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육아가 아니라, 생존이다.
기업은 육아가 아니라, 생존이다.
  • 전기저널
  • 승인 2019.0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영규 (주)아이티공간 대표이사ㆍ울산정보산업협회장

지난  2001년 창업당시 우리 아이티공간은 단순히 대규모 투자로 값비싼 자동화 장비를 채우는 것은 스마트팩토리의 본질을 흐린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을 계기로 진정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고자 노력했다. 스마트하다는 것은 현명하다는 뜻이며 지혜롭고 사리에 밝다는 것이다. 각 현장의 특수성과 목적을 이해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통해 사람이 더안전하고 행복하며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인간 중심의 진정한 스마트팩토리라 할 수 있겠다.
지금까지 아이티공간은 전류, 전압, 내외부 온·습도, 진폭,가스센서 등의 통합적인 감시가 가능하고 비용과 속도 면에서  20배 이상의 절감 효과를 지닌 솔루션을 자체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 솔루션은 모터가 쓰이는 공장·설비, 교통·운송, 환경·안전, 석유·화학·에너지 등의 모든 산업분야다운타임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전류예지보전 ‘유예지’ 솔루션은 이미 현대·기아자동차에 4,000대를 납품하면서 기존 설비 대비  40배 이상의 탁월한 가격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 EOCR’을 통한 예지보전 빅데이터 마이닝 특허 알고리즘 기술을 강점으로 국내외시장에서 예지보전 SMART-EOCR(IoT-EOCR)로써 이미 우위를 선점한 상태다.
이러한 성과와 함께 지난  1월 일본  4차 산업혁명을 대표하는 세계적 전시회 ‘스마트 팩토리·로봇’ 엑스포에 참관하게됐다. 참관하게 된 계기는 최근 일본은  4차 산업혁명을 눈에 보이는 실체로 가시화하기 위해 건설 및 자동차 부품에연결된 축적 데이터의 자료 분석을 기반으로 고장을 예방하고 생산 공정을 개선하는 것으로 기존 업무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었고 그 기능을 우리 아이티공간은  20여년 간 지속해 왔기 때문이다.
2017년 일본이 선언한 Society  5.0은 독일의 인더스트리 4.0 벤치마킹에서 확장된 개념이다. 초고령화로 인한 일본사회의 생산인구 감소, 전통산업의 성장한계라는 절실한배경 속에서 일본은 맞춤형 산업 시대를 대비한 디지털 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위해 일본이 제일 먼저 서둘렀던 것은 바로 제도 혁신이었다. 혼만 빼고 제도까지 다 바꾸겠다는 메이지유신 ‘화혼양재(和魂洋才)’의 성공비결 또한 제도적 혁신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일본이 경기 성장 한계로 이어진 침체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은 바로 협력이었다. 현재  4차 산업혁명을디딤돌로 상호 연결이 강화된 사회를 구현하는 소사이어티5 . 0 (Society  5.0) 또한 산·관·학의 협력을 강조하고 있다.
불과  4·5년 전만해도 일본은 디지털, 인더스트리 분야에서독일이나 미국 그리고 중국에 비해 존재감이 작았다. 그러나 최근 일본은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발전의 비약을 보이고 있다. 이것은 그야말로 정부와 학계, 기업들이 함께 협력함으로써 축적된 그들의 기술과 문화를 디지털화해 온 노력의 증거라 할 수 있다.이러한 추세 속에서 우리 정부는 창업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디를 가든 창업교육 열풍이 거세다. 하지만 창업정책이라는 온실에서 벗어나자마자 곧바로 약육강식의현실에 직면하며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 상실을 체험한 젊은이들은 공무원 준비라는 구실 좋고 명분 좋은 길을 택하기도 하는데 결국 창업경제의 고질적 패러다임의 일부이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많은 기업들을 정부를 위한 이용 수단으로만 취급하고 육성에는 힘쓰지 않았다는것일 수도 있다. 작년 국가경쟁력 평가(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발표)의 기업효율성 부문에서 우리나라는  63개국 중  43위에 그쳤다. 외국 경쟁 기업들에 비해 수익성이 현저하게 낮아지면서 자동차와 철강, 조선 등의 주력업종은 중국에게 첨단 분야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 국가에게 밀려났다. 그러는 사이 경쟁 국가들은 제조업의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육성에 전력을 다함으로써 일본의 소사이어티5 . 0 을 비롯한 중국 제조  2025 전략의  10 대 핵심 산업, 독일인더스트리  4.0 등  4차 산업혁명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은 육아가 아니다. 비지니스 생태계는 정글과 같아 내던져져도 살아남아야만 하는 전쟁터와 같다. 그러나 이 거대하고 처절한 생태계는 서로가 함께 이루어나가야만 다 같이 생존할 수 있는 삶의 터전이 된다. 그래서 아무 보잘 것 없는 거추장스런 바위가 내 몸을 가려주기도 하고 발에 걸리는 돌부리 하나가 내 무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정부는 성과를 창업 숫자로만 보지 말고 성장기업  10년 이상 기업들의 유지와 지속 또한 성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 더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공급 측면에서의 일자리 정책으로 제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산업정책에 승부를 두어야한다. 생명력과 번식력이 강한 자생적 창업이야말로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성공의 키워드라고 감히 확신하는 바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