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음식의 본가, 평창 ‘메밀꽃 필 무렵’
메밀음식의 본가, 평창 ‘메밀꽃 필 무렵’
  • 양준환 기자
  • 승인 2020.0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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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어김없이 눈의 계절 겨울이 돌아왔다. 겨울은 낭만의 계절인 듯싶다. 눈꽃, 스키장, 겨울바다, 크리스마스, 일출 등 겨울하면 떠올릴 수 있는 로맨틱한 단어가 참 많다. 이처럼 낭만적인 겨울을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지역은 강원도가 아닐까 싶다. 특히 필자는 겨울바다보다는 눈꽃이 수북하게 덮인 겨울산을 더 좋아해 강원도 평창을 방문하게 됐다.

평창의 대표적인 음식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이 한우를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한우보다도 더 유명하고 토속적인 음식이 있으니 바로 메밀이다. 근현대 단편 문학의 백미로 일컬어지는 ‘메밀꽃 필 무렵’의 저자 가산 이효석의 작품에서도 드러나듯, 메밀은 강원도 평창군 봉평면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따라서 이번에는 메밀음식으로 아주 유명한 메밀전문점을 방문했다. 해당 음식점은 가산 이효석 생가 바로 옆에 있어 찾기 어렵지 않았다. 고즈넉한 산골짜기 동화같이 아름다운 마을에 위치해 있으며 전통한옥 구조로 지어져 있었다. 얼핏 보면 이효석 생가를 구경하다가 이어지는 박물관 또는 기념품점으로 오해할 수 있을 정도로 외관이 아름다웠다.

식당에 자리 잡아 메뉴를 살펴보니 메밀막국수, 메밀묵밥, 메밀전, 메밀묵무침, 메밀전병, 메밀막걸리, 메밀커피 등과 같이 메밀로 이루어진 메뉴들이 많았다. 특히 이 집 메밀은 사장이 직접 농사를 지어 제공하기 때문에 메밀 함량도 높고 믿고 먹을 수 있다고 한다.

필자는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메밀막국수를 주문했다. 이와 함께 강원도의 또 다른 특산물 중 하나인 감자로 만들어진 감자만두를 시켰다.

길지 않은 시간을 기다리자 고대하던 막국수와 감자만두가 나왔다. 막국수는 메밀 순이 정갈하게 올려져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물 막국수를 주문했기 때문에 가장 먼저 국물부터 들이켰다. 국물 맛은 자극적이지 않고 뒷맛이 깔끔했으며 막국수 특유의 새콤달콤함이 잘 살아 기분 좋은 맛이었다. 인위적으로 자극적인 맛을 첨가하는 식당이 더러 있는데 이 집은 막국수 본연의 맛을 잘 살려낸 것 같았다. 메밀면 또한 잘 삶아졌으며 메밀 향이 가득 배어있었다. 감자만두 또한 감자전분 특유의 쫄깃쫄깃함이 만두피에서 잘 느껴졌고 속도 알찬 느낌이었다. 메밀막국수만 먹어 입이 지루해질 즈음 만두가 감초 역할을 톡톡히 했다.

아침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점심을 먹는 것이라 맛을 잘 느끼지 못할까 걱정했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많이 먹지 못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한 그릇을 다 비울 수 있었다. 식사를 끝내고 나서 소화가 잘된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그만큼 메밀 함량이 높고 좋은 메밀을 사용한다는 방증이 아닐까 싶다.

간혹 겨울에 메밀을 먹으면 더 춥게 느껴지고 몸에 좋지 않을까봐 걱정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오히려 메밀은 속을 따뜻하게 보호해주는 역할을 하므로 평소 몸이 찬 사람에게 특히 좋은 음식이다. 이번 겨울 강원도 지역을 방문하게 된다면 메밀음식을 꼭 한 번 먹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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