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키호테가 65세에 창업을 하면서
돈키호테가 65세에 창업을 하면서
  • 김용집
  • 승인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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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집 (주) GB 대표이사

 

요즘 지하철을 타면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언제 부터인지 한 분 한 분의 언행과 모습을 관찰하고 ‘무엇 때문에 다니실까?’하며 상상하는 이상한 취미가 생겼다.

고령화시대에 접어들면서 65세 이상은 지공맨(지하철을 공짜로 타는 사람)이라 그냥 구경삼아 다니는 분들도 많지 만 생업을 위해 다니는 분들이 의외로 많아 보인다. 생명 이 연장된 만큼 그만큼 먹고 살아야 하는 기간도 늘어 난 셈이다. 100세를 살아보니 65세 부터 80세까지가 제일 행복했다는 김형석 교수의 강의를 직접 들은 적이 있다.

믿기지 않을 백 세에 두어 시간을 내내 원고도 없이 논리 정연하게 강연하시는 체력과 정신력 그리고 강의료를 받아 여전히 큰 수입 (?)을 내는 사회활동에 존경심을 담아 큰 박수를 보내 드리 고 싶다.

내 사회생활을 돌아보면, 한전에서 20년, 중부발전에서 10년 그리고 한수원에서 5년 총35년을 전기와 함께 청춘을 보내고 어쩌다 보니 내 나이 65세가 되었다. 김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이제부터가 가장 행복한 시간의 시작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아직 주제를 모르는 나는 주위에 조직과 사람 그리고 일이 있어야 살아 있음을 느끼기에 돈키호테가 칼을 빼들고 풍차를 향해 돌진하듯이 과감하게 창업을 향해 공격 앞으로 외침과 함께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30년 이상 한 분야에서 근무하며 현장에서 갈고 닦은 경력과 노하우 그리고 연륜이 주는 촉이 서로 융합된 귀중한  산이 퇴직과 함께 사용처 없이 청계산 등산로에서 사라 는 것은 엄청난 국가손해일 것이다.

이런 안타까움에 베테랑 실버들이 마지막 혼을 쏟아 낼 ‘기회의 장’을 마련해 주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창업에 앞서 아이템을 정하고 사전에 꼼꼼히 준비해야 하지만 나는 일단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듣고 확인하고 또 검토해서 아이템을 잡았다.

막상 시작해 보니 정치만 생물이 아니라 사업도 생물인 것 같다. 어떤 사람을 어떻게 만나느 에 따라 사업 아이템과 명암이 확 바뀌는 것 같다. 다만, 부담스러운 것은 젊은 나이가 아니기에 단 한 번의 실패도 있어서는 안 된다는 위축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잘 아는 어느 사업가의 배짱철학이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어린 나이에 쌀 3말 가격인 5,000원을 갖고 무작정 상경해서 크게 성공한 이분은 당시 5,000원권 지폐를 유리판 밑 에 깔고, 망해도 본전은 여기 있다고 당당하게 사업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에 감명 받아 ‘빈손으로 온 인생 본전이 빈손이니 후회 없이 멋지게 하고 싶은 대로 해 보자’라고 스스로 자신 있게 생각했다. 더불어, 핸디캡인 나이를 극복하기 위해 65세가 아닌 1965년생으로 살아가자고 다짐했다. 동사무소 생년월일은 바꿀 수는 없지만 의미 없는 옛날 얘 기는 피하며, 젊은 노래 많이 듣고 젊게 옷 입으며 열 살 아 래 또래와 친구로 사귀면서 모든 언행과 생각을 열 살 낮춰보기로 작정했다.

창업한지 어언 2년, 이제 서서히 모양이 잡혀가고 가능성은 무궁무진 하지만 계획보다 늘어나는 시간이 주는 리스크에 아직은 안개 속 오리무중이다. 그동안 공기업의 온실에서 임원까지 하고 따뜻하게 보낸 나로서는 냉혹한 사회의 현 에 오늘도 새롭게 배우며 전진하고 있다.

다행인 것은 경험과 실력을 겸비하신 분들이 마지막 청춘을 의기투합하고자 속속 합류하니 조만간 작은 촛불이 전깃불이 될 것 같아 행복하다.

훗날 나도 강연할 기회가 있을 때 “75세까지는 열심 히 일하는 나이고, 가장 행복한 시기는 75세부터 90세까 지”라고 열 살 정도 늘려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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