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 가동을 중지하면 미세먼지 농도는 얼마나 줄어들까?
석탄화력 가동을 중지하면 미세먼지 농도는 얼마나 줄어들까?
  • 주현수
  • 승인 2020.0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현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선임연구위원

❶ 머리말

환경부의 주요 미세먼지 저감정책 중 하나가 석탄화력발전소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최대 감축하는 것이다. 이의 일환으로 고농도 계절 기간 일부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중단
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가동 중단 대상 발전소는 2018년 6기, 지난해 4기였으며 향후 대상 발전소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환경부, 2019)..

이번 연구는 발전소 발전량(오염물질 배출량)과 인근 대기측정소에서 관측된 농도값이 서로 얼마나 상관관계를 갖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추진됐다. 발전량과 관측농도의 상관관계가 높다는건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에 따른 인근 대기질 영향이 크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❷ 석탄화력발전소 배출량과 인근 대기 측정소 관측농도의 상관관계

가. 분석대상 지역 개황

영흥화력발전소는 인천항에서 남서쪽으로 약 26km 떨어진 영흥도 남서부 해안에 위치하고 있다. 영흥도는 인구 및 차량 수가 적고 전체 토지면적의 약 90%가 임야와 농지로 구성돼 있어 외부에서 유입되는 오염원을 제외하고 대기오염물질 농도에 영향을 미칠만한 자체 오염배출원이 적은편이다. 이에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량과 인근 측정소 농도 간의 상관관계 분석을 위해 총 설비용량 5,030MW(2017년 기준)인 영흥화력발전소를 연구 대상으로 설정했다.

나. 분석자료 목록 및 분석 방법

2014년 1월부터 2017년 7월까지 굴뚝원격감시체계(TMS, Telemonitoring Systems)를 통해 수집된 대기오염물질 SO2(이산화황), NO2(이산화질소), 먼지 배출농도 및 일평균 유량 데이터를 이용해 일평균 오염물질 배출량을 산정했다. 이와 함께 발전소 인근 대기측정망의 대기오염물질 SO2, NO2, PM10(미세먼지), PM2.5(초미세먼지) 등 일평균 관측농도 자료를 이용해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영흥화력발전소 인근에는 영흥면사무소, 선재리 마을회관, 시화방조제 갑문관리소 등에 3개 대기측정망이 위치하고 있다(그림 1 참조).

측정소의 대기질 관측농도는 주변 지역 오염원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강수, 풍속, 기온 등과 같은 기상 요소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게 된다. 기상조건 이외에도 국외에서 기인한 오염물질이 측정소 농도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 황사 등 오염물질 유입을 들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국외 오염물질 유입 및 기상조건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가배경농도 관측소인 백령도의 미세먼지 농도가 80㎍/m3 이상인 날을 분석에서 제외했다. 또 중국 등 외국으로부터 이동해오는 황사 영향을 받은 사례일(기상청 발표 기준), 강수 영향을 받은 사례일(평균 강수량 5mm 이상), 주풍향이 서향이면서 바람의 세기가 보퍼트 풍력 계급 3등급(산들바람)인 일평균 풍속 3.3m/s이상의 사례일도 분석에서 제외했다. 분석 대상기간 영흥도 일평균 풍속은 3.08m/s 였다.

다. 발전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인근 측정소 대기질 농도의 상관관계

(1) 발전소 먼지 배출량과 인근 측정소 PM2.5 농도의 변화 추이

영흥화력발전소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SO2및 NO2의 일평균 배출량과 인근 측정소에서 해당 오염물질 관측농도 변화 추이를 분석했으며 오염물질 중 PM2.5의 월평균 배출량과 측정소 농도 추이를 각 연도별로 그림2~5에 나타냈다. 통계학적 상관성 분석은 일별 데이터를 이용했으나 그림 2~5까지는 독자의 시각적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월별 단위를 이용해 시계열별 변화를 나타냈다. 그림의 오른쪽 x축 및 파란색 꺾은선은 발전소 일평균 배출량을, 왼쪽 x축 및 그림 하단 부 3개 꺾은선은 3개 측정소에서 각각 측정된 일평균 관측농도를 말한다.

먼지 배출량은 다른 오염물질(SO2 및 NO2)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2016년 중반기 이후 감축 폭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분석 기간 동안 6개 발전기의 계획예방정비, 계획중간정비 등으로 가동 정지 기간이 있었다. 이 기간은 오염물질 배출량이 눈에 띄게 감소한 구간과 일치한다. 또한 계절에 따른 농도 변화 패턴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상대적으로 여름에는 낮은 농도를 보였지만 가을부터 농도가 증가하고 겨울과 봄에는 상대적으로 높은 농도 내에서 증감을 반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꺾은선들의 복잡성 등으로 인해 그림을 통해 배출량과 측정소 농도간의 상관성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통계적 도구(상관계수)를 이용해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배출량과 농도의 복잡한 상관관계와는 달리 3개 측정소 간의 미세먼지(PM10), 초미세먼지(PM2.5) 관측농도 값은 상호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그림들을 통해 알 수 있다.

(2) 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및 인근 측정소농도 간 상관계수

(가) 발전소의 SO2 배출량과 측정소 SO2 농도 간의 상관계수

영흥화력발전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인근 측정소에서 농도 변화 간 관계를 정량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2014년 1월 1일부터 2017년 7월 31일까지 두 데이터 간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자료는 영흥화력발전소의 일간 평균 배출량과 인근 3개 측정소의 일간 평균 대기오염물질 농도 데이터다. 일간 평균 SO2 배출량과 측정소 SO2 농도 간 피어슨 상관계수는 표 1과 같다.

상관계수는 두 계량형 변수 사이의 선형적 강도 및 방향을 나타내는 값으로 –1~1의 범위를 갖는다. 절대값이 1에 가까울수록 강한 상관관계를 나타내며 양의 값은 두 변수가 함께 증가 또는 감소하는 경향을, 음의 값은 한 변수가 증가할 때 다른 변수는 감소하거나 그 반대의 경향을 보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 배출량이 증가할수록 대기오염물질의 농도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발전소의 SO2 배출량 및 인근 측정소 SO2 농도 사이의 상관관계(상관계수 –0.0751, -0.1392, 0.0840)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발전소의 배출량과 영흥면 및 선재리의 농도는 음의 상관관계를 보이기도 했다. 이는 배출량이 증가할 때 오염물질 농도가 오히려 감소한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지만 발전소의 배출량이 해당 측정소의 오염물질 농도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못한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반면 3개 측정소의 농도 간에는 부분적으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산정됐는데 영흥면~선재리, 영흥면~시화방조제 측정농도 간의 상관계수는 각각 0.5243 및 0.5340으로 비교적 강한 상관성을 보였다.

(다) 발전소의 먼지 배출량과 측정소 PM10(PM2.5)농도 간의 상관계수

영흥화력발전소 먼지 배출량과 인근 측정소의 PM10과 PM2.5 농도 간 상관계수가 표 3과 표 4에 각각 나와 있다. 앞의 SO2 및 NO2와 마찬가지로 영흥화력발전소 먼지 배출량과 인근 측정소 PM10(또는 PM2.5) 농도 사이에는 낮은 상관계수나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보이고 있지 않았다.

이와 달리 측정소 간 PM10 및 PM2.5 농도는 각각 높은 상관계수를 보이고 있다. 4개 오염물질의 측정소간 농도 상관계수는 전반적으로 높게 나왔다. 특히 NO2, PM10, PM2.5 농도의 상관계수는0.87~0.97 범위의 높은 수치를 보인다.

❸ 최근 4년간 인근 측정소 대기질 변화 추이

일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는 2017년부터 연례적으로 매월 6월, 한 달간 가동을 정지하고 있다. 보령화력발전소 1~2호기가 일시 가동 중지됐던 기간 대기질 변화 추이를 살펴보기 위해 인근 측정소(보령시 오포)의 농도 변화를 조사했으며 조사대상 기간은 2014~2017년 중 5~7월을 중심으로설정했다(그림 6~8 참조).

가. 연도별 SO2 농도변화 추이
SO2 농도는 2015~2017년(2014년 제외)의 7월 농도가  5월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를 보이며 2017년에 있었던 가동중단에 따른 영향은 확인하기 어렵다(그림6 참조).

나. 연도별 NO2 농도변화 추이

NO2 농도는 2014년 이후 같은 기간에 비해 감소 추세를 보이며 2017년은 2016년과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5월에 비해 7월 농도는 낮아지는 추세를 보인다(그림 7 참조).

 

다. 연도별 PM10 농도변화 추이

PM10은 2014년 대비 2017년에는 5~6월 기간에 소폭 증가했으며 분석기간 2014~2017년 동안 5월 대비 7월에 전반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그림 8 참조).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3개 오염물질 모두에 대해서 인근 측정소의 관측농도를 통해 2017년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중지에 따른 배출량 저감효과를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이는 대기환경농도가 기상조건에 강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며 3개 오염물질 모두 강우량이많아지는 5월에서 7월로 넘어갈수록 농도가 낮아지는 현상을 보였다.

❹ 결론
오염원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 많아지면 인근에서 측정된 오염물질 농도도 비례해 증가하는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상으로 한 실증 사례연구는 찾아보기 힘들다. 국내 대규모 석탄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는 굴뚝의 높이가 150m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조건에서의 발전소 오염물질 배출영향을 인근 대기측정망에서 실질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실증 데이터 분석이 이루어졌다. 또 인근 대기측정망 관측농도 데이터 분석을 통해 발전소로 인한 대기질 영향을 확인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영흥화력발전소의 오염물질 1일 배출량과 인근 대기측정망 환경농도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발전소의 오염물질 배출량(발전량)과 대기측정소의 SO2, NO2, PM10, PM2.5 농도 모두 낮은 상관계수(0.5 이하)를 보였다. 일부는 음의 상관계수가 나오기도 했다. 이는 대기질 측정소가 발전소 인근에 위치하더라도 영흥화력발전소의 배출량보다는 다른 요인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영흥화력발전소 인근 3개 측정소의 4개 오염물질(SO2, NO2, PM10, PM2.5) 관측 농도 간 상관계수는 매우 크게 나타났다. 이는 측정소가 각각 다른 장소에 위치하고 있지만 동일 대기질 영향권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한정된 시설(영흥화력발전소) 및 기간을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한 것으로 이번 연구결과를 일반화해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연구결과는 대형 발전소 운영으로 인한 오염물질의 대기환경농도 변화를 인근 지상 대기관측망을 통해 감지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작업임을 시사한다. 향후 이에 대한 후속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대기측정망에서 대형 발전소에서의 오염물질 배출영향을 감지하기 어려운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150m 이상의 높이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 농도 변화를 대기측정망이 위치한 지상에서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현재 대기오염측정망 설치운영지침에서는 측정소의 시료 채취구 높이를 지상 1.5m 이상, 10m 이하로 설정하고 있다. 특별한 기상조건이 아니면 높은 높이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지상으로 급격하게 이동하기 어렵다. 이외에도 일반적 대기환경에서 배출된 대기오염물질은 배출지점(굴뚝 배출구)에서부터 공기와 급속하게 희석 확산된다. 특히 고도가 높은 지점에서 그 확산효과가 높아지게 된다.

두 번째, 기상영향을 들 수 있다. 대기측정소에서 측정된 농도는 인근 발전소를 포함한 다수의 다양한 오염원에서 오염물질 배출량뿐만 아니라 강우, 풍속, 풍향 등의 기상영향을 받게 된다는 점이다. 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전력수요가 높은 여름철 및 겨울철에 증가하게 되는데 여름철에는 측정소의 대기오염물질 농도가 오히려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여름철에 강우가 집중되는 국내 기상 패턴 등과 관련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