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전망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전망
  • 배충식
  • 승인 2019.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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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충식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교수

1. 전기자동차의 등장 배경

최근 전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및 기후변화에 대한 이 슈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신에너지를 동력원으로 하는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2015년 파리 기후협약 이후 국제사회에 약속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이행력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차라는 이름으로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을 장려하였다.

정부는 2018년 6월 ‘전기·수소차 보급 확산을 위한 정책방향’을 통해 2022년까지 배터리 전기차를 35만대, 수소 연료 전지 전기차를 1만 5000대를 보급하는 목표를 제시하였다. 이후 2018년 7월 ‘2030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기본로드맵 수정안’을 통해 2030년까지 전기차 300만대를 보급하는 안을 제시하였다.

미래형 신에너지 자동차로 주목받고 있는 배터리 전기차는 외부 전기 공급원으로부터 충전되는 배터리의 전기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반면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는  수소를 연료로 주입하여 연료전지에서 발생되는 전기에너지를 동력원으로 사용한다.

공급원료의 추출부터 자동차 주행까지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주기적(Well-to-Wheel) 온실가스 배출 이슈는 존재하나, 배터리 전기차 및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모두 차량 단위 주행 중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다. 또한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미세먼지가 자동차의 배기구에서 배출되지 않으므로 온실가스, 미세먼지 저감의 수단으로 배터리 전기차 및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가 주목받고 있다.

2. 성장 동력

2018년 신에너지 자동차(배터리 전기차, 수소 연료전지 전기 차)가 세계 승용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 수준이지만 내연기관차가 지배하고 있는 자동차 시장으로의 진입에 성공하였다. 이러한 성공의 배경으로는 신에너지 자동차 기술력의 발전과 정부 주도의 지원 정책을 이유로 들 수 있다.

배터리 전기차는 그동안 높은 배터리 가격, 낮은 에너지밀도 및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인해 자동차 시장 진입이 제한 되었다. 그러나 리튬이온 배터리가 1991년 소니에 의해 최초로 상업적으로 출시됐다. 이와 함께 최근 모바일 혁명을 거치며 성능이 꾸준히 향상됐고 자동차 제조회사들도 리 튬이온 배터리의 자동차로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러한 수요를 반영하여 배터리 제조회사들은 배터리 생산의 규모를 증대시켰다. 따라서 최근 리튬이온 배터리팩 가격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다. 2010년 배터리팩 가격이 kWh 당 1,160달러 수준에서 2018년 kWh 당 176달러 수준까지 연평균 약 20%씩 감소하였다. 이러한 배터리팩 가격의 하락은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배터리 전기차의 기술력을 향상하는 선순환 결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배터리팩 가격 하락에도 배터리 전기차는 여전히 내연기관차 대비 상당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특정 국가에서는 정부 주도로 세제, 구매 보조금 지원, 충전 인프라 구축 등의 직접적인 지원 정책을 통해 배터리  전기차의 높은 가격을 보완하여 보급률을 높이고 있다.

2017년 기준으로 전세계 배터리 전기차 보급대수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신에너지차 크레딧 의무제, 적극적인 보조정책과 내연기관차 번호판 발급 제한을 통해 정부 주도로 배터리 전기차 수급을 조절하고 있다.

특히 국가 배터리 전기차 보조금 프로그램을 통해 차량 주행거리, 에너지 효율성, 배터리팩 에너지밀도를 고려하여 수 년간 중국 내 자동차 회사와 소비자에 막대한 보조금을 투입하였다. 또한 2011년부터 베이징·상하이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내연기관차의 번호판 발급을 줄이고 비용을 늘이는 반면, 배터리 전기차를 구매하면 저비용으로 번호판을 바로 취득하게 하여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률을 높이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는 오랜 기간 높은 연료전지 시스템 가격, 높은 수소 생산 비용 및 인프라 구축 미비로 인해 자동차 시장으로의 진입이 거의 불가능하였다.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온실가스 배출 및 기후 변화 문제로 친환경에너지 원으로서의 수소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게 되었다. 국내의 경우 현대자동차의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기술력 발달과 미세먼지 배출 저감에 대한 수요에 힘입어 자동차 시장 진입에 성공하였다.

2013년 현대자동차는 세계 최초로 투싼 ix 수소 연료전지전기차 모델의 양산에 성공하였고, 2018년 차세대 모델로 넥쏘를 출시하였다. 특히 핵심부품의 독자기술 확보 및 연료전지 전용부품의 국산화를 99% 달성하였다.

연료전지 시스템 효율은 60% 수준으로 개선하였고 세계 최초 3탱크 수소저장 시스템을 도입하여 주행거리는 기존 투싼 ix 모델의 415km 대비 40% 향상된 609km를 기록하였다. 그 동안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단점으로 지적된 내구성 또한 10년 16만km 수준으로 늘렸다.

일본의 경우, 2011년 대지진 이후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과 이로 인한 에너지 수급문제를 타개하기 위해 세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수소에너지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은 수소 경제 실현을 위한 2030 로드맵을 발표하고, 이를 위한 초기 수소에너지 수요의 핵심을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보급으로 설정하였다. 이는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도요타, 혼다를 이용하려는 취지이다. 일본의 수소경제 2030 로드맵에 따르면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보급 목표는 2020년까지 약 4만대, 2025년까지 약 20 만대, 2030년까지 약 80만대이다.

3. 해결 과제
신에너지 자동차 기술력 발전 및 정부 주도의 지원 정책에도 불구하고, 배터리 전기차 및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가 향후 시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배터리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팩 에너지밀도 향상을 통한 주행거리 향상, 배터리 전기차 가격 하락, 불안정한 리튬 및 코발트 가격 개선, 발전원 공해 문제 해소, 충전 인프라 구 축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2018년 현대자동차 코나 배터리 전기차 모델의 배터리팩 (64kWh 용량) 에너지밀도는 약 141Wh/kg 수준으로 1회 충전 주행거리가 406km 수준이다. 동급 모델인 코나 내연 기관차의 주행거리(가솔린: 630km, 디젤: 825km)를 감안 한다면 배터리팩의 에너지밀도 향상을 통한 주행거리 향상이 요구된다. 리튬이온 배터리팩의 에너지밀도의 물리적 한 계는 약 250 Wh/kg 수준으로 알려져 있으며, 향후 배터리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이 요구되는 실정이다. 배터리 전기차 주행거리 확보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 향상을 통한 시장성 확보도 문제이다. 최근 배터리팩 가격은 최근 빠른 속도로 감소해오고 있으나, 현재 배터리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 대비 2배 이상임을 감안해보면 배터리 전기차의 시장성 확 보를 위해 배터리팩의 추가적 가격 하락이 요구된다.

최근 중국의 공격적인 신에너지 자동차 보급 확대로 인해 야기된 불안정한 리튬 및 코발트 가격은 배터리 전기차가 격경쟁력 향상의 불안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배터리 전기차는 주행 중에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없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으나, 전기에너지 공급을 위한 발전원 및 발전원에 사용되는 원료의 추출, 가공, 수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주기적 온실가스 배출 문제가 존재한다. 이와 같은 배터리 전기차의 전주기적 온실가스 배출은 발전 에너지원 기술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며 석탄 및 원유 발전을 통한 전기에너지 공급은 가솔린 하이브리드 자동차 대비 높은 전주기적 온실가스 배출을 보인다. 배터리 전기차 보급 계획은 발전 의 에너지 정책과 병행하여 수립되어야 온실가스 배출 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요소 외에 배터리 전기차의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국 단위의 충전 인프라 구축을 계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경우,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가격 하락, 수소 생산시 발생하는 공해 문제 해소, 수소 연료 가격 하락 및 인프라 구축 등의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2018년 현재 현대자동차의 넥쏘의 차량 가격은 동급의 내연기관 차 대비 약 3배 수준이다.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생산원가에서 연료전지 스택 및 수소 탱크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으로 해당 부품의 단가를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특히 연료전지 스택의 막전극접합체(Membrane Electrode Assembly) 전극에서 산소환원 촉매로 고가의 백금이 사용 되고 있다. 즉, 귀금속인 백금 촉매의 사용량을 줄이는 것이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가격 하락으로 직결된다. 따라서 백금 촉매 사용량 저감 기술 및 다른 금속을 이용한 산소환원 촉매 개발 등을 통해 연료전지 스택의 단가를 낮춤으로 써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시장성을 확보해야 한다.

배터리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도 주행 중에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이 없으나, 전주기적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지니고 있다. 특히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에서는 수소 생산 경로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이 큰 차이를 보인다.

석유 화학 단지 및 제철소에서 생산되는 부생 수소가 낮은 온실가스 배출을 보이는 반면 전세계 수소 생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천연가스 개질의 경우,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온실가스 배출을 보인다. 수전해는 현재 낮은 효율로 인해 최악의 온실 가스 배출을 보이지만 미래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통한 전기를 활용하여 수전해를 진행하면 온실가스 배출을 대폭 줄 일 수 있다. 따라서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보급 계획은 청정하고 지속 가능한 수소 공급 정책과 병행하여 수립되어야 한다. 앞서 설명한 요소를 제외하고도 정부의 수소 연료 시장의 개입을 통한 수소 가격 하락, 그리고 수소 인프라 구축 등의 과제도 계획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4.요약 및 전망

앞에서 제시된 최근 자동차 시장 환경변화, 신에너지 자동차의 성장 동력 및 해결 과제 등의 종합적인 검토를 통해, 배터리 전기차 및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전망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오랜 기간 시장을 지배해 온 내연기관차의 온실가스 배출로 기인한 환경적 변화가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에너지 자동차는 최근 배터리팩 및 연료전지 스택 기술의 발달과 정부 주도의 지원 정책에 힘입어 점유율은 미흡하지만 자동차 시장의 도입에 성공하였다.

그러나 향후 시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전기차는 배터리팩 에너지밀도 향상을 통한 주행거리 향상과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개선 및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중심으로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해 가격 저감을 이룩해야 한다.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가격은 배터리 전기차보다도 높은 수준으로, 연료전지 스택에서 백금 사용량을 최소화하는 기술, 저가의 수소 저장용기 개발 등을 중심으로 차량 가격을 현재 출시된 차량의 절반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이와 같은 신 에너지 자동차의 핵심 기술 개발은 단기간에 이룩하기 힘든 과제로 장기간을 통해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당분간 신에너지 자동차는 시장에서 내연기관차에 경쟁력을 갖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며 신에너지 자동차의 시장성 확보 단계까지는 정부 주도의 다양한 지원을 통해 해당 기술의 사장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신 에너지 자동차의 가격 및 기술 발달 수준을 반영하여 구매 보조금, 각종 세제 할인 및 인프라 구축에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

중요한 점은 당장의 환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신에너지 자동차에 보급 위주의 투자는 지양해야 된다는 것이다. 실례로 중국은 2013년부터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제도를 통해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여 세계 전기차 시장을 이끌고 있으나, 2018년에 보조금을 30% 축소한데 이어 2021년에는 보조금이 없어진다. 이는 사실상 신에너지 자동차 보조금 제도가 중앙·지방 정부에 큰 부담으로 작용했음을 의미 한다.

더욱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배터리·모터·인버터 등 핵심 기술이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에 비해 뒤쳐진다는 점이 다. 현 추세로는 신에너지 자동차에 막대한 자금 투입에도 불구하고 기술력 부족으로 인해 해당 기술이 사장될 가능 성이 높다. 이러한 점을 주지하여 당장의 신에너지 자동차 의 보급률을 높이는 방식의 투자보다는, 핵심 기술 개발에 투자하여 신에너지 자동차의 시장성과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신에너지 자동차의 보급에 또한 고려해야 할 점이 전주기적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검토이다. 배터리 전기차는 발전원의 구성이 온실가스 배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배터리 전기차 보급 로드맵은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정책 과 병행하여 수립되어야 한다. 이상적으로 풍력·수력·태양광 발전 등이 각광받고 있으나 해당 발전원은 고비용 구조를 극복해야 한다.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는 수소 생산과정이 온실가스 배출에 지배적으로, 해당 차량의 보급은 수소 공급 시나리오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함께 수립되어야 한다.

2018년 기준 세계 승용차 시장은 내연기관이 약 95%, 하이 브리드가 약 4%, 배터리 전기가 약 1% 차지하고 있다. 미래의 자동차 시장 시나리오는 여러 가지 기술적 선택이 공존하며, 상황에 따라 미래 예측에 다양성을 보인다. 국제 에너지기구의 에너지기술전망에서는 한 기관 내에서 3가지 시나리오(급진·혁신·기준 시나리오)를 반영하여 상이한 자동차 시장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컨설팅·통계 회사 등에서도 매우 상이한 시장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다양한 시장 시나리오를 살펴보면 2030년에도 여전히 내연 기관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강세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배터리 전기차는 평균 약 7% (최대 약 15%) 수준으 로 시장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의 경우, 승용차 시장에서 무시할만한 점유율을 보이는데, 이는 연료전지 시스템 및 수소 저장용기 특성상 상대적으로 짧은 주행거리에 활용되는 승용차 부문에서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살펴볼 때, 배터리 전기차는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 대비 상대적으로 짧은 주행거리, 승용차 부문에서의 우수한 가격경쟁력 등으로 단·중거리 자동차에 우선적으 로 적용될 것으로 판단돼 수소 연료전지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운용 경제성이 높은 버스/트럭 등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자동차 시장 시나리오 전망치와 같이 신에너지 자동차의 보급은 장기적인 계획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며, 시장성을 확보하기 전에는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한 선도적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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