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및 에너지 요금제도에 대한 논의
전기 및 에너지 요금제도에 대한 논의
  • 전봉걸
  • 승인 2019.11.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봉걸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전기저널 편수위원장

정부와 한국전력공사는 지난 9월 주택용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를 전기소비자에 적용하는 실증사업을 서울 등 7개 지역 2,048 가구를 대상으로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주택용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계시별 요금제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며,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시행중이다.

전기요금은 용도별로 주택용, 일반용, 산업용, 농사용 등으로 구분된다. 산업용과 일반용의 경우 시간대별로 차등요금제를, 주택용은 누진제를 각각 적용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선택적 요금제는 전력구입비용 및 피크절감도 등에 기여한다고 한다. 비피크시간대 전력소비량이 많은 소비자의 경우 계시별요금제를 선택해 자신의 후생을 증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와 공급을 반영해 형성된 가격은 시장경제에서 희소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산자, 소비자 등 경제주체는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에 반응해 생산 및 소비량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전기요금은 다른 에너지 요금과 유사하게 기본적으로 총괄원가 방식으로 결정된다. 생산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에 일정 규모의 투자 보수를 더해 가격을 책정하는 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전력 생산자와 구매자를 포함한 제3자 간에 생산비용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성(Asymmetric Information)이 존재함에 따라 문제를 야기한다. 생산자는 고정비와 변동비로 구성된 비용을 과대 계상하려 하거나 비용을 굳이 절감하려는 유인이 크지 않다. 전력요금 관련 정산조정계수가 자의적으로 조정될 경우 경쟁을 통한 효율 향상은 더욱 제약된다.

석탄, 석유 등을 전기 소비로 대체하는 전력화 현상, 한국전력의 최근 누적되는 적자 등은 전기요금에 문제가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용도별 전기요금의 차이, 경부하시간대의 낮은 요금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유인의 왜곡은 사회적인 후생손실을 유발하게 된다.

에너지를 수입하는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및 전기 가격이 시장에서 형성되고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정부의 실증사업을 시작으로 전기요금제도 전반의 개선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전기저널은 전기를 포함한 에너지 요금제도와 관련한 전문가의 의견을 게재할 예정이다. 여러 누적된 문제들의 해결책을 찾는 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