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안보에 대한 재고
에너지 안보에 대한 재고
  • 전봉걸
  • 승인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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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걸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전기저널 편수위원장

지난 9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의 원유시설 2곳이 드론의 공격을 받았으며 이후 9월 16일 서부텍사스유(WTI)가 약 15% 폭등했다.다행히 최근 유가가 다시 안정세에 접어든 듯하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우리 경제가 석유 수급 및 국제유가 불확실성의 증대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우리의 에너지 안보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에너지 및 안보 전문가인 피터 자이한은 셰일혁명을 통해 미국의 에너지 자급이 가능해지면서 에너지 수급 항로의 안전 확보를 위한 노력 유인이 축소될 것으로 진단했다. 이는 중동의 지역갈등이 우리나라 에너지 안보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파리기후변화협정과 유엔기후변화협약 등을 탈퇴하며 자국 이익 중심으로 에너지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중동 이외의 지역 갈등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남중국해에서는 중국과 일본 간, 중국과 베트남 및 필리핀 간 영토 분쟁이 지속되고 있다. 인도양에서도 인도, 파키스탄의 분쟁이 상존한다. 이러한 갈등은 에너지 수입처 및 수입 경로 확보 문제를 심화시킬 수 있다.

에너지 안보 강화는 화석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능력을 강화하거나, 주어진 에너지원으로 경제활동을 극대화하는 등의 노력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유력한 에너지 안보 강화 방안이다. 그런데 신재생에너지는 아직 경제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으며 여러 자연적 · 기술적 한계로 많은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방안으로는 에너지 효율 관리를 통한 수요 저감이 있다.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우리나라의 주력산업이라는 점은 에너지 효율관리를 통한 에너지 안보 강화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대내외 어려운 여건을 감안하면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과 단기적으로 실천 가능한 일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관련 기술개발, 에너지 효율 향상 등은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자원 확보를 위한 투자 및 외교 강화는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특히 중장기 성과를 확보할 때가지는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되는 에너지원을 잘 활용해야 할 것이다.

각국의 각자도생 모색으로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한 우리 정부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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