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보물섬 강화도
아름다운 보물섬 강화도
  • 양준환 기자
  • 승인 2019.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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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저녁으로 몰아치던 칼바람이 어느새 잦아들고 날씨가 제법 풀린 것 같은  2월 말 친구들과 강화도 1박 2일 여행을 계획했다.  4년 전 방문 후 오랜만에 다시 가는 강화도는 그동안 중력만을 이용해 산에서 카트를 타고 내려오는 ‘강화루지’,  60여 년 전에 폐업한 방직공장을 카페로 재활용한 ‘조양방직’ 등 새로운 것들이 참 많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가는 날이 장날 이었던가 초미세먼지 경보발령으로 실외활동을 최대한 자제하라는 문자 알림이 여행 날 기상알람을 대체했다. 결국 친구들과 논의 끝에 강화루지는 다음에 체험하기로 하고 조양방직 카페만 둘러보기로 했다.
조양방직은  1933년 일제시대 때 지어진 방직공장이었다.  1958년에 폐업 후  60여 년 동안 흉물로 방치되어 있다가 1년간의 보수 작업을 거쳐  2018 년 카페로 재탄생, 이제는 강화도의 가장 유명한 핫 플레이스가 됐다.

조양방직은 규모가  2,000평 이상 된다고 들었기 때문에 주문보다는 먼저 시간을 가지고 여유롭게 카페 구석구석을 둘러보기로 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빈티지한 가구와 옛 공장 기계들이 눈길을 끌었다. 건물 내부에는 옛 콘크리트 벽체를 그대로 노출시키거나 낡은 건축 자재들로 꾸며 놓고 조명을 최대한 많이 설치해 자칫 지저분하거나 흉물스러울 수 있는 모습을 분위기 있게 잘 바꿔 놓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낮보다는 밤에 방문하는 것이 운치 있는 조명을 좀 더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카페 안에 아기자기한 소품들과 빈티지한 느낌의 가구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어서 특별한 포토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카페 어디에서나 사진을 찍어도 잘 나왔다. 카페 구경을 끝내고 커피를 마시기 위해 카운터로 발길을 돌린 순간 엄청난 줄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주말이라 사람이 많을 것으로는 예상은 했지만 족히  1시간은 기다려야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별수 없이 근처에 다른 카페를 검색해 이동했다.
커피 한 잔 후 마트에 들려 장을 보고나니 금세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이대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쉬워 급하게 검색했다. 그 결과 강화도에 얼음 낚시터가 여러 곳에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우리는 서둘러 펜션에 도착한 후 짐도 풀지 않은 채 근처에 있는 저수지로 서둘러 향했다. 하지만 낚시터에 도착한 후 한 번 더 좌절 할 수밖에 없었다.  2월말부터 날씨가 급격하게 풀린 탓에 얼음이 다 녹아 버렸기 때문이다. 정말 계획했던 대로 흘러가는 게 하나도 없었지만 야간낚시는 처음이기 때문에 낚시를 하는 것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비록 제대로 된 장비 없이 낚시 방법도 제대로 모르고 하는 것이었지만 밤하늘의 별을 보며 조용한 분위기에서 낚시를 하다 보니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졌다. 고기는 한 마리도 낚지 못했지만 낚시터에서 하는 물통세우기 이벤트에 참가해 큰 송어 한 마리와 산천어 두 마리를 얻어 갈 수 있었다.
늦은 밤 펜션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서둘러 저녁준비를 하고 여행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바비큐를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 했다. 비록 이번 여행에서 계획대로 진행된 것은 많이 없었지만 이것 또한 여행의 일부분이고 이러한 변수조차도 즐기는 것이 진정 여행을 떠나는 자의 마음가짐이라 생각했다. 도심을 벗어나 부담 없이  1 박 2 일 여행을 떠나기에는 강화도는 서울 근교에 있어 언제든지 갈수 있기 때문에 항상 여행지를 선택할 때면 후순위로 밀려나는 찬밥과도 같은 신세지만 알고 보면 천년고찰 전등사를 비롯해 강화루지, 조양방직 카페, 낚시체험 등과 같이 여러 가지 볼거리 즐길 거리를 간직한 보물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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