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 위해 국가간 전력망 연계 필요
기후변화 대응 위해 국가간 전력망 연계 필요
  • 배성수 기자
  • 승인 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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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상현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원장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전 세계적인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국내 최초 비영리 기후변화 전문 연구기관인 한국기후변화연구원이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이했다. 전 세계의 효율적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는 김상현 기후변화연구원 원장을 만나 기후변화와 관련된 국내외 주요 이슈에 대해 들어봤다.

그동안 센터장 취임과 달리 연구원장으로는 첫 취임이십니다. 소감과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리며, 연구원을 이끌어가면서 직원들에게 강조할 사항과 가장 중점을 두실 부분에 대해서도 말씀해 주십시오.

2009년 설립 초기에는 8명의 작은 조직인 센터로 출범했습니다. 2017년 연구원으로 승격·개원된 이후 제가 원장으로 취임한 것이며, 현재는 45명의 연구원 가족이 근무합니다. 초기와 달리 규모가 커졌습니다. 경영 측면과 연구 분야의 확장에 있어서 책무가 더욱 막중해졌다고 봅니다.
연구원의 경영방침인 새로운 도약, 경쟁력 강화, 고객 다변화 등 3가지 이외에 연구원이 행복한 일터로 만들어 나갈 생각입니다. 그래야만 연구의 질도 함께 향상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원들에게 수시로 다변화하는 국내외 상황과 기술개발 정보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평소 폭넓은 네트워크를 유지하는 것이 힘이라는 것을 강조합니다. 아울러 미래 연구원의 발전과 확장을 통해 개인도 함께 발전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센터,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단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연구원만의 특장점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한국기후변화연구원은 기후변화 연구만을 위해서 설립된 국내 최초의 연구기관으로서 40여 명의 기후변화 분야 전문 석박사 인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적응 및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연구와 이를 통한 정책개발, 더불어 개도국의 기술 이전을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기에 국내 NGO 단체들과의 명확한 차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탄소배출권 분야는 국내 최고의 전문기관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대표 기후변화 정책연구기관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에 따른 감축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산업, 수송, 건물 등 부문별 목표배출량을 마련하고 감축 실적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성공적인 감축을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30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은 전력수급기본계획 및 현재 운영 중인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등 주요 에너지 정책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정책 간 정합성 제고와 통합적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해관계자 간 의견 수렴과 소통이 필요합니다. 또한 국내 온실가스 감축 목표인 BAU 대비 37% 수치를 면밀하게 검토한 후 세밀한 목표설정을 수행해야 합니다. 목표달성을 위한 방안으로는 실제 비용에 모든 사항을 반영한 ‘실천적 정책’과 ‘전략적 대응’을 시작해야 하며 이를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에너지전환을 통해 전환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에너지전환은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많은 노력을 진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환 부분 온실가스 감축 목표는 5,780만 톤으로써 전체 감축 목표의 20%를 넘는 양입니다. 다만 목표 수치에 대한 판단을 내리기에는 전원공급의 안정성 확보나 현실적인 전환 비용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할 방안들이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이나 ‘3차 에너지기본계획’에도 담겨있습니다만, 실질적인 행동에 대해서는 많은 숙제가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화석연료에서 재생 가능한 에너지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마련된다고 하더라도 주민수용성 확보나 부지 확보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이해와 학습이 필요 합니다.

동북아 국가들과의 경제협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동북아 지역과의 에너지 문제와 환경문제 그리고 기후변화 대응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동남아 국가들이 고속성장의 경로에 접어들면서 21세기는 아시아 국가들이 에너지 소비를 주도할 것으로 판단됩니다. 특히, 동남아 국가들과 연계를 위한 경쟁도 심화될 것입니다. 실례로 최근 한·중·일 동북아 3국은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확대 추진해 오고 있습니다. 다만, 재생에너지 확대 측면에서 부정적인 요소 해결을 위해 주변국과의 국가 간 전력망 연계가 필요합니다. 유럽의 국가 간 통합전력망이 모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중·일 동북아 3국은 동북아 전력망 연계, 가스관, 철도 연결 등을 동북아시아 에너지 경제공동체 구축의 물꼬를 트는 절호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동북아시아 에너지 경제공동체 구축은 신기후체제 하에서 변화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과 연계를 위한 모델로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절약의 가능성에 대한 견해와 구체적인 실현방안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인 AICBM(AI, IoT, Cloud, Bigdata, Mobile)을 활용한 에너지 절약의 가능성으원장로는 핵심기술이 융합된 사업모델 개발을 통해 에너지 절감 기회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절감된 에너지는 온실가스 저감을 통한 기후변화 대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과 에너지의 결합을 통한 혁신사례들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구글은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사용자의 소비 패턴 자동분석을 통해 데이터센터 전력의 약 40%를 감소시켰으며 GE는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에 EMS 시스템을 구축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과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지원한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글로벌 정보통신기술 발전지수가 세계 1위로 평가받은 바 있는 만큼 새로운 첨단기술을 에너지사업에 접목해 에너지를 절감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연구원에서는 지난해부터 강원도 도민을 대상으로 세대 내에 IoT 기기를 설치하고 전력사용량과 태양광 발전시설의 발전량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 및 저장하고 있습니다. 이빅데이터 기반의 분석기술을 활용해 소비량과 발전량을 예측하고, 에너지 절감 및 발전시설 운영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가정용 태양광 관리 시스템을 운영 중입니다.
또한 올해는 ‘전기저금통’ 사업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가정집에 설치한 IoT 기기를 통해 에너지 절감 미션을 받은 뒤 미션 수행의 대가로 포인트를 지급받으며 포인트로는 물건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추가로 스마트에너지뱅크, ICT 융합기반 축우 관리, 마을 지킴이 드론, 지능형 CCTV, 스마트 가로등을 마을에 조성하는 ‘스마트 빌리지’ 사업도 시행 중입니다.

탄소배출권 시장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이슈 및 정책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2015년 배출권거래제도 시행과 더불어 한국거래소 내에 탄소배출권거래소가 출범했습니다. 초기에는 배출권당 8,500원이던 가격이 최근 2만9,000원까지 가격이 상승했습니다. 불과 4년 만에 340%의 가격상승이 있었습니다. 더불어 거래량이 증가하면서 연간 1조 원 규모의 시장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시장에 공급되는 배출권은 부족합니다. 탄소시장의 가장 큰 문제점 역시 배출권의 공급량이 적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기업은 잉여 배출권을 팔지 않고 보유하려고 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향후에는 배출권을 구매해야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은 2015년부터 지속되어 왔습니다. 정부가 시장 안정화를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으나 쉽사리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개선을 위해서는 시장 활성화가 우선 되어야 합니다. 시장참여자 확대, 파생상품구축, 기업의 전문성 개선, 정책적 측면의 이월과 차입의 균형 정책 마련 등이 가장 핵심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기후변화대응연구센터로 시작한 기후변화연구원이 올해로 10주년을 맞았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그동안의 주요 성과와 활동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더불어 향후 계획 및 비전에 대한 설명도 부탁드립니다.

우리 연구원은 지난 10년 동안 많은 발전을 해왔습니다. 그간 약 300여 건의 수탁 및 정책과제를 수행했으며 정부와 지자체의 기후변화 관련 정책개발 및 온실가스 감축 인식 확산을 위한 공적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또한 기업에 대한 컨설팅 및 등록사업, 국민들에 대한 기후변화교육 등을 추진했습니다.
특히 2017년부터 매년 진행해온 ‘대한민국탄소포럼’은 매년 1,500여 명이 참석하는 국내 최대의 기후변화 행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매년 6,000여 명의 학생과 일반인, 군인들을 대상으로 기후변화교육을 실시해 대국민 홍보에도 앞장서 왔으며 올해는 환경부로부터 우수환경교육프로그램으로 지정받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매년 5회 이상 대규모 기후변화·탄소배출권 관련 세미나 등을 개최해 국민과 유관기관 간의 기후변화 정보공유를 위한 노력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탄소배출권센터에서 정부 탄소광물화 국가전략프로젝트 연구를 수주해 국내 최초로 탄소광물화 CDM(Clean Development Mechanism, 청정개발체제) 방법론을 개발 중이며 대기업의 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사회적 책임) 사업과 지자체의 에너지사업을 연계한 플랫폼 구축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통합 최적관리기술 등의 연구 및 지자체 터널 LED 교체사업 등 에너지효율화와 주민참여형 신재생에너지발전사업 모델 개발도 활발히 추진 중입니다.앞으로는 온실가스 감축 부문 중 많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은 해상운송 및 항공 부문 감축과 방법론 연구, 향후 남북 간 교류 활성화에 대비한 북한 온실가스 감축 사업 및 신재생에너지 부문도 확장할 예정입니다. 개도국 지원사업 또한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연구원 10주년을 맞아 향후 10년을 바라보고 조직진단과 발전방안 재정립을 통해 명실공히 기후변화연구 분야 최고의 기관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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