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참관기] 공상과학영화에서 봤던 자동차가 현실로…美 CES 2019
[CES 참관기] 공상과학영화에서 봤던 자동차가 현실로…美 CES 2019
  • 양성운
  • 승인 2019.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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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운 메트로경제 기자

#직장인 김모씨(25)는 야간 업무가 늦어져서 늦은 시간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차량에 탑승했다. 차량 스스로 운전자의 신체 리듬을 확인하고 탑승자가 미리 설정한 장소로 이동하는 동안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고 안정적인 주행을 이어갈 수 있는 최적의 코스를 실시간으로 탑색한 뒤 이동하기 시작한다. 김모씨는 1시간 30분가량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내일 스케줄을 정리하고 휴식을 취했다.

어릴 적 공상과학영화에서 봤던 자율주행자동차가 어느덧 영화가 아닌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폐막한 'CES 2019'는 인공지능(AI)와 5G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지난해 자율주행 기술이 핵심이었다면 올해는 커넥티드카(정보통신 기술을 접목한 자동차)와 인포테인먼트(정보와 오락의 합성어) 기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율주행 기술보다 운전자와 탑승객들이 자율주행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솔루션이 대거 공개됐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CES 2019에 참가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커넥티비티 기반 디지털 사회에서 대중화될 수 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콘셉트의 핵심은 휴머니티이다. 인간의 감성에 초점을 맞춘 일상과 함께하는 인공지능에 집중했다.

현대차 부스는 둥근 코쿤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 체험물로 꾸며졌다. 이 체험물은 LED 스크린 등을 통해 자동차가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되는 미래 사회의 '카 투 라이프(Car to Life)' 경험을 제공한다. 차량 센터페이시아에는 ▲워크(work) ▲스포츠(sports) ▲디스커버(discover) ▲쇼핑(shopping)의 4가지 선택 버튼이 있어 자율주행 중 탑승자가 원하는 일을 선택할 수 있다.

현대차 부스에 설치된 체험물을 탑승해 스포츠를 선택하면 자동차 안에서 로잉 머신(조정 경기 시 노를 젓는 형태의 운동 기구)을 경험할 수 있었다. 이동 중인 자동차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또한 디스커버를 선택하자 교육 콘텐츠가 실행됐다. '태양계에서 중력이 있는 행성은 무엇입니까' 등의 문제가 나오고 이를 맞춰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자동차는 안전·속도·편의를 중요시했지만 미래의 자율주행은 인간을 중요시 생각하는 개념이 들어갈 것"이라며 "자율주행으로 운전의 필요성이 사라지면서 감성 드라이빙의 가치는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역시 감성 드라이빙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 기아차의 '실시간 감정반응 차량제어 시스템(READ 시스템)'은 대시보드에 위치한 얼굴 인식 센서가 운전자의 얼굴 표정을 인식해 감정 정보를 ▲기쁨(joyful) ▲놀람(surprise) ▲지루함(bored) ▲피곤(tired)로 구분해준다. 만약 '지루함'으로 판단되면 전면 유리에 간단한 게임이 시작돼 기분 전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스티어링휠에 적용된 전극형 심전도 센서가 심장 박동수와 피부 전도율을 비롯한 생체 정보를 추출해 준다.

실제 전시장에서 기아차의 READ 시스템을 적용한 1인용 모듈에 올라타자 차량 스스로 탑승자의 생채 신호를 인식한 뒤 "Why so Tired?"(왜 이렇게 피곤해?)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후 이 모듈에서는 조용한 음악이 나오며 탑승자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 마치 탑승자의 생체 신호를 인식하고 빠르게 반응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해외 자동차 업체들도 자율주행 보다는 탑승자의 감정·경험에 초점을 맞췄다.

아우디는 자동차를 '모바일 놀이 공원'으로 만드는 기술을 시연했다. '아우디 익스피리언스 라이드(Audi Experience Ride)'라는 이름이 붙은 이 기술은 탑승자들에게 가상현실 안경을 통해 영화, 비디오 게임, 양방향 콘텐츠를 보다 더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기술을 활용해 시연된 실내 VR 콘텐츠인 '마블 어벤져스: 로켓 레스큐 런'은 관람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VR 안경을 착용하면 아우디 e-트론에 탑승한 승객들은 환상적으로 묘사된 우주로 이동한다.

아우디는 자율주행차가 운전자를 운전대로부터 해방시켜줌으로써 발생한 시간적 여유를 '25번째 시간'으로 규정했다. 아우디 관계자는 "앞으로 아우디의 자율주행 차량들은 이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미국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자율주행 전기차 콘셉트 어바네틱(URBANETIC)도 차량 내부를 회의실처럼 둥글게 배치된 좌석에서 탑승자가 마주 보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4인용 자율주행 전기차 아이콘(Aicon)을 선보인 아우디는 자동차를 '인 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했다. 탑승자의 '감각'을 극대화한다는 개념인 '아우디 익스피리언스 라이드(Audi Experience Ride)'를 통해 자동차를 가상현실 영화·비디오게임 등을 즐길 수 있게 구성했다.

BMW그룹은 미래 개인 이동성에 초점을 맞춘 인텔리전트 커넥티드 기술의 미래 비전을 선보였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미래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보여주는 BMW 비전 i넥스트, 운전자와 차량을 연결해주는 핵심 기술인 BMW 인텔리전트 개인비서다.

관람객들은 정교한 혼합 현실형 설치물에서 가상현실 시운전을 통해 BMW 비전 i넥스트가 제시하는 미래의 운전을 경험했다. 시뮬레이션 운전은 2025년 미래도시를 배경으로 최신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기술을 VR로 구현한다.

BMW 인텔리전트 개인비서는 부스에 방문객이 들어서자마자 환영 인사를 전하며, 정원처럼 꾸며진 입구에서부터 안내를 시작해 전시장 중심부로 이끈다. 서정적으로 꾸며진 길을 따라 다양한 소리와 빛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전시 공간 입구는그 자체로 특별한 경험을 제공했다.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자율주행 모터사이클 BMW R 1200 GS와 BMW X7 오프로드 코스였다. 전시장 외부에서는 먼저 BMW 모토라드가 BMW 그룹의 자율주행 주행 기술을 선보이며 자율주행 BMW R 1200 GS는 스스로 시동을 걸고 가속하며, 코너를 돌고, 감속한 다음 멈췄다. 이러한 자율 주행 기술은 라이더가 위험한 상황을 인지하고 어려운 주행 방법을 터득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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