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역사의 현장 서울 ‘종로’
전기 역사의 현장 서울 ‘종로’
  • 이훈 기자
  • 승인 2020.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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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수표동 舊(구) 전기회관 가는 길

1887년 경복궁 건청궁에 전깃불이 켜지며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전기가 쓰이기 시작했다. 이후 고종황제의 의지로 한성전기회사가 설립됐다. 1898년 동대문 발전소가 세워졌으며 1899년 서울 서대문에서 청량리까지 왕복하는 대한제국 최초의 전차 ‘대한제국기전차’가 달리기 시작했다. 특히 1900년 4월 10일에는 서울 종로 네거리에 3개의 가로등이 민간 최초로 점등됐다. 서울 종로는 국내 전기계의 역사에 가장 중요한 장소다.

빛초롱 축제 때 전시된 서울역사박물관(서울관광재단 제공)

서울역사박물관, 전차 역사 한 눈에

청계천, 2005년 복원 완료…산책로·데이트 코스로 이용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부근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지난 시절 서울을 누비던 전차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전차는 일정한 시간과 노선에 따라 주기적으로 움직이는 탈것으로 남녀노소 이용할 수 있어 당시 ‘평등’이라는 개념을 사람들에게 인식시켜 줬다. 입구에는 국가등록문화재 제467호인 381전차가 전시되어 있다.

전차 운행 중단 후 대부분 폐기됐으나 381전차는 1973년 서울 어린이대공원 개장 당시 옮겨져 전시됐다. 이후 2007년 서울역사박물관이 인수해 보존처리를 거쳐 원형을 복원해 다시 전시하고 있다. 전차 앞에는 두 아기를 업은 채 도시락을 잊고 전차에 오른 아들을 향해 도시락을 흔드는 광경이 애절하게 표현돼 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으로 이동하면 서울의 한복판인 종로구와 중구와의 경계를 흐르는 하천 ‘청계천’이 나타난다. 서울시는 2003년 7월부터 화문 동아일보사 앞에서 성동구 신답철교로구간으로 5.8km 구간에 청계천복원사업을 진행했다. 2005년 10월 1일 2년 여의 공사를 마치고 청계천 위에 놓여진 총 22개의 다리를 중심으로 정조반차도를 비롯한 역사적 자료를 복원한 도심 속 하천으로 개통했다.

복원사업을 마친 청계천은 산책로 및 데이트 코스로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특히 11월에는 청계광장부터 수표교까지 알록달록한 등불을 즐길 수 있는 등불축제가 진행된다. 전래동화, 세계명작동화, 뽀로로 등 수 만개의 등불로 만들어진 작품을 볼 수 있다. 청계천 위로는 헌책방과 골동품을 파는 가게가 많으며 조명가게, 전동공구, 전기재료 등을 구매할 수도 있다.

전태일기념관(전태일기념관 제공)

노동 현장 역사를 느끼다…전태일기념관

레트로 감성을 느끼다…익선동·만선호프

대한전기협회 수표회관 맞은편에는 ‘아름다운청년 전태일 기념관’이 위치해있다. 전태일기념관은 한국노동운동사에서 중요한 기점을 마련한 전태일의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서울시가 건립한 노동복합시설이다.

건물 외벽에는 전태일이 근로감독관에게 보낸 진정서를 재해석한 글씨로 가득하다. 6층으로 만들어진 전태일기념관은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1층에는 특별전시장이, 3층에는 상설전시실 ‘이음터’가 만들어져 있다.

상설전시는 크게 1부 전태일의 어린시절, 2부 전태일의 눈, 3부 전태일의 실천, 4부 전태일의 꿈으로 이루어져있다.

익선동 전경(출처=visit seoul 홈페이지)

최근 서울 종로에는 레트로 감성을 자극해 젊은이들이 붐비는 곳이 있다. 익선동과 만선호프다. 익선동은 종로 3가역에서 3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인데 ‘여기가 서울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조용한 곳이다. 당초 ‘재개발 예정 구역’이었던 익선동은 허물어버릴 집이었기 때문에 집주인들은 돈을 쓰지 않았다. 재개발을 둘러싼 물고 물리는 공방전 끝에 재개발 계획이 무산되자 남은 건 낡고 허물어진 90년된 한옥뿐이었다.

재개발 철회가 익선동에게 오히려 기회가 됐다. 골목과 한옥을 경험하지 않은 젊은 세대들이 매력을 느끼며 2014년 하나둘씩 흘러 들어와 동네 분위기를 그대로 살려 갤러리, 게스트하우스 등을 개업하기 시작했다. 특히 한옥으로 지어진 집을 개조한 예쁜 식당들이 많다.

‘레트로 열풍’은 근대 한옥, 좁은 골목과 어우러지며 익선동을 새로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게 했다.

만선호프

익선동과 함께 지하철 2호선 을지로 3가 4번 출구로 나오면 레트로 감성의 가게들로 즐비한 골목길의 만선호프가 나온다. 만선호프는 서울 을지로3가 노가리 골목에서 가장 큰 규모로 운영 중인 호프로 힙스터들의 성지로 불린다. 1,000원이라는 비현실적인 가격의 노가리에 시원한 맥주를 즐길 수 있어 저녁이 되면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힙스터들의 성지이기도 하지만 퇴근길 직장인들이 스트레스를 내려놓고 가볍게 집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훈 기자 hoon@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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