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혁신 이끈다 … LS일렉트릭 청주 공장
제조업 혁신 이끈다 … LS일렉트릭 청주 공장
  • 이훈 기자
  • 승인 2020.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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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화시스템 기반 스마트 공장 … 자재관리부터 조립 포장까지 ‘척척’
‘테크스퀘어’ 론칭 … 중소기업 제조 경쟁력 향상 도움

“제조혁신의 열쇠는 스마트공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 경남도청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제조 혁신 및 전략보도회’에 참석해 스마트공장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특히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스마트공장 3만 개 보급을 제조업 혁신 업무계획 중 하나의 목표로 발표하기도 했다. 스마트공장이란 제품의 모든 생산과정을 ICT(정보통신) 기술로 통합해 기업의 생산성, 품질
등을 향상시키는 첨단 지능형 공장을 말한다. 스마트공장에서는 제조 전 과정을 통합 연결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손실을 줄임으로써 제조비용 절감 등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스마트공장의 선두주자 LS일렉트릭의 청주 공장을 찾아 국내 제조업의 혁신을 보고 왔다. 

조립 - 검사 - 포장 등 전 공정 자동화 구현
1개 라인 기준 하루 평균 50만 건 데이터 수집

청주사업장 내부 모습

LS일렉트릭의 청주 1사업장 G동은 주력 제품인 저압차단기와 개폐기가 생산되는 곳이다. 공장에 들어서는 순간 생산 라인이 쉴 새 없이 움직이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연간 2,600만 대의 산업용 차단기를 생산하는 라인”이라며 “자재는 정확히 1.5일 분으로 유지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생산 라인 사이 통로 바닥에 붙은 청색 테이프가 눈에 띄었다. 테이프가 연결된 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니 8대의 무인 운반차가 완성된 제품을 실어 나르고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테이프가 아니라 AGV(Automated Guided Vehicle, 무인 운반차)가 다니는 궤도”라고 웃으며 말했다.

무인운반차 운행 모습
무인운반차 운행 모습

무인 운반차는 프로그래밍된 명령에 따라 각 부품을 라인으로 운반하고 완성된 제품은 포장라인으로 이동시켰다. 물리적 충격이 느껴지면 그 자리에 정지하고 요란한 불빛과 함께 경고음을 내기도 했다. AGV가 이동시킨 제품들을 포장하는 라인 역시 완전 자동화되어 있었다. 중량감지센서를 통해 포장의 정확도를 자동 검출한다. 커다란 포장 로봇은 품목별로 다른 크고 작은 상자에 일정한 간격에 맞춰 제품을 넣어 포장하고 ERP를 통해 명판정보를 받아 상자에 자동 부착까지 한다.

회사 관계자의 안내를 받으며 2층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2층에는 전기회로에서 부하를 개폐하는 전자개폐기 조립 라인이 설치되어 있었다.

회사 관계자는 “연간 1,200만 대의 제품을 생산하는 2층 역시 스마트 생산 라인이 완비됐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처음 마주한 전자개폐기의 핵심 부품인 코일 권선 설비는 권선은 물론 시험과 적재를 전 자동으로 생산하고 있다. 작업자는 모니터를 통해 해당 조립라인 구석구석에 설치된 PLC( Programmable Logic Controller, 로직제어기)로부터 온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으며 실시간으로 수집된 데이터는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 제조실행 시스템)를 통해 향후 생산성 개선 데이터로도 활용된다. 데이터량은 1개 라인 기준 하루 평균 50만 건 이상 발생하고 있으며 전 공장에 걸쳐 수집된 정보가 쌓여 빅데이터가 생성, 활용되는 것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AGV를 지나니 어디선가 카메라 플래쉬(Strobe)처럼 ‘번쩍’이는 조명 빛이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완제품에 카메라 조명을 터트려 품질을 검사하는 또 다른 로봇이었다. 회사 관계자는 “육안으로 검사할 경우 작업자에 따라 있을 수 있는 차이를 스마트화를 통해 최소화시킨 것”이라며 “이와 함께 진동센서로 개폐기가 작동할 때 발생하는 소음까지 수치화할 수 있어 제품 조립 이후에도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APS(Advanced Planning System, 수요예측 시스템)가 적용된 유연생산시스템으로 운영된다. APS는 주문부터 생산계획, 자재발주까지 자동 생산관리가 가능한 유연생산방식으로 생산라인에 적용되어 조립-검사-포장 등 전 공정의 자동화를 구현하고 있는 것이다.

약 4년간 200억 원 이상 투자 … 생산성 60% 이상↑
“생산성 향상으로 기대 이상 성과 거둬”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이 2018년 열린 LS 티-페어 2018에 참가해 스마트 농업에 사용되는 드론을 함께 들어보고 있다. LS그룹 제공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구자균 LS일렉트릭 회장(왼쪽)이 2018년 열린 LS 티-페어 2018에 참가해 스마트 농업에 사용되는 드론을 함께 들어보고 있다. LS그룹 제공

LS일렉트릭은 2011년부터 약 4년간 2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통해 단계적으로 스마트 공장을 구축해왔다. 회사 관계자는 “ICT와 자동화 기술을 접목해 다품종 대량 생산은 물론 맞춤형 · 소량다품종 생산도 가능한 시스템의 변혁을 구현했다”며 “스마트 공장 구축을 통한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고 평가했다.

먼저 생산성 측면에서 설비 대기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고 생산성은 60% 이상 향상됐다. 저압기기 라인의 경우 38개 품목의 1일 생산량이 기존 7,500대 수준에서 2만 대로 확대, 생산효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 에너지 사용량 역시 60% 이상 절감됐으며 불량률도 글로벌 스마트 공장 수준인 7PPM(Parts Per Million, 백만분율)으로 급감했다. 필요한 작업자 수도 라인 당 절반으로 줄어 신규 사업 라인으로 재배치 하는 등 경영 효율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청주사업장 고객수요 예측시스템과 일괄 자동화 라인은 자동화율 100% 수준으로 △기초단계 △중간 1단계 △중간 2단계 △고도화 단계에 이르는 공장 스마트화 4단계 가운데 중간2를 넘어 고도화 단계로 진입을 앞두고 있는 등 국내 기업 중 스마트공장 구축 우수 사례로 평가 받고 있다.

LS일렉트릭은 이에 그치지 않고 CPS(Cyber Physical System, 사이버 물리 시스템), IoT(Internet of Things)를 지속적으로 도입하고 시뮬레이션 분석에 의한 생산시스템을 최적화해 공장 스마트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스마트공장을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솔루션 도입은 물론 CPS, IoS(Internet of Service), IoT 역량 강화를 위해 내부 전문가를 지속 양성하는 한편 협력회사를 대상으로 기술교육과 현장 견학을 제공해 스마트 공장의 확대 보급을 꾀하고 있다.

LS일렉트릭 관계자는 “생산라인의 스마트화를 통해 생산성과 에너지효율이 크게 개선됨은 물론 고객만족도 향상과 근무자의 작업환경, 편리성 증진 효과까지 얻고 있다”며 “현재 중간단계의 생산라인을 스마트공장 최고 수준인 고도화 단계로 업그레이드하는 공정 혁신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회사 사례가 제조업 혁신에 일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테크스퀘어, 맞춤형 제공 … 경제성 · 효율성 동시 확대
상생협력기금 30억 원 출연 …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 나서

LS일렉트릭은 스마트공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오픈형 스마트 공장 플랫폼 ‘테크스퀘어(Tech Square)’를 론칭하고 시장 선점에 나섰다. ‘테크스퀘어’는 수요자와 공급자는 물론 산학 전문가 등이 누구나 자유롭게 플랫폼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으로 △수요-공급 기업 매칭 △생애주기 멘토링 △프로젝트 관리 △유지보수 서비스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솔루션을 일괄 공급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고객 현황을 분석해 플랫폼에 참여한 각 분야별 최적 기업을 고객과 매칭함으로써 구축비용이 절감되는 등 경제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확대했다.

또한 각 분야 전문 기업이 도입 초기부터 구축, 유지보수에 이르는 스마트 공장 생애주기에 따른 맞춤형 정보와 솔루션을 멘토링 형태로 제공해 확장성은 물론 서비스 만족도를 높였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스마트공장 구축 확대에 직접 나섰다. 대 · 중소기업 · 농어업협력재단(이하 협력재단)과 ‘대 · 중소 상생형 스마트공장 구축지원을 위한 상생협력기금 출연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LS일렉트릭은 협력재단에 상생협력기금 30억 원을 출연하고 △솔루션 공급기업 풀(Pool) 구성 △전문가 멘토링 서비스 △LS일렉트릭 스마트공장 플랫폼인 테크스퀘어 기반 맞춤형 솔루션 공급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보급 확산과 경쟁력 강화를 돕는다.

한편 스마트 공장의 세계 시장규모는 2016년 1210억 달러에서 연평균 9.3% 성장해 2022년 2054억 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스마트 공장의 핵심기술 시장규모는 5년 내 지금보다 6배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시장규모는 2016년 3조 8,000억 원에서 2021년 6조 3, 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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