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혁신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겠다
“변화와 혁신으로 한 단계 더 성장하겠다
  • 배성수 기자
  • 승인 2020.04.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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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조 석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대표이사

2017년 현대중공업에서 분사된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분사 이후 중동시장 침체, 조선해운시황 불황 등 전력기기와 회전기 시장이 축소됐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등으로 실적은 악화일로(惡化一路)로 접어들었다. 이런 위기를 헤쳐 나가고자 지난해 12월 30여 년간 공직 생활을 하며 에너지 · 산업 · 통상 정책 업무를 두루 거친 조석 전(前)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지식경제부 2차관 역임)을 영입했다. 현대일렉트릭 경영 정상화에 구원투수로 나선 조석 대표이사를 만나 현재 문제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현대중공업그룹 첫 외부영입 CEO가 되셨습니다. 소감 및 각오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국내 경제 성장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으며 다양한 외부 환경 변화 속에서도 끊임없이 변화와 혁신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역동적인 기업입니다. 현대중공업의 핵심계열사 사장으로 부임하게 된 것을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자 무한한 책임감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정부 및 한수원에서 에너지 정책을 수립하고 실행한 저의 오랜 경험과 역량을 기반으로 임직원들과 혼연일체 되어 빠른 시일 내 현대일렉트릭의 정상화를 이루고 국가 경제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CEO를 맡게 된 이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2017년 분사한 이후 2018년, 2019년 연속으로 1,000억 원대의 대규모 영업 손실이 발생되어 왔습니다. 이것은 유가하락 및 국내 전력회사의 장기적인 실적악화로 인해 그동안 우리 회사가 주력해 왔던 중동 시장, 선박 제조, 내수 시장 등이 동시에 침체됨에 따라 타 경쟁사에 비해 더 큰 손실을 경험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어려운 시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내부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편중을 개선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의 주체가 필요하다는 그룹의 판단과 공직경험을 바탕으로 민간산업의 발전 및 성장에 기여하고 싶었던 저의 의지가 연결되어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지난해 12월 취임 이후 3개월이 흘렀습니다. 정부 및 공기업과 다른 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의 차관 생활과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원자력 회사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을 역임하면서 직 · 간접적인 국내 주요 에너지 정책 수립 및 실행을 경험해 왔기 때문에 국내 전력기기 제조업체의 특성 및 생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겠지만 정책의 수립과 최종적인 실행에는 차이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국내 · 외 기업들과의 전방위적인 경쟁이 불가피한 현대일렉트릭의 근본적인 강점과 보완점을 이미 빠르게 파악하고 분석중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단순한 비전 제시와 단기적인 생존만이 아닌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실행에 중점을 둘 생각입니다.
지난 3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현대일렉트릭 또한 정부 및 한수원과 마찬가지로 매우 우수한 인적 재원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직원들의 열정을 엮어서 하나의 일관된 목표를 제시하고 성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대표이사가 풀어야 할 과제라는 점에서 정부 및 공기업 재임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일렉트릭을 이끌어 가면서 가장 중점을 두실 부분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현대일렉트릭은 2017년 분사 이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첫 번째 목표는 이익 창출입니다. 이익을 내지 못하면 임직원의 일자리와 복지 등도 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적자의 원인을 겸손한 자세로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해결방안은 상하좌우 벽을 허물어 활발한 소통을 통해 찾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 임직원이 대안을 공유하고 합심 단결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둘째는 조직 문화의 탈바꿈입니다. 사업은 기획, 영업, 생산, 사후서비스 등이 시계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야 합니다. 이에 경영진은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직원들에게 명확히 제시하고 각 부문의 역할을 정확하게 분담해 그 결과에 대해서는 보상과 책임을 분명히 할 것입니다. 성과를 낸 사람에게는 그에 걸맞은 보상을 주고 실패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책임을 물을 것입니다. 물론 성실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에 상응한 성과가 낮을 수도 있지만 이 또한 폭넓게 수용하고 인정할 것입니다.

실적 회복을 위해서는 국내 시장 점유율 회복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시장점유율 회복을 위한 전략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앞에서도 설명 드린 바와 같이 분사 이후에 현대일렉트릭이 주력해 왔던 선박 제조, 중동 건설시장 및 국내 전력기기 고압시장의 동반 위축에 따라 국내 동종사 대비 실적이 저조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최근 조선 업황 개선에 따른 기자재 물량확보가 증대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제작기간 등을 감안할 때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최근 유가 하락 및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까지 더하면서 국내업체들의 투자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투자축소에 의한 설비 노후화가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교체 수요를 중심으로 어느 정도는 시황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대일렉트릭으로서는 고장여파가 매우 큰 대형 전력기기의 안정적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사전 기기점검 및 진단서비스를 확대하고 시장의 신뢰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내 에너지정책 수립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 전력IT 및 친환경 정책 기조에 맞추어 우리가 스스로 강화할 기술 분야에 집중함과 동시에 국내외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고객 중심의 원스톱 토탈 솔루션을 빠르게 구축하여 시장을 선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고압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지적되어 왔던 중저압, 배전 등 다른 사업부문은 어떠한 방법으로 추진해 나가실 계획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최근 사업 환경은 분산형 전원 확대와 전력 수요의 정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규 대형발전소 건설 정체 등으로 고압 부문의 수요는 한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중저압이나 배전 부문, 전력과 IT를 융합한 부문에서는 새로운 사업기회가 커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따라 현대일렉트릭에서는 초고압 부문과 중저압, 배전 부문을 이원화하고 조직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중저압 및 배전 부문에 있어서도 시장 특성에 맞는 제품개발과 품질강화를 위해 다각적인 개선방안을 강구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 달라진 모습을 보여 드릴 예정입니다.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시장 또한 중요할 것 같습니다. 어떠한 전략으로 해외시장을 개척하실 지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미국의 자국 산업 보호정책과 중동 등 주요 국가의 무역 정책 변화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시장의 흐름을 봤을 때 주요 시장 중심의 생산기지 현지화는 향후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미 현대일렉트릭은 선제적으로 미국 및 중국 생산 공장의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현지화에 있어서는 국내 경쟁사에 비해 크게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변압기 공장은 10여 년 동안 안정화와 지속적인 기술 · 설비 투자를 통해 미국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북중미와 유럽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인 전초기지의 역할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4,000만 달러 이상의 설비 증설투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또한 영업조직의 시장 중심 전진배치로 고객과의 밀착영업을 통한 수주의 질적인 부분과 대고객 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한 내부 프로세스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향후 계획과 포부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새로운 현대일렉트릭을 만들기 위해 취임과 동시에 조직과 인사를 재정비 했습니다. 최근 대내 · 외적인 여건이 엄중하기 때문에 올 한해는 비상경영의 한해를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비상경영은 임직원의 허리띠를 졸라매는 내용만이 아닙니다. 임직원이 합심해 함께 뛰는 경영이 될 것입니다. 또한 부문별 목표를 명확히 하고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구체적 시간표를 점검하면서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제가 앞장서서 임직원들과 함께 신나고 활기차게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습니다.

배성수 기자 bss@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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