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해상풍력발전 유지·보수선 ‘케이렘호’를 타다
국내 유일 해상풍력발전 유지·보수선 ‘케이렘호’를 타다
  • 배성수 기자
  • 승인 2019.0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년 연구 거쳐 개발 완료
E-DOCKING 시스템 적용 안전한 접안 가능

화석연료를 대체하는데 가장 효과적 수단으로 풍력발전이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소음, 주민 수용성 등은 발전소를 건설하는데 여전히 문제다. 바다 위에 짓는 해상풍력 단지는 육상풍력보다 더 풍부한 바람을 확보할 수 있고 소음이나 자연훼손 등의 문제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 이러한 장점을 가지고 있는 해상풍력을 장기간 가동하기 위해서는 유지·보수는 필수다. 실제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해상풍력 전용 선박이 상용화되고 있으나 국내에는 전용선박 제작기술이 부족해 소형어선이나 고무보트를 이용해 접근함에 따라 해상안전성 확보 및 신속한 접근에 그동안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탐라해상풍력이 위치한 제주도에서 국내에 하나밖에 없는 풍력발전기 유지·보수선 ‘케이렘호’를 타봤다. 

제주공항에서 차로 약 40분을 달리자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와 금등리 공유수면 일원에 위치한 풍력 발전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 중 탐라해상풍력은 국내 최초의 대규모 해상풍력단지로 두산중공업에서 개발·설치한 3MW급 풍력 발전기 10기, 총 30MW 규모로 구성돼 있다.

약 5분을 더 달려 제주 한경면 신창리에 있는 지방 어항인 신창항에 도착했다. 신창항은 작은 어선 20~30여 척이 드나드는 항구로 1999년 37억 5,900만 원을 투자해 면적 5km2의 준설공사를 시행하고 방파제 277m, 물양장(접안 시설) 62m, 선착장 286m 시설을 마련했다.

항구 주변에는 최근 철을 맞고 있는 한치를 잡으러 나가려는 어선들이 준비하고 있었다. 다른 쪽으로 눈을 돌리자 어선보다 크고 앞 모양이 다른 선박이 보였다. 한국에너지종합기술(KLEM) 이 주관하고 중소조선연구원이 참여해 지난 2012년 4월부터 3년에 걸쳐 제작된 케이렘호였다.

한국에너지종합기술 관계자는 “80~90m 높이의 타워상부 의 풍력터빈 내부 및 블레이드(날개) 보수를 위한 고공 작업이나 해상의 극한 상황에서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전 및 유지보수 작업을 위해 특수장비 투입이 필수적이나 국산화 장비가 개발되지 않아 고가의 외국 장비를 사용하거나  험한 작업을 감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케이렘호에는 E-DOCKING 시스템 적용돼 안전한 접안 가능하다.

케이렘호는 전장 16.6m, 폭 5.9m, 높이 2.11m 규모로 해상 풍력발전단지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유지보수 서비스를 위한 인력 및 장비 운송용 특수 목적선이다. 16.6m급 쌍동형 선박으로 디젤기관 2기 및 워터제트 2기로 구성되어 있으며 주 운항 해역인 해상풍력발전단지에서 원활한 임무 수행을 할 수 있도록 충분한 복원성, 내항성능 및 적절한 트림을 유지해 안전하고 신속한 운항에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실례로 고속을 내기 위해 프로펠러 형식이 아닌 워터제트 방식을 적용했으며 해상풍력발전기 접안 시 E-DOCKING 시스템을 이용해 안전한 접안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선박에 탑승 후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운전석이 있는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에는 운전석이 높게 솟아있었으며 그 뒤 로 10개 이상의 좌석과 씽크대 등이 보였다. 배가 출발한지 5분 후 탐라해상풍력단지에 도착했다. 멀리서는 작아보였던 풍력발전기들이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풍력 발전기의 소음을 듣기위해 일부러 배의 엔진을 껐다. 바람이 약한 이유도 있었지만 발전기 소음은 거의 들리지 않았다.  탐라해상풍력발전기 10기를 다 돌고 항구에 도착하자 30~40분의 시간이 훌쩍 지났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에너지종합기술은 국내 최초 해상풍 력 유지보수 전용선박 개발 완료와 블레이드 및 타워 유지 보수용 플랫폼 국산화 개발에 성공했고 출시된 제품이 현 재 육해상 풍력발전단지 현장에 투입 활용됨으로써 풍력서 비스 관련 전문인력은 물론 주요 필수장비를 모두 보유하는 명실상부한 풍력발전기 유지보수(O&M) 분야 전문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케이 렘호를 통해 국내에도 전용선을 상용화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며 “서남해 해상풍력발전 단지를 위해 케이렘호 다 더 큰 전용선을 건조 중이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