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의 배전망 접속 원활화를 위한 글로벌 동향
태양광의 배전망 접속 원활화를 위한 글로벌 동향
  • 이철민
  • 승인 202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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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 한전 경영연구원 선임연구원

❶ 개황

가. 글로벌 전기에너지의 수요 증가와 태양광 설비용량의 확대

연례 세계 에너지 전망 보고서(World Energy Outlook 2019)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전기에너지의 수요 증가와 신재생 발전설비 용량의 증가를 전망했다.

보고서에서 제시한 ‘명시된 정책시나리오(In the Stated Policies Scenario)’에서는 전기에너지의 연간 수요 증가율이 다른 주요 에너지원의 2배에 해당하는 2.1%가 될 것 이라고 했다. 이러한 높은 수준의 증가율은 전기모터, 냉·난방, 전기차 등에서 발생하는 전기에너지 수요 증가로 인해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전기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약 19% 수준에서 2040년에는 약 24%까지 증가할 것으로 관측했다.

보고서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관점에 대한 전망도 내놓았다. 특히 발전측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태양광 설비가 2010년 이후 가파르게 보급되기 시작했으며 2020년 이후에도 급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0년 기준 1,000GW에 미치지 못하는 글로벌 태양광 용량이 2040년에는 3,000GW를 초과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러한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태양광은 전통적인 발전원을 포함한 모든 발전원 중 가장 높은 수준의 발전설비 보급용량을 달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태양광 발전설비 용량의 확대를 고려할 때 각국에서는 증가하는 태양광을 공용 전력계통에 원활하게 접속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 주요국의 태양광 보급 설비용량 및 특징

주요국 태양광 설비용량을 분석해본 결과 독일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및 일본에서는 국내 대비 높은 보급용량을 달성했다. 독일과 미국 캘리포니아州에서는 국내 및 일본과 비교해 자가소비형 태양광의 비중이 높고 전력판매형 태양광 비중은 낮은 편으로 분석됐다.

자가소비형이란 전기사용자가 전기요금 절감 등의 목적으로 발전설비를 설치하고 해당 발전설비를 통해 생산한 전력을 우선 자가소비하며 잉여전력이 발생할 경우 공용계통에 판매하는 설비형태를 말한다.

전력판매형이란 발전사업자가 전력생산에 필요한 최소한의 소내 전력을 제외하고 모두 계통에 판매하는 형태를 의미한다. 전력판매형은 자가소비형 설비 대비 계통에 주입하는 전력량이 많아 공용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이 큰 편이므로 발전설비 설치에 따른 공용 계통망의 보강요구가 높은 특성이 있다.

❷ 현황 또는 동향

가. 주요국 태양광의 계통 접속대기 분석

(1) 독일

독일에서 태양광의 경우 750kW 이하의 소규모 자가소비형 태양광의 설비 비중이 높고 통상 배전망에 접속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 정부출연 연구기관 Fraunhofer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독일에서는 배전망에 접속되는 태양광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계통혼잡 문제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경우 전기요금이 매우 높아 자 가소비를 위한 태양광 및 ESS(에너지 저장 시스템) 설치가 활발해 생산전력의 자가소비 비중이 높다. 또한 배전망으로 주입되는 전력량은 감소해 공용 배전망의 보강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접속대기 문제가 완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독일 송전망에서는 접속대기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독일 남부 수요지 근처 원전폐쇄에 따라 독일 북부의 풍력단지에서 생산한 전력이 남부의 수요지까지 송전돼야 하는데 송전망 용량의 부족으로 인한 송전제약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에서는 이러한 송전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송전망에 대한 보강요구가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2) 미국 캘리포니아

미국 캘리포니아州에서는 자가소비형 소규모 태양광은 대부분 배전망에 접속되고 있으며 자가소비 후 잉여전력을 판매할 수 있는 NEM(Net Energy Metering) 제도에 참여하고 있다. 즉, 배전망에서는 자가소비형 발전설비 비중이 높은 편이며 배전망으로 주입되는 전력량이 제한적이므로 배 전망의 보강요구가 국내 대비 낮고 배전망 접속을 원활히 할 수 있는것으로 분석됐다. 일반적인 경우 전력사(PG&E 등)는 소규모 태양광을 공용 배전망에 접속하기 위해 비교적 간단한 기술적 검토를 수행 하고 한 달 이내에 접속을 시행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캘리포니아州에서도 독일과 같이 송전망에서는 계통접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MW 이상의 유틸리티급(Utility-Scale) 중·대규모 태양광은 송전망운영자(CAISO)가 운영하는 송전망으로 주로 접속되는데 접속 대기 용량이 24.9GW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돼 문제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

(3) 일본

일본은 송·배전망 모두 계통접속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먼저 배전망에서는 10kW 미만의 태양광의 경우 가동률이 약 95.5%로 높지만 10kW 이상 50kW 미만 용량에서는 접속신청용량 2만 2,144MW 대비 운전개시 용량이 약 1만 3,869MW로 가동률이 약 62.6%에 머무르고 있어 배전망에서 접속 대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서 2017년 4월 발행한 보고서를 참고하면 비주택용 태양광발전(10kW 이상)의 경우 인가를 받은 후 설치기간을 포함해 1~2년 내에 가동되며 주택용 태양광(10kW 미만)은 이보다 훨씬 짧은 기간인 2~3개월 내에 가동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에서는 주로 비주택용 태양광 발전(10kW 이상)이 주택용 태양광 발전보다 계통 접속에 장기간이 소요되며 접속문제를 많이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주로 송전망에 접속되는 비율이 높은 2MW 이상의 태양광을 분석해보면 신청용량 대비 운전 개시된 용량이 매우 작다. 또한 가동률이 29.6%에 불과해 송전망 접속대기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접속대기 해소를 위한 높은 수준의 송전망 보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 주요국 자가소비형 설비 현황 및 관련 제도

(1) 독일

독일은 배전망에서 자가소비형 태양광을 집중적으로 보급해 배전망 접속문제를 완화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2017년 기준 독일에 설치된 태양광 전체 설비용량인 42.3GW 중 자가소비가 가능한 FIT(Feed-in Tariff, 발전차액제도)와 FIP(Feed-in Premium) 제도에 참여하는 750kW 이하의 소규모 태양광 용량은 약 31GW이다. 해당 규모는 전체 설비 중 약 73.6%의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독일에서 요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잉여전력 판매 가격(FIT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 잉여전력 판매보다 자가소비가 경제적으로 유리하다고 볼 수있다.

독일에서는 태양광 보급 초기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및 보급 확대를 위한 내용을 포함한 법령인 재생에너지법(EEG법) 개정을 통해 자가소비 전력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과거 자가소비형 설비 확대를 위해 자가소비전력량에 대한 보조금을 지급했으나 자가소비형 설비 확대 및 균등화 발전원가의 하락에 따른 자가소비의 경제성 확보 후에는 보조금을 폐지했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09년 EEG법 개정을 통해 자가소비량에 대한 보조금(약 25€센트/kWh)을 지급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보조금과 전기요금을 합산할 경우 잉여전력 판매가격(FIT가격)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자가소비의 경제성이 확보된 이후 보조금은 폐지됐고 오히려 2014년 EEG법 개정 후에는 자가소비전력량에 대해 EEG 부담금의 30%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이는 점차 증가해 지난해에는 약 40%(약 2.5€센트/kWh 수준)에 이르렀다.

EEG 부담금이란 재생에너지 보급 촉진을 위해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높은 가격으로 우선 매입하기 위해 발생한 비용 등을 보전하기 위해 설계된 부담금을 의미하며 통상 최종 전기소비자에게 부과되어 온 부담금이다.

또 독일에서는 ESS 설치 지원제도를 통해 자가소비형 설비를 확대하고자 했는데 국영은행(KfW)은 가정용 ESS 설치 투자비용을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지원했다. 핵심내용은 가정용 ESS 투자비용을 최대 30%까지 지원하고 잔여분에 대해서는 1% 내외의 저금리로 대출을 시행한다는 점이다. 한편 공용전력계통으로의 과다한 전력주입을 방지 하기 위해 설비용량을 30kW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 계통에 유입되는 전력을 정격 설비용량의 50%로 제한하고 있어서 계통보강 부담을 경감할 수 있었다. 요금이 비싼 독일에서는 자가소비 목적으로 ESS를 활발히 설치했으며 신규 태양광의 약 55%는 ESS와 함께 설치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2) 미국 캘리포니아

EIA에서 발간한 Electric Power Monthly를 참고하면 캘리포니아州 요금은 미국 평균보다 꽤 높은 수준이다.

전기요금을 절감하기 위해서 1MW 이하 소규모 태양광은 자가소비 후 잉여전력을 판매하는 NEM(Net Energy Metering) 제도에 참여하는 비중이 높고 이에 따라 배전망에 접속되는 자가소비형 태양광 보급이 활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캘리포니아에서 NEM 제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이 과거 부하(Load) 실적 이하로 설치돼야 하므로 공용전력계통으로 주입되는 전력이 제한적이다. 캘리포니아州에서는 NEM제도를 통해 배전망의 보강 부담을 완화해온 것으로 분석됐다.

NEM 제도에서는 잉여전력이 12개월 동안 Credit으로 적립되며 사용전력량을 상계할 수 있다. 잉여전력량이 많아 잔여 Credit이 발생할 경우 1년 단위로 정산하게 된다. 한편 정산 가격이 요금대비 매우 낮은 편이다. 이는 전기소비 대비 과다한 발전설비 설치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NEM 제도는 자가소비를 촉진하는 제도로 볼 수있다. 이는 1MW 이하의 소규모 태양광이 NEM 참여시 최초 접속요청 비용은 지불해야 하지만(PG&E기준: 약 145달러) 공용망 보강비용은 면제되고 상계된 전력에 대해서는 망 사용료를 면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일본

일본의 소규모 전력거래제도는 FIT 제도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10kW 미만의 설비만 자가소비가 가능하고 10kW 이상은 불가능하다. 특히 2012년부터 2016년까지는 태양광으로 발전한 전력을 공용계통에 주입(Feed-in)해 판매할 경우 비싼 FIT 가격으로 보상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전력판 매형 태양광 위주로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6월 기준 자가소비가 가능한 FIT 제도에 참여하는 10kW 미만 태양광 비중은 약 12%에 불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 접속대기 완화를 위한 기술적 정책

주요국 재생에너지 접속정책의 주요 동향은 제한적 접속(Constrained Connection)을 통한 재생에너지의 계통 접속 용량를 증대시키는 것이다. 제한적 접속이란 출력제한(Curtailment)을 전제로 재생에너지를 접속하는 것이다.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발전원들이 정격 최대용량으로 항상 발전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단 재생에너지를 계통에 최대한 많이 접속하고 공용 계통망의 허용 전류를 초과 할 우려가 있는 경우 출력제한을 시행해 계통망 제약을 회피하고 계통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이다.

(1) 독일

독일의 경우 계통망 운영자는 재생에너지의 출력제어를 위해 구형 인버터를 어드밴스드 인버터(Advanced Inverter)로 교체했으며 신규 발전설비에 대해서는 출력제어 인프라 설치를 의무화했다. 어드밴스드 인버터란 계통망운영자의 지시에 따라 재생에너지의 출력제한이 가능하고 계통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재생에너지의 출력을 제한 또는 조절할 수 있는 설비다.

특히 눈여겨 볼만한 것은 EEG법 개정을 통해 30kW 미만의 소형 재생에너지 발전원에 대해서는 계통제약 발생 시 계통망 운영자 지시없이도 계통을 감시해 자동으로 출력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독일에서는 개체 수가 많고 용량이 작은 발전기를 모두 계통망 운영자가 직접 관제(제어)하는 것은 효율성이 떨어지므로 용량이 작은 발전기를 대상으로 자동출력제한(Automatic Cut-Off)을 시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2) 일본

배전망에서는 계통보강 후 재생에너지 접속이 원칙이지만 태양광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접속 후 출력을 제한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계통보강 후 재생에너지 접속 원칙은 재생에너지 출력과 무관하게 계통제약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계통의 신뢰도는 뛰어나지만 계통접속 신청이 단기간 유사한 입지에 집중될 경우 접속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태양광 설치 밀집도가 높은 지역인 규슈 등에서는 출력제어를 전제로 재생에너지를 최대한 계통에 많이 접속하고 계통제약이 발생할 경우 출력을 제한하고 있다.

규슈지역에서는 월 평균 50MW의 태양광이 도입돼 왔으며 지난해 3월 기준 총 8.5GW의 태양광이 도입됐다. 2014년 12월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력수급의 불균형을 우려해 규슈 전력을 지정 전기사업자로 지정했다. 지정 전기사업자는 발전설비에 대해 무보상 출력제한을 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규슈전력의 관할 계통에 접속되는 분산전원 중 500kW 미만의 태양광은 출력제한 대상이 아니었으나 2015년 1월 26일 이후 계통에 신규 접속되는 태양광의 경우 출력제한 대상으로 포함되게 되어 출력제어 대상의 범위가 확대됐다.

규슈전력이 시행하는 제어방식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으로 나뉜다. 오프라인 제어방식은 전날 16시에 제어량을 확정하면 당일 8~16시에 발전사업자 스스로 발전을 정지하는 방법이다. 온라인 제어방식은 수급예측에 따라 당일 2시간 전에도 제어량을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으며 필요한 시간에만 제어가 가능한 특징이 있다.

2018년에는 온라인 제어를 통해 예정되어 있던 출력제어량의 약  31%(42GWh)를 절감할 수 있었으므로 온라인 제어 방식은 오프라인 제어대비 효율적인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3) 미국 캘리포니아

캘리포니아에서는 2017년 9월 이후 신규로 설치되는 발전 설비에 대해 스마트인버터의 설치를 의무화했다. 또 이러한 스마트인버터들을 효율적으로 통합 및 관리할 수 있는 재생 에너지 관제시스템을 연구 중이다.

스마트인버터란 계통 운영자의 지시에 따라 출력조정이 가능하고 계통상황에 따라 계통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도록 자동으로 발전출력을 조절할 수 있는 설비다. 독일의 어드밴스드 인버터와 개념이 유사하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재생에너지의 계통접속을 원활화하기 위해 지도기반으로 재생에너지 계통접속 가능용량을 공개, 신규 재생에너지가 계통 여유 지역으로 접속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❸ 전망

태양광의 발전원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태양광의 경제성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태양광 설비용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하는 태양광의 배전망 접속 원활화를 위해 자가소비형 태양광 보급, 출력제한 기술개발 등도 지속될 것이다.

이러한 재생에너지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은 공용망에 대한 보강 투자이므로 공용망 보강에 투자하는 전력사의 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러한 전력사의 비용 부담을 적정하게 보상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해외 동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조사분석을 수행해 태양광의 배전망 접속을 원활히하고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안)을 효율적으로 달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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