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수요 창출 가능한 다양한 정책 마련해야”
“재생에너지 수요 창출 가능한 다양한 정책 마련해야”
  • 배성수 기자
  • 승인 2019.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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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국회의원(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최근 영국 의회는 ‘기후변화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스티글리츠는 ‘기후변화대응’을 인류를 지키기 위한 제3차 세계대전이라고 비유할 만큼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세계에서 7번째로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는 선진 산업국인 만큼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재생에너지 확대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 속에서 최근 국내 기업과 나아가 인류를 모두 살릴 수 있는 PPA(전력구매계약)법을 대표 발의한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노원구병)을 만나 국내 재생에너지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봤다.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해 나가는 추세입니다. 국내 기업들 역시 이러한 물결에 동참하려 노력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가장 큰 장애요인과 그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발전단가와 아직 재생에너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장애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신규 재생에너지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통해 재생에너지 내수 시장을 키워 규모의 경제를 통한 국내 재생에너지 경제성 향상이 최우선 과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PPA(Power Purchase Agreement, 전력구매계약)를 포함해 민간이 가지는 효율성과 창의성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재생에너지가 제공하는 다양한 사회적 편익에 대한 홍보와 악의적인 가짜뉴스에 대한 대응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력구매계약(Power Purchase Agreement)을 의미하는 이른바 ‘PPA법’을 대표 발의하셨습니다. PPA법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심각한 글로벌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50년까지 세계 전력의 80%를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합니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겠다는 RE100 캠페인에 가입한 주요 글로벌 기업이 이미 190개를 넘어섰습니다. 우리 기업들 역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늘리지 않으면 수출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것입니다.

이번에 대표 발의한 전기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기업이 기후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수출경쟁력 유지를 위해 자발적으로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고자 할 때, 산업부가 준비하고 있는 녹색요금제와 함께 선택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제도입니다. 특히 녹색요금제와 비교했을 때 기업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하기에 더 좋은 제도이며 장기계약을 통해 미래의 불확실한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진 제도입니다.

PPA법이 국내에서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나아가 PPA법의 대표 발의자로 나서게 된 배경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십시오.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발전분야의 에너지전환이 필수입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3020 에너지전환 정책은 방향은 맞지만 여전히 부족하고 전력 소비의 2/3를 차지하는 기업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지 않습니다.

저는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에너지전환 정책 입법화를 위해 첫 번째 상임위로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를 선택했고 지금까지 에너지전환의 내실화와 가속화를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PPA법도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대표발의하게 된 것입니다.

PPA 도입을 통해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단가 하락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정부 역시 자발적으로 추가적인 비용부담을 감수하면서 PPA 제도를 활용하는 기업들에게 다양하고 한시적인 지원책들을 제공할 필요가 있습니다.

PPA법과 관련된 실제 업계 종사자들의 반응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PPA법에 관심이 있는 대기업 · 중소기업 · 중개사업자 뿐만 아니라 유관 공공기관인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에너지공단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 및 학계 전문가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여러 차례의 토론회와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협력업체로부터 요구받고 있는 상황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었습니다. 국내 대표 기업 역시 국회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의지를 밝히고 PPA 도입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단, 아직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되는 제도이며 주요 선진산업국 대비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에서 추가적인 비용 부담에 대한 고민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재생에너지만을 100% 사용해 기업을 운영하자는 ‘RE100’ 캠페인의 국내 확산이 더딘 편입니다. 그 이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우선 자체설비를 구축하는 방법 외에 녹색요금제 · 인증서구매 · PPA 등의 제도가 국내에는 아예 존재하지 않아 의지가 있는 기업들도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정부 역시 기업과 상점, 소비자 등 전기사용자들이 에너지전환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제도를 열어주는데 미흡했던 측면도 있습니다.

특히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높은 점이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확대에 관심이 낮았던 이유입니다. 이는 내수시장 확보가 되지 않아 규모의 경제가 아직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RE100이 실질적인 무역규범으로 작동할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판단 하에 녹색요금제 도입을 준비 중입니다. 이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변화는 항상 우리의 예상보다 빨리 다가옵니다. 현재는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는 RE100 기업들의 국내 협력업체에 대한 재생에너지 사용 확대 요구가 실질적인 무역규범으로 작용하는 시기에 가서 대처를 고민하면 늦습니다. 일본, 중국, 대만은 이미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녹색요금제와 PPA는 기업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상호 보완적입니다. 녹색요금제는 기업이 활용하기에 단순한 제도라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PPA 대비 추가적인 비용 부담도 적을 것입니다. 다만 녹색요금제만으로는 기업의 재생에너지 수요를 맞추기에 충분하지 않고 PPA 대비 신규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에 대한 기여도도 작습니다.

또한 녹색요금제는 기업 입장에서 수동적인 제도일 뿐만 아니라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을 회피하는 데에도 효과적이지 않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RE100 기업들의 최근 추세는 장기 고정가격계약을 통한 PPA를 선호하고 있습니다.

본격 시행을 앞두고 있는 ‘에너지공급자효율향상 의무화제도(EERS)’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 정부와 기업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에너지공급자효율향상 의무화제도’는 에너지공급자에게 에너지 판매량과 비례해 에너지 절감 목표를 부여하고 다양한 효율향상 투자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입니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광범위하게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도 지난해 5월 ‘에너지공급자효율향상 의무화제도’를 수요관리 핵심수단에 포함시키고 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시범사업기간에는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를 대상으로 진행되지만 향후에는 구역전기사업자, 도시가스사업자 등 에너지공급자 모두를 대상으로 확대해야 할 것입니다.

에너지공급자는 에너지이용합리화법에 따라 효율향상을 추진할 법률적 책무가 있었으나 판매량 감소 등을 이유로 투자에는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의식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합니다. 또 궁극적으로는 에너지공급자뿐만 아니라 다소비사업자들 역시 소비효율에 대한 책임을 분담할 수 있도록 제도를 통합 운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에너지효율향상에 따른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모두 전가되지 않도록 유럽이나 미국처럼 제도에 따른 비용을 국가 재정으로 분담하는 것에 대한 검토도 병행되어야 합니다.

향후 국내 전력시장의 전망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원전은 정부가 세운 장기적이고 단계적인 로드맵을 통해 60년에 걸쳐서 줄어들 것입니다. 석탄화력발전의 감축 속도는 현재보다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또한 공급 측면보다 전력수요관리의 중요성이 더 커질 것입니다. 3020 정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재생에너지의 확대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장기적으로는 계획입지 제도의 도입과 해상풍력의 성공적인 추진이 3020을 넘어서는 야심찬 재생에너지 확대의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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