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표준에 비춰 본 ESS의 상품화 방향
KS표준에 비춰 본 ESS의 상품화 방향
  • 최형석
  • 승인 2019.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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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석 (주) 디팩토리 대표이사

지난 6월11일 정부는 23건의 ESS(에너지저장장치) 화재에 대한 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대응 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ESS 화재 원인은 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 시스템 미흡, 운영환경 관리 미흡, 설치 부주의, 통합제어 · 보호체계 미흡 등 4가지 요인으로 규명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제조-설치-운영 단계의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소방기준 신설을 통해 화재 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등 종합적인 안전강화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또한 기존 사업장에 대해서는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는 공통 안전조치, 옥내 설치된 시설에 대한 추가 안전조치, 다중이용 시설에 대한 소방특별조사 실시 및 그 결과에 따른 안전조치 등을 시행하도록 요구했다.

정부 발표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아무것도 명쾌하게 설명되지 않았고, 대책도 모호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업계의 의견임은 부인할 수 없다.
업계가 이렇게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 ESS 안전강화 대책을 시스템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난 5월 말 제정된 KS표준에 의거해 ESS를 안전확보 관점에서 재정의하고, 중소 전문기업의 생존 방안을 찾아보고자 한다.

첫째, ESS의 보조 서브시스템은 안전관리의 핵심으로 새롭게 인식되어야 한다. 지난 5월 제정된 ESS 안전 요구사항 KS표준(KS C IEC 62933-5-2)에 따르면 ESS는 크게 제어 서브시스템과 주 서브시스템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시장 참여자 중심으로 구분하면 SI(시스템통합) 사업자, EPC(설계 · 조달 · 시공) 사업자, PCS 전문 사업자, 배터리 서브시스템 전문 사업자, 관리 서브시스템 사업자 등이다.

지적할 사항은 ESS의 안전 운전과 매우 밀접하게 관계되는 냉난방공조제어(HVAC), 소방시스템 등은 보조 서브시스템으로 정의된다는 점이다. 그간 보조 서브시스템은 주 서브시스템 대비 경제적 측면은 물론, 시장참여 및 기술적 측면에서의 상대적 지위가 매우 열악했다. 보조 서브시스템 전문가 및 전문 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는 이유다.

둘째, 빈틈없는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ESS 화재는 근본적으로 단위 셀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배터리 셀에 가해지는 열적 · 전기적 · 기계적 스트레스가 제대로 검출되고 제어되지 못하면 셀이 손상을 입게 된다. 셀의 손상을 해결하지 않으면 셀 내부의 압력이 증가하고, 기 설계된 구조에 따라 Venting(배출 현상)이 발생해 가연성의 가스가 나온다. Venting 사건을 방치해 발생한 연기가 전기적 · 열적 점화원을 만나면 화재로 이어진다. 제어되지 못한 단위 셀의 화제는 주변 셀로 확산해 막대한 손실을초래한다. 이처럼 대부분의 ESS 화재는 단위 셀에서 시작되어 모듈로, 모듈에서 Rack(배터리함)으로, 나아가 시스템 전체확산하는 복잡한 메커니즘을 갖는다. 이에 반해 허술한 안전관리 체계를 가진 점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

특히, 기본적인 BMS(배터리 관리 시스템) 성능의 한계는 배터리 셀의 스트레스를 검출하지 못하게해 화재 예방이 어렵다. 보조 서브시스템은 화재 발생 이후의 극히 제한적인 정보만 제공하기 때문에 피해 축소를 위한 시간을 확보해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또한 셀이 스트레스를 받아 Venting이 발생한 이후 화재가 감지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에 대한 제한적정보만 제공하는 점도 문제다. 국부적 피해로 제한할 수 있는 화재가 완전 전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다 다양한 센서시스템의 적용과 연계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셋째, 화재예방 및 피해 최소화 기술 적용으로 다시 도약해야 한다. ESS 화재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배터리 셀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BMS를 잘 만드는 것이중요하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아 Venting이 발생하더라도 셀 단위에서 검출해 제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화재예방 시스템을 도입하면 대부분의 화재는 예방할 수 있다.

만약 불가피한 환경에서 셀이 발화되더라도 조기에 검출해소화하면 된다. 직 · 분사형 소화시스템이 화재예방시스템 및 화재조기검출시스템과 함께 설치된다면 소화시스템의 동작시점과 장소를 특정할 수 있기 때문에 화재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ESS 운용자나 소방담당자에게 배터리 룸 내부의 화재 진행 상황에 관한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충분한 대응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려면 다양한 센서 시스템을 추가 설치하고 내염 및 내화성능이 보강된 모듈 및 Rack 구조와 충분한 이격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연구과제는 각종 서브시스템의 개발,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 및 실증에 역점을 뒀다. 이제부터는 화재예방 및 피해 확산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보조 서브시스템을 주축으로 한 ‘Safe & Reliable ESS의 상품화’ 에 집중해야 한다. O&M(운영 유지) 비즈니스 기회 창출은 다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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