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에너지 분야 리더 한국에 모이다
전 세계 에너지 분야 리더 한국에 모이다
  • 이훈 기자
  • 승인 2019.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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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제8회 세계재생에너지총회 열려
지속가능한 에너지시스템 전환 논의…전 세계 108개국, 3,500여 명 참여

기후변화를 걱정하는 세계 각국의 시민들이 정치인들에게 해결 방안을 마련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 지난해 스웨덴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여 유명해진 스웨덴의 10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는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 세계 정상들에게 “여러분은 공허한 말로 나의 꿈과 나의 어린 시절을 훔쳤다.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냐”라며 직격탄을 퍼붓기도 했다. 앞서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UNEP과 REN21은 지난 2004년 독일에서 처음으로 정부, 기업, 시민사회와 함께 재생에너지 분야 컨퍼런스인 ‘세계재생에너지총회(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Conference, 이하 IREC)’를 개최했다. 이후 2017년까지 총 8회에 걸쳐 세계 각국에서 열렸으며 9번째 행사인 ‘2019 서울 세계재생에너지총회(KIREC SEOUL 2019)가 10월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강남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IREC는 2004년 독일에서 처음 개최된 이후 2005년 중국, 2008년 미국, 2010년 인도, 2013년 UAE, 2015년 남아공, 2017년 멕시코에서 순차적으로 열렸다. 대체로 선진국과 개도국을 번갈아가며 개최되어 왔다. 이번 총회에는 전 세계 108개국, 3,500여 명이 참여했다. 특히, 중국, 미국, 독일 등 59개국 정부인사, IRENA 등 19개 국제기구, 세계 28개 도시의 대표, 다수 국내외 기업이 참석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환영사를 통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전환은 전 세계 적인 혁신 트렌드”라며 기술의 혁신, 시장의 혁신, 주체의 혁신 등을 강조했다.

성 장관은 “ICT 기반의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저장, 재생에너지와 수소의 융합 등 재생에너지 분야 기술혁신이 에너지 패러다임을 ‘유한한 부존자원’에서 ‘지속가능한 기술자원’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또 공급자와 수요자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공급자 중심에서 기업·소비자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확산에 지역 사회, 주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이번 총회는 역대 최초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공동 개최했다.

공동 주최기관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도시들이 각 나라의 재생에너지 전환을 선도해 나가자”며 “서울을 ‘에너지 소비도시’에서 ‘에너지 생산도시’로 전환하기 위해 2022 년까지 태양광을 통해 발전(發電)하고 태양광 산업이 발전(發 展)하는 세계 최고 ‘태양의 도시, 서울’로 탈바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는 우리나라의 강력한 재생에너지 전환 의지도 세계에 선포됐다.

이번 총회에 참가한 주요국 정부 인사와 국제기구 대표 등 21인이 선언한 ‘서울이니셔티브’는 무엇보다 에너지전환 의지 천명, 행동강령인 이니셔티브 제안 및 동참을 촉구하는 것이다. ‘서울이니셔티브’에는 ▲한국의 경험을 반영한 新에너지 전환 모델 전 세계 전파·확산 ▲지방 정부 주도의 도시기반 재생에너지 확산 뉴노멀 창출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산을 선도하는 아시아의 역할과 과제 제시 등의 굵직한 내용이 담겼다. 이날 참가자 대표로 나선 김창섭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과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설계, 지역 사회의 역할 발굴, 혁신 기술과의 융합 등에 대한 경험과 성과를 공유하고, 이번 총회를 통해 재생에너지 중심의 글로벌 에너지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도출하는데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반기문 국가 기후환경회의 위원장과 청소년 기후행동 소속 김도현 학생운동가의 기조 및 특별연설을 통해 에너지전환 및 재생에너지 확산에 대한 참석자들간 공감대를 이뤘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미세먼지 저감의 필요성과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전환의 역할’이란 주제로 기조연설을 한 반 위원장은 “인류는 문명 발전과 경제성장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기후 위기를 발생시켰고 환경과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깨끗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UN의 지속가능 개발 목표와 파리 협약은 에너지전환의 성공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향후 화석·원자력 등 기존 에너지보다 시장성, 사회·건강적 측면에서 이로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제안한 ‘세계 푸른 하늘의 날(International Day for Blue Sky)’처럼 국제사회가 함께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협력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한국이 이룩한 첫 번째 한강의 기적은 환경에 부담을 준 방식이었지만 재생에너지에 기반한 새로운 에너지 모델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는 ‘두 번째 한강의 기적’을 이루어 가자”고 연설을 마무리했다.

김도현 학생은 특별연설을 통해 “미세먼지, 기후변화로 환경이 급격히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청소년들이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라며 “청소년기후행동의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처럼 청소년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응답하고 행동해 달라”고 국제사회를 대표하는 기성세대들이 대책을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김도현 학생의 연설에 응답하기 위해 이번 총회에서는 고위 급들이 참여한 패널토론도 열렸다.

우선 주요국 장차관 및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전환을 위한 비전을 Vestas, 한화큐셀 등 글로벌기업과 NGO가 참여해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접근성을 통한 사회·경제적 발전 촉진이라는 주제로 논의했다.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전환을 위한 비전 토론에서 첫 발언자로 나선 성 장관은 “한국은 화석연료 및 원전에너지에 기반해 급격한 산업화와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기후 위기 및 에너지 리스크가 증가해 깨끗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 중국, 몽골과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 추진 등 국제협력을 가속화하고 IRENA(국제 재생에너지 기구) 등 국제기구와 함께 개발도상국에 대한 지원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UAE 기후환경부 파하드 알 함마디(FAHED ALHAMMADI) 차관도 “UAE도 에너지전환을 적극 추진 중”이라며 “2017년 ‘에너지전략 2050’을 수립해 전체 에너지 믹스에서 청정 에너지의 비중을 50%(재생에너지 44%)로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선제적으로 에너지전환을 추진해 온 독일의 연방경제에너지부 토스튼 헤르단(Thorsten Herdan) 실장은 “독일은 전력의 40% 이상을 재생에너지로 생산하고 있다”며 “성공적 에너지전환을 통해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면서 GDP가 동시에 증가하는 등 에너지전환이 혁신적인 산업으로서 일자리와 지역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몽골 에너지부 다바수렌 체렌필(Davaasuren Tserenpil) 장관, 중국 국가에너지국 류 바오 화(LIU BAOHUA) 부국장, 캄보디아 광업에너지부 툰 린(Tun Lean) 차관은 각국의 재생에너지 정책과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산을 촉진하기 위한 각국의 역할을 주제로 발언했다.

두 번째 토론에서 프란세스코 라 카메라 IRENA 사무총장은 “글로벌 에너지전환이 진행되고 있으나,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인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상승 1.5℃ 이하’를 달성할 만큼 빠르지는 않다”며 “재생에너지와 에너지효율이 에너지와 관련된 탄소 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주장했다.

덴마크의 풍력 전문기업인 Vestas의 모튼 뒤홀름(Morten Dyrholm) 수석부사장은 “한국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2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는 에너지전환에 대한 한국의 의지를 보여준다”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함께 재생에너지에 대한 법·제도 체계를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는 고위급 패널과 함께 5개 트랙(트랙별 6개 세션) 및 30여 개 사이드 이벤트가 진행됐다. 또한 재생에너지 산업 역할 강조 및 국내 산업을 홍보하는 기회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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