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 여유전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의 경제성 분석
신재생 여유전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의 경제성 분석
  • 김지희
  • 승인 2019.11.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지희 한전 경영연구원 선임연구원

❶ 개황

전세계적으로 1992년 리우 유엔 환경개발회의에서부터
1997년 교토협정과 2015년 파리협정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또한 태양광 및 풍력 발전 비중은 2018년 7%에서 2050년 48%로 증가되는 반면 발전설비 건설비용은 2018년 대비 2050년 태양광은 63%, 풍력은 40% 각각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온실가스 규제가 확산되면서 신재생에너지의 경제성 확보가 가능해짐에 따라 신재생 보급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림 1은 글로벌 전원구성 전망 및 이베리아 지역의 하계 일간 발전 패턴 예시를 나타내었다.

이렇게 신재생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신재생 발전원의 출력 간헐성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과잉 및 부족 현상은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신재생에너지 과잉 및 부족 발생 시의 대안으로 수소의 에너지저장 기술(P2X)2)이 부각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뿐만 아니라 셰일혁명 또한 수소경제를 가속화하는 원인이다. 셰일혁명으로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증가하면 미국의 에너지자립 가능성이 고조된다. 만약 미국이 에너지자립을 달성할 경우 중동산 원유의 안전한 자국 내 수입선 확보를 위해 지금까지 수행해 온 글로벌 경찰 역할을 그만두고 신고립주의로 돌아설 가능성이 존재한다. 최근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 이스라엘의 수도로 예루살렘을 인정한 점 등이 미국의 입장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를 둘러싼 광범위한 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 기된다(그림 2).

대규모·장기적 저장이 가능한 수소에너지는 유연성(Flexi bility) 잠재력이 크나, 아직은 고가의 자원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림 4는 에너지 저장기술 비교 및 유연성 기술별 잠재력과 비용의 상관관계를 나타냈다.

❷ 수소경제 글로벌 추진 동향

국가별로 수소경제 추진 동향을 살펴보면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 국가들은 수소경제 산업을 기술적·경제적 초기 단계로 인식하고 정부가 주도하는 R&D 및 실증 프로젝트에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형태로 추진 중이다. 표 1은 각 국가별 수소경제 추진 동향을 나타낸다.

글로벌 전력회사는 신재생 여유전력으로 생산된 수소를 전력, 가스, 수소차, 화학공정에 활용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의 토호쿠전력의 경우 여유전력을 수소로 전환해 저장하고 필요시 연료전지나 가스발전에 활용하는 P2P(Power-to-Power) 모델을 적용하여 10MW 태양광 발전을 이용해 150가구에 공급 가능한 수소를 생산, 전력망 안정화에 활용하고 있다. 또한 e.on은 여유전력을 수소로 전환한 후 기존의 가스망에 주입하여 소매사업에 활용하는 P2G(Power-to-Gas)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Engie의 경우 여유전력을 이용하여 수소 생산 후 수 소 충전소를 구축하여 수소차에 보급하는 P2M(Powerto-Mobility) 및 수소를 암모니아 생산 등과 같은 산업공정에 활용하는 P2C(Power-to-Chemical)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그림 5는 각 전력회사별 신재생 여유전력을 활용한 수소 활용 분야를 나타낸다.

❸ 국내 수소에너지 사업 참여 여건

가. 정부정책

정부는 2019년 1월 수소차와 연료전지를 중심으로 하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본 로드맵은 2040년까지 수소차 620만 대 및 15GW 규모의 발전용 연료전지를 보급하고 2035년까지 수소터빈을 상용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2022년 대비 2040년까지 수소 공급량은 11배 늘리고 가격은 절반인 kg당 3,000원까지 낮추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주요 내용은 표 2와 같다.

나. 생산원가

수소에너지의 생산원가는 신재생 여유전력 구입가격과 발생시간(=이용률)에 따라 큰 폭으로 변동한다. 현재 기술수준에서 전기요금 및 수전해 설비 이용률에 따라 수소 생산 원가는 808(전기요금 0원/kWh, 설비 이용률 90%)~1만 3,479(전기요금 107원/kWh, 설비 이용률 10%)원/kg 수준으로 큰 차이를 보인다. 그림 6은 전기요금과 신재생 설비 이용률, 그리고 수전해 기술 효율 향상에 따른 수소에너지 생산원가 수준을 나타낸다.

다. 공급원가

수소에너지의 공급원가는 원가 개선과 수송비용 관점으로 분류해 분석했다. 먼저 원가 개선의 관점에서는 수소 생산 및 저장 효율을 향상시키고 이동 시 튜브트레일러의 가동률을 증가시킬 경우 공급원가는 약 51%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규모의 경제’와 ‘기술개발’을 통해 원가 절감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다. 표 3은 효율 향상을 통한 비용 절감 가능성을 나타내었다.

다음으로 수송비용 관점에서는 수송비용이 전체 공급원가의 최대 56%를 차지하므로 수전해 수소가 발전설비와 동일 지역에서 생산 및 활용되는 사업모델이 필요할 것이다. 수송비용 발생 유무에 따른 공급원가 차이는 표 4와 같다.

결론적으로 수소에너지의 공급원가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수소 가치사슬의 효율향상을 통한 원가 개선 및 수송비용을 최소화하는 사업모델 개발이 필요하다.

라. LNG 대비 경제성

본 절에서는 LNG 가격 수준에 따라 수소에너지의 경제성을 평가하했다. LNG 가격이 2019년 상반기 평균인 U$13/ MBtu일 경우 이에 상승하는 수소 공급원가는 1,900원/ kg이다. 연간 4개월(평균 7.2시간/일) 정도의 신재생 여유 전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달성이 어려운 수준이다.

다음으로 LNG 가격이 U$20/MBtu에 해당하는 수소 공급원가는 정부 로드맵의 2040년 목표에 해당되는 3,000원/kg이다. 해당 원가에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연간 1,700시간(평균 4.8시간/일)의 신재생 여유전력 발생이 필요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후 국내 발전용 LNG 가격이 U$20/MBtu까지 상승한 사례가 있으며 국내 태양광 발전량이 낮 시간대에 일평균 약 4시간 동안에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3,000원/kg은 신재생 보급 확산에 따라 달성 가능한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LNG 가격이 U$30/MBtu일 경우 경쟁 가능한 수소 공급원가는 4,400원/kg 수준으로 신재생 여유전력이 13%(평균 3시간/일)만 발생해도 달성 가능하다. 그림 7은 LNG 가격 수준별 대체 가능한 수소가격 및 국내 LNG 가격 추이를 나타낸 것이다.

결론적으로 2012년, 2014년 최고 U$20/MBtu인 과거 LNG 도입가격 추이를 감안 시, 신재생 여유전력이 연간 1,700시간 발생하고 수송비와 전기요금을 최소화하면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여유전력 요금은 0으로 가정).

마. 여유전력 활용 : 발전

본 절에서는 신재생 여유전력을 ESS(에너지저장시스템)로 저장하는 경우와 수소로 전환하여 저장하는 P2P의 경우를 비교 하였다.
(1) ESS 저장 활용(여유전력 발생시간에 충전) 여유전력 발생시간에 맞추어 ESS 용량을 가정할 경우, ESS 여유전력 저장원가는 그림 8과 같이 141∼147원/kWh 수준으로 도출된다.

(2) 수전해 기반 P2P 활용(수소 전소발전)

30% 수소 혼소 시 균등화 발전원가(LCOE, Levelized Cost of Electricity) 내 수소 기여분을 구분하여 원가를 추정했다. 이때 원거리 생산 시에는 튜브 트레일러를 활용하기 때문에 ‘생산 + 저장 + 수송 + 발전’으로 수소 공급원가를 가정했다. 발전소 인접 생산 시에는 장거리 수송이 불필요하여 ‘생산 + 저장 + 발전’으로 수소 공급원가를 가정, 수송비용 포함 유무에 따른 수소 전소발전 원가를 비교했다. 이러한 원가 비교 내용은 그림 9와 같다.

위와 같이 ESS와 P2P를 비교할 경우 신재생 여유전력 비중이 낮을 때는 ESS 활용이 유리하나, 비중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증가(예: 일평균 7.2시간)하면 수송비가 최소화되는 경우 P2P가 유리하다.

바. 여유전력 활용 : 수송

본 절에서는 수소차와 전기차의 경제성을 비교하였다.

(1) 수소차(충전소 수소 공급 → 차량 충전)

공급원가는 수전해 수소 생산·저장·수송 원가의 합계로 4,700∼8,300원/kg 수준이며, 판매원가는 수소 충전소 가동률과 보조금 지급여부에 따라 8,000∼5만 3,000원/kg이다. 이를 반영하여 산정한 수소차의 주행단가는 차량 연비를 96.2km/kg(2019년 현대 넥쏘)으로 가정할 경우 83∼546원/km로 도출되었다.

(2) 전기차(충전소 전기 송전 → 차량 충전)

전기차의 방전원가는 ESS 방전원가 141∼147원/kWh에 송배전원가 15원/kWh를 반영했으며 판매원가는 가동률에 따른 충전소 비용 44∼441원/kWh를 반영했다. 이에 따른 주행단가는 차량 연비를 6.3km/kWh(2019년 현대 아이오닉)라 가정할 경우 32∼96원/km 수준이다.

결론적으로 주행비용은 전기차가 수소차보다, 대형·장거리 운행차랑은 수소차가 전기차보다 유리하므로 차량 간 선택은 소비자 선택에 따라 결정될 수 있다. 또한 수소차의 경우 수소충전소 가동률의 변화가 주행비용의 핵심 결정 요인이며 수전해 수소를 수소 차량에 활용 시 수송·충전 비용이 총 주행비용의 74%로 해당 부문의 혁신적 기술진보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주행비용 측면에서 전기차가 수소차에 비해서 유리하나, 대형차량(버스, 화물차) 활용 및 장거리 운행 측면에서는 수소차가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수소차 가격이 전기차보다 하락시 상용화 여지가 존재함을 알 수 있다.

사. 해외수입

장기적으로 화석연료 고갈 및 가격 급등에 대비해 국내보다 신재생 사업 여건이 우수한 해외에서 수소를 도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일본은 호주의 갈탄 개질수소를 액화형태로 수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중동으로부터의 신재생 연계 수입방안 또한 검토 중이다. 일본-호주 프로젝트의 수소 공급원가는 5,169원/kg(생산원가 2,078원/kg + 액화저장 2,430원/kg + 해상운송 661원/kg)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일본-호주 사례를 참고하여 사우디 태양광에서 생산되는 전기(신재생 이용률 30% 가정)로 수소 생산 후 국내 수입 시 수소 공급원가를 현재 및 향후 기술수준 하에서 각각 추정하였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현지의 수소 생산원가는 3,600원/kg, 국내 수입 시 공급원가는 6,800원/kg으로 국내 생산(신재생 이용률 10%, 7,300∼1만 3,500원/kg)보다 저렴하다.

반면 향후 기술 효율 향상시에는 2,800원/kg에 수소 생산이 가능하며 국내 수입 시 예상되는 공급원가는 4,600원/kg이다. 이 때 공급원가 4,600원/kg은 설비 이용률 13%, 전기요금 0원/kWh 가정 시  LNG 국내 가격 U$30/MBtu 수준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