현대건설이 직접 발전소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품질 시공은 물론 향후 유지‧보수까지 문제 없도록 주민들과 신뢰를 다지고 있다.

실례로 잘못 알려진 태양광 모듈의 유해성에 관해 설명했으며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기로 약속했다. 또한 공사 기간에도 서산‧태안 지역 업체의 자재‧장비 및 인력 등을 활용함으로써 지역 경제에 이바지했다.

현대건설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서산 태양광발전소에서 끝이 아니라 계속 이어질 계획이다. 우선 서산 태양광 발전사업 이후 서산 간척지 내 부남호에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서산 외에도 국내 대규모 육‧수상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할 부지를 발굴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서산 태양광발전소 실적을 바탕으로 중동, 아시아, 중남미지역에 100MW급 태양광발전소 EPC 사업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세계로 뻗어 나갈 태양광 발전 기술이 현대건설의 정신이 담긴 서산에서 싹을 틔우고 있다”며 “사업자가 아니라 전 지구의 생태계를 위해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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