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산업생태계 위한 지혜 필요할 때
어려운 산업생태계 위한 지혜 필요할 때
  • 전봉걸
  • 승인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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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봉걸 서울시립대학교 교수 · 전기저널 편수위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주요국 경제가 질식 상태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중국 공장이 멈춰 부품조달에 어려움을 겪은 현대자동차는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3월 들어서는 북미지역에서 코로나가 확산됨에따라 현대자동차 미국 알라바마 공장도 여러 요인을 감안해 가동을 중단했다는 소식이다.

기업은 완성품을 생산하는데 모든 생산과정을 총체적으로 수행하기보다는 핵심사업 위주로 영위하고 부수적인 제품의 경우 외부로부터 아웃소싱 한다. 이를 통해 제조비용을 낮춰 경쟁력을 강화하게 되는데 아웃소싱은 최종재 생산과 연관되는 기업으로 구성된 산업생태계를 형성한다. 생산 관련 부품 수가 2만 개 이상인 자동차의 경우 최근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듯이 일부에서 생산차질이 생기면 전체 생산 라인이 중단된다. 따라서 공급 연쇄망의 모든 부문이 원활히 작동 되어야 한다.

1978년 고리원전 1호기가 처음 운전을 시작한 국내 원자력 발전은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산업생태계를 형성해 왔다. 2009년에는 UAE 원자력발전소 건설입찰에서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과 경쟁해 수주하는 성과도 창출했다. 특히 한국형 원자력발전인 APR 1400은 해외국가로서는 최초로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로부터 설계인증을 취득했다.

UAE 원전 수주 이후 해외에서 먹거리를 찾기 위해 정부와 함께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 등 관련 업계도 다각적으로 노력 중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원자력 산업계가 여러 요인에 의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전 협력업체가 하나 둘씩 파산한다면 산업생태계는 무너질 수밖에 없고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 원전 건설 및 유지에 필요한 주요부품 제조업체의 붕괴가 현실화 된다면 현재 운영 중인 원자력발전의 안전성 확보 문제도 야기할 수 있다. 따라서 원전의 산업생태계가 위험에 처했는지, 위험에 처했다면 원전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인지, 마련한다면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또는 새로운 산업으로의 전환토록 하는 등 소프트 랜딩을 유도할 것인지, 여러 방면에서의 논의와 연구가 필요하다.

운영 중인 원전의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불어 원전의 해외시장 진출로 기대되는 편익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도 검토함으로써 원전 산업 생태계에 대한 정책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정책당국, 전문가 그리고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혜를 모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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