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과 변화, 시장을 활용해야
혁신과 변화, 시장을 활용해야
  • 전봉걸
  • 승인 2020.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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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걸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전기저널 편수위원장

2020년 새해가 밝은지 벌써 한 달이 지났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수출이 5,000억 달러를 상회했지만 전년대비 10%나 감소했다. 경제성장률도 외환위기(1998년)와 금융위기(2009년)를 경험했던 해를 제외하면 가장 낮은 2%로 예측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이슈가 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노력이 지속됐지만 성과로 연결될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

그래서인지 전력공기업 CEO들은 올해 신년사에서 혁신과 변화를 강조했다.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한해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 활용을 통한 전력시장의 선진화를 주문하고 있다.
변화와 혁신은 간섭받지 않는 시장에서 가장 잘 발현될 수 있다.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은 상대보다 좋은 제품을 만들어 시장에 더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고자 한다. 그런 면에서 기업이 마음껏 경제활동을 하게 함으로써 더 많은 사람이 혁신의 제품을 소비할 수 있도록 시장이 원활히 작동하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전력시장에는 상당한 규제가 존재해 정책당국이 다양하게 개입하고 있다. 이에 더해 전력시장의 주요 플레이어인 공기업은 태생적으로 혁신을 통하여 이익을 극대화할 유인이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력은 국가경제와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 공급의 안정성이 중요하다는 점에서 단기간에 규제를 크게 변화시킬 수는 없다. 그럼에도 최근 시장이 발전하고 사회경제적 환경이 복잡다기화 되면서 기존 규제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또 다른 규제로 해결하려 해도 대부분의 경우 바라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새로운 규제에 대응하여 경제주체가 행동을 바꾸기 때문이다. 복잡한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경제주체가 규제에 대해 영민하게 대응하려고 할수록 시장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익 극대화를 추구하는 민간이 시장에 원활히 들어올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

경제학자 아담 스미스(Adam Smith)에 의하면 정책당국이 경제활동을 통제하는 사회보다 자기 이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통제하지 않는 사회가 더 번성한다고 했다. 하이에크(Hayek)는 만일 시장제도가 자연스럽게 등장하지 않았다면 시장제도가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발견으로 칭송되었을 것이라고도 했다.

새로운 10년이 시작되는 2020년, 전력산업에서 혁신과 변화를 통한 선진화를 위해 시장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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