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中企, 한수원과 손잡고 루마니아 원전 시장 뚫다
국내 中企, 한수원과 손잡고 루마니아 원전 시장 뚫다
  • 배성수 기자
  • 승인 2020.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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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 리얼게인, 약 10억 원 규모 수주 성공
박대영 대표 “연구개발이 경쟁력” … 판로 개척 필요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이 중소기업 협력연구개발을 통해 국산화를 이루고 처음으로 해외시장 진출까지 성공했다. 루마니아 원자력공사(Societatea Nationala NUCLEARELECTRICA, SNN)가 10억 원 규모로 발주한 ‘체르나보다원전 노내핵계측 증폭기 및 전자파간섭(EMI) 필터 공급’ 국제공개경쟁 입찰에서 최종 공급사로 선정된 것이다. 해당 품목은 체르나보다원전 1,2호기에 사용될 예정이며 한수원은 품질관리와 기기검증을 담당한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 자재 설계 및 제작을 맡은 리얼게인 박대영 대표를 만났다.

서울 성수동 리얼게인 사무실에서 만난 박대영 대표이사는 루마니아 수출에 대해 “한수원에서 적극적으로 나서 이번 수출이 이뤄졌다”며 감사를 표했다.
한수원은 해외 사업처를 통해 해외 입찰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고 리얼게인은 설계자료를 포함한 기술자료 및 품질서류 등을준비했다. 한수원과 함께 1년여 동안의 준비 과정을 통해서 수
주하게 된 것이다.

박 대표는 “입찰준비부터 최종 선정까지 쉽지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기본적으로 해외에서 진행되는 입찰이다 보니, 입찰서 준비, 한글 제반서류 영문화 작업, 루마니아 공공조달사이트 등록까지 어려움이 많았지만, 직원들의 노력과 한수원 수출처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현안을 해결했고 그간 축적된 역량을 더해 차근차근하게 대응해 최종입찰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 결과 캐나다 2개 업체와의 경쟁 속에서 기술력, 납기일, 금액 등을 인정받아 수주하게 됐다.

이번에 루마니아에 수출된 노내 중성자 증폭기 모듈은 한수원이 중소기업과 협력연구과제로 진행해 국산화한 제품이다. 리얼게인은 2011년 한수원의 국산화 개발을 위한 추천
기업으로 선정돼 2013년까지 개발에 매진했다.

박 대표는 “중소기업이 스스로 연구개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개발 당시 한수원이 많은 도움을 준 덕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노내 중성장 증폭기 모듈은 증폭기 모듈로써 인코어 플럭스 디텍터로부터 발생된 저전류를 보상 및 신호 증폭해 신호 모니터링과 경보제어 유닛에 사용한다.

박 대표는 “타사 제품은 출력 선형성이 낮고 출력 응답시간이 설정치 대비 차이가 발생한다”면서 “저희 제품은 출력 선형성 개선과 증폭 모듈의 정밀도와 신뢰성이 향상됐다. 또 응답시간이 대폭 개선됐으며 다른 모듈과 완벽한 호환성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노내핵계측 증폭기
노내핵계측 증폭기

기존 외산 제품과 완벽한 호환성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모듈의 단점을 보완했고 설비의 신뢰성 증대 및 유지보수 편의성을 향상시켰다. 또한 기존공급사인 외국사 공급가의 60%에 공급함으로써 한수원에는 국산화의 이익을, 중소기업에는 매출액 향상을 하게 되는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를 보게 됐다.

제품은 개발 후 한수원이 운영하고 있는 월성 1호기에서 시험 가동을 거쳐 2,3,4호기까지 확대 적용되고 있다.

박 대표는 이번 수출에 대해 “한수원은 중소기업 협력연구개발과제를 통해 적극적으로 기술개발을 지원함으로써 국산화를 통해 해외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을 줄이고, 중소기업은 기술력 향상과 제품의 성능을 입증함으로써 해외에 수출을 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게 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수원은 이번 수주로 향후 계획된 루마니아 원전사업 기반확보 및 사업자 선정의 입지를 다지고 중소기업은 국산화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게 되어 향후 루마니아 원전에 진행될 여러가지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판로 개척의 초석을 만들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얼게인은 노내 중성장 증폭기 모듈 외에도 WEC사 코일전류 감시센서를 국산화해 웨스팅하우스에 20억 원 규모의 역수출을 하고 있다. 또한 UAE 원전 시스템 장비 관련현지 업체 ‘나와(Nawah)’와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

박 대표는 “직원이 44명밖에 안되는 작은 기업이다보니 연구개발로 승부할 수밖에 없다”며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실제 리얼게인은 연구개발직 인원비율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인재육성형 중소기업으로 지정됐다.

박 대표는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석박사급 중심의 연구인력을 갖추고 있다”며 “연구개발 비용에만 매출의 최대20%를 재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리얼게인의 처음 시작은 서울대학교 제어계측 연구센터에서 시작됐다. 1999년 법인설립 이후 제어계측 및 IT기반 기술을 활용한 원자력 발전소의 계측 · 제어 · 통신 분야에서
설비 및 장비의 국산화에 매진해왔다.

코일전류 감시센서
코일전류 감시센서

특히 리얼게인은 원전 현장에서 10년 넘게 정비노하우를 쌓아왔다. 실제 원전 계측제어설비의 주요 계통인 제어봉제어 계통 정비용역을 안정적으로 진행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이 분야 정비용역 Q품질등급을 확보할 만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어 한빛 1~6호기, 고리 1~4호기 등 국내 가동 원전 가운데 80%의 정비용역을 수행했다.

그간의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태의 제어봉제어계통 설비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개선하고자 진단장비 개발을 위한 연구와 설비국산화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최근에는 사업 다각화를 위해 발전5사와 과제 수행을 진행하고 있다. 동서발전과 SOV 건전성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 발전5사와 발전소 회전기기 감시센서 통합진단시스템, 국내 최초로 지진동적시험기 개발 등을 완료했다.

박 대표는 “오래전부터 매출 다각화를 위해 노력해왔다”며“그 결과 2018년부터 조금씩 결실을 맺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들의 끝없는 노력 속에서도 신규원전 건설 축소에 따른 원자력산업이 위축되고 있어 리얼게인 또한 어려운 상황이다.

박 대표는 “산업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업체들 간 경쟁은 심화되고 원자력에 중점사업을 진행해온 많은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정부와 한수원이 국내 기업들이 판로를 개척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박 대표는 리얼게인에 주임으로 입사해 기술영업을 담당하며 대표이사가 됐다.
박 대표는 “직원이 주인인 회사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항상 작은 일에도 직원들과 소통하고 이해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경영이념을 밝혔다.
실제 리얼게인은 일-생활균형 캠페인에 참여했으며 2년에 한 번씩 전직원이 해외에서 워크숍을 진행한다.

자신을 스스로 대표 직원이라 생각한다는 박 대표는 “‘미래로 가는 인재 양성을 통해 세계로 가는 기업’이라는 비전을 설정해 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에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노력을 통해 미래를 위해 새로운 도전과 기술을 바탕으로 발전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배성수 기자 bss@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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