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적 공감대 형성 위해 깨끗한 에너지 안정적으로 공급해 나갈 것”
“국민적 공감대 형성 위해 깨끗한 에너지 안정적으로 공급해 나갈 것”
  • 배성수 기자
  • 승인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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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경재 한국서부발전 기술안전본부장

미세먼지 저감이라는 전 세계적인 문제가 대두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다. 세계 각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쳐나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겨울철부터 봄철까지 일부 석탄발전 가동을 중지하는 등 특별대책을 마련해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발전사들은 친환경 설비 구축, 옥외저탄장 실내화 추진 등 자체적으로 다양하고 적극적인 노력을 전개해 나가고 있으며 국내발전사 중 4년 연속 가장 많은 미세먼지를 저감한 한국서부발전의 노력이 단연 돋보인다. 그 중심에서 큰 역할을 해나가고 있는 김경재 한국서부발전 기술안전본부장을 만나 그동안의 성과와 비결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국내 발전사 중 4년 연속 가장 많은 미세먼지를 저감했는데 그 성과와 의미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서부발전은 2015년 전체 발전소의 대기오염물질 총배출량 대비 2016년 21.6%, 2017년 45.2%, 2018년 57.4%, 지난해 69.6%를 기록하며 국내 발전사 중 4년 연속 가장 많은 저감이라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또한 전기 1kWh 생산 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량(g)으로 환산한 배출원단위(g/kWh)를 기준 2015년 0.848g/kWh 대비 2018년 0.337g/kWh에 이어 지난해 0.267g/kWh로 2년 연속 국내 발전사 중 개선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와 같은 성과는 환경이슈로 크게 부각된 미세먼지를 국민이 체감하는 수준으로 감축해 깨끗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함으로써 발전공기업의 책무를 다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차별화된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최초로 도입한 사이클론 탈황기술의 도입배경 등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2016년 초 미세먼지 문제가 본격화되면서 석탄화력의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증대됐습니다.
국민들의 요구수준으로 미세먼지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기존 환경설비를 최신 고효율 설비로 전면 교체해야합니다. 이를 위해 장기간 발전기를 정지(공사기간 약 1년)해야 하고 발전기 1개당 약 1,000억 원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합니다. 이에 환경설비 전면교체에 대한 시간적, 경제적 제약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외 우수 저감기술을 조사하고 벤치마킹해 국내 최초로 사이클론 탈황기술을 태안 1~4호기에 적용하게 됐습니다. 사이클론 탈황기술은 기존 탈황설비의 내부만을 개조해 황산화물 제거효율을 90%에서 98%로 향상시키는 기술로 발전소 계획예방정비공사 기간(약 60일)에 개조가 가능하며 비용도 발전소 1기당 약 70억 원으로 환경설비 전면교체 대비 공사기간은 약 1/6, 투자비는 약 1/10 수준으로 획기적인 성과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실제 사이클론 탈황기술이 적용된 태안 1~4호기는 지난해 기준 황산화물(SOx) 8.9ppm, 먼지 3.2mg/Sm3으로 국내에서 가장 엄격한 수도권 석탄화력 배출기준(SOx 25ppm, 먼지 5mg/Sm3) 보다 매우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사이클론 탈황기술 이외에도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펼친 노력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미세먼지가 사회적으로 크게 이슈화된 2016년부터 발전소 운영 패러다임을 수익 중심에서 환경을 최우선으로 하는 친환경 발전 운영체제로 전면 전환했습니다. 이와 함께 전원별 특성을 반영한 미세먼지 감축로드맵을 시행하고 있으며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목표(2024년까지 35% 이상 감축) 보다 2배 이상 높은 도전적인 감축목표(2024년까지 72%, 2030년까지 88% 이상 저감)를 설정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석탄화력발전에 대해서는 2016년부터 3년 동안 탈황 · 탈질 · 집진설비 등 환경설비 집중보강을 조기에 완료했습니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로 500MW급 석탄화력에 적용 가능한 하이브리드 탈질기술을 추가로 개발했으며 2021년부터 태안 5,6호기에 적용할 계획입니다. 또한 군산 LNG복합에는 최신 고효율 탈질설비를 설치해 질소산화물(NOx)을 5ppm 이하(법적기준 50ppm의 10% 이하)로 운영하고 서인천 LNG복합은 중소기업과 협업을 통해 기동 초기에 이산화질소(NO2)가 황색연기로 보이는 현상을 제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적용했습니다.

2016년 8월에 준공된 태안IGCC 발전소의 성과에 대해 설명해주십시오.

태안IGCC(Integrated Gasification Combined Cycle, 석탄가스화복합발전)는 기후변화협약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의무 부담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2006년부터 정부 R&D과제로 추진된 ‘한국형 IGCC 실증플랜트 기술개발사업’입니다. IGCC플랜트 기술개발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발전효율 42.3%(목표 42%)를 달성했고 대기오염물질을 LNG복합화력 수준까지 줄일 수 있는 세계 최고수준의 친환경 발전기술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기술개발을 통해 국내 · 외 특허 79건을 출원해 현재까지 44건을 등록했고 가스화 공정, 설계, 건설 및 운전분야에서 주요 핵심기술을 확보했습니다. 특허 ‘비 용융 및 부분 용융형 분류층 가스화기’는 국내 고유의 가스화기 공정기술에 관한 특허로 국내는 물론 미국, 호주 및 중국에 중소형급 가스화기 수출을 위한 핵심 특허로 등록했습니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확대에 기여하고자 IGCC와의 연계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해양 미생물 바이오수소 생산기술을 확보했으며 기획재정부 주관 2019년도 협업분야 우수과제로 선정됐습니다. 이 기술로 연간 약 330t의 수소생산이 가능하고 이는 수소차 2,200대를 1년간 운행 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이외에도 IGCC와 연료전지를 융합한 발전효율 55% 이상의 석탄가스화 연료전지(IGFC) 기술을 개발 중이며 지난해 말 Pilot급 IGFC를 구축해 60명의 고용창출로 사회적 가치에도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태안IGCC 발전소가 무사고 3,000시간을 달성했는데, 선진국에서도 달성하기 어려운 운영 실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결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IGCC는 다양한 설비(가스화기, 가스정제설비, 복합설비, 산소설비)가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 상호간의 운전조건을 맞추기가 매우 어려운 운전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가스화기술은 고온고압에서 가스화 반응이 매우 빠르게 일어나기 때문에 연속운전을 위한 제어 및 운전기술의 고도화가 필요하고 석탄의 품질에 따른 운전변수도 다양해 일반 석탄화력 발전기보다 컨트롤이 매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태안IGCC도 상용화 초기에 설계 · 제작 · 운전 경험이 부족했던 터라 다양한 설비고장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분야별로 취약한 부분을 개선하고자 준공 이후 발생했던 크고 작은 고장과 해외 선행 플랜트의 고장사례를 면밀히 분석해 설비 개선, 재질 변경, 예비기 추가 신설 등을 통해 고장요인을 획기적으로 제거했습니다. 또한 정비자재를 조기에 확보해 운전 중 발생하는 고장에 신속하게 대처하고 주요 정비용 자재를 국산화해 조달 기간 단축을 통한 정비시간 단축을 추진함과 동시에 시뮬레이터를 활용한 발전기술원 교육으로 비상상황 대처능력을 향상하는 등 운영기술을 고도화 했습니다.

지난해 미세먼지 저감사업과 연계된 사내벤처가 성과를 거뒀습니다.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석탄발전소 운영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되고 있는 불용탄에서 휴믹물질을 추출, 친환경 소재로 국산화하는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이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사내벤처인 ㈜셀바이오를 설립, 지난 3월 벤처기업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해외에서는 휴믹물질을 비료 및 사료첨가제, 화장품 및 의약품, 바이오산업 소재 등으로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으나 국내에는 부존자원이 없는 관계로 전량 해외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사내벤처는 불용탄에서 추출한 휴믹물질을 활용해 축산농가 악취의 주요 원인물질인 암모니아를 제거하는 ‘녹스다운(NOXDOWN)’과 식물성장에 도움을 주는 토양개량제 ‘WP-휴믹스’ 등 친환경 상품 3종을 출시했습니다.

특히 ‘녹스다운(NOXDOWN)’은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암모니아를 제거해 인근주민과의 악취갈등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대기 중에서 2차 초미세먼지 생성물질로 알려진 암모니아를 제거함으로써 미세먼지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는 친환경 상품으로 평가됩니다.

지역사회와의 소통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소통 방법과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미세먼지 저감대책에 지역사회, 환경단체, 지자체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국민 소통-공감 Day’를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다양한 열린 소통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발전소 미세먼지에 대한 지역사회 영향분석과 미세먼지 저감성과에 대한 환경정보 공개 확대를 요구하는 주민의견을 반영해 발전소 주변지역에 미세먼지 측정소를 기존 3개소(발전소 반경 10km 이내)에서 10개소(반경 20km)로 확대했으며 측정결과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환경전광판과 서부발전의 외부 홈페이지에 실시간으로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측정데이터의 신뢰도 확보를 위해서 대기측정망에 전문인력을 상주시켜 관리하고 있으며 더 나아가 2020년에는 지자체와 협력해 발전소-지자체-국가 대기측정망을 연계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측정·분석 자료를 발전소 미세먼지 저감대책 수립과 정부와 지자체의 환경정책에도 활용할 예정입니다.

미세먼지 저감활동 외에 친환경 발전을 위한 주요활동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정부, 지자체 등과 협업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 의무대상이 아닌 농업, 중소기업, 산림분야 등에 대한 상생형 온실가스 감축 사업모델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사회적 · 환경적 공익가치 창출사업을 추진하는 등 미세먼지 저감 뿐만 아니라 신기후체제의 선제적 대응을 위한 분야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최초 사업모델은 농림부, 충청남도와 협업을 통해 농업분야 온실가스 감축모델을 개발해 농가에 지열히트펌프, 다겹보온 커튼 등 저탄소기술과 설치비를 지원함으로써 농가의 에너지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증대에 기여하고 감축된 온실가스 배출권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이와 함께 농업분야의 상생모델을 중소기업, 산림분야, 건물분야로 확대하고 타 기관 및 타 지역으로 전파해 국가적인 온실가스(CO2) 감축과 더불어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의 수익증대, 지역사회의 에너지복지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업-중소기업-산림-건물부문에 대한 온실가스 감축 사업모델 개발·확대 등을 통한 국내 온실가스 감축 사각지대 해소를 추진하면서 확보한 기술과 사업능력을 인정받아 산업부의 에너지전환 우수사례로도 선정됐습니다. 지난 1월에는 발전공기업 최초로 UN 기후변화협약 CTCN 전문기관으로 승인받는 성과도 달성했습니다.

끝으로 향후 계획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미세먼지를 ‘국민이 공감하고 체감할 수 있는 수준까지 저감’함과 동시에 ‘깨끗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최고 수준의 친환경발전소를 구현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발전사 중 4년 연속 미세먼지 최대 저감, 2년 연속 배출원 단위 개선 1위라는 그간의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우수한 환경기술을 지속 발굴해 도입할 예정입니다.

배성수 기자 bss@k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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